The Korean Journal of Community Living Science
[ Article ]
The Korean Journal of Community Living Science - Vol. 29, No. 4, pp.537-551
ISSN: 1229-8565 (Print) 2287-5190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Nov 2018
Received 09 Aug 2018 Revised 20 Aug 2018 Accepted 25 Oct 2018
DOI: https://doi.org/10.7856/kjcls.2018.29.4.537

다문화가정 한국인 아버지의 자녀양육에 대한 역할과 자녀의 건강과 생활습관에 대한 양육태도

박주희 ; 정운선1),
안동대학교 생활환경복지학과
1)안동대학교 의류학과
Paternal Role toward Child Rearing and Attitudes toward Young Child’s Health and Lifestyle in Multicultural Families
Ju Hee Park ; Woon Seon Jeong1),
Dept. of Family Environment and Welfare, Andong National University, Andong, Korea
1)Dept. of Clothing & Textiles, Andong National University, Andong, Korea

Correspondence to: Woon Seon Jeong Tel: +82-54-820-5501 E-mail: wsj@anu.ac.kr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bstract

This study examined the Korean father’s role in raising children and his attitudes toward the child’s lifestyle in an internationally married family. The participants were 7 Korean men who lived in small and medium-sized cities, married internationally, and had young children aged 5 or 6. They were recruited through the Multicultural Family Support Centers in the region and participated in the study from January to February 2018. The marriage route was divided into three categories: personal, religious, and international marriage brokers. Their wives came from five countries: Japan, Vietnam, China, Thailand, and The Philippines. The average age of the research participants was 47, the average age of married immigrant women was 34, and the average length of marriage was 8.4 years. The research participants were three self-employed persons, one service worker, one transportation worker, one contract worker, and one construction worker. This study was conducted using in-depth interviews and the main results were as follows. First, communication between the husband and wife was not good because of the lack of Korean language ability of the wife, so there was difficulty in child rearing and Korean language development of the child was also late. Second, the research participants were more interested in the health and hygiene of their children, so they were involved more directly in sleep and exercise than wearing and eating habits. Third, the research participants had an interest in child rearing but were not actively involved. Fourth, the research participants generally followed their wives’ education methods rather than making their own claims on their children’s education.

Keywords:

multicultural family, paternal role and attitude, young child, child rearing, health and lifestyle

I. 서론

전통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가사에 전념하던 오랜 기간 동안 가정에서 자녀 양육은 어머니의 주요 책무라고 생각되어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핵가족 형태의 가족 구조로 변화하고 여성의 취업과 사회 참여가 증가하면서 자녀 양육에 대한 전통적 관념이 변화하였다(Kim & Lee 1998; Kim & Lee 2005). 즉 여성의 경제적, 사회적 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자녀 양육의 보조 역할을 해오던 아버지가 자녀 양육의 동반자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에 접어들어 가정에서 아버지가 자녀 양육에 참여하는 시간이 증가하고 일부 가정에서는 주 양육자의 역할을 담당하기도 하므로, 이전에 비해 아버지가 자녀의 생활에 더욱 중요한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4~5세 자녀를 둔 아버지를 대상으로 한 연구(Kim & Lee 1998)에서는 아버지의 연령이 낮고 자녀가 남아인 경우에 아버지의 자녀 양육 참여도가 높았고, 아버지가 자녀의 생활 지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자녀의 사회성과 협조성, 성취동기와 호기심이 높다는 결과를 얻었다. Kim & Lee(2005)가 4~6세 유아의 부모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여아일 때 생활지도와 가사활동 영역에, 그리고 어머니가 취업한 경우에 아버지의 양육 참여도가 높았고, 아버지의 양육 참여도가 높을수록 어머니의 양육 스트레스가 감소하였다는 결과를 얻었다.

유아기에 형성되는 생활습관은 사회공동체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유아의 생활에 관한 연구(Jeong & Park 2018)에서는 어머니의 의생활지도 내용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자녀 양육에서 아버지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때문에 Jo & Park(2013)은 아버지의 자녀 양육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아버지의 양육태도가 자녀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고 자녀가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도 아버지가 영향을 주게 된다고 하였다. 또한 아버지의 양육태도에 따라 예절, 질서, 절제, 청결에 관한 유아의 기본생활습관의 양상이 달라졌고(Moon 2002; Song 2009), 부모에 의해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유아의 기본생활습관에 관한 교육은 유아의 나이가 어릴수록 기본생활습관 형성에 긍정적이었다는 연구(Byun & Kim 2011)의 결과도 보고되었다. 이와 같이 가정에서 자녀 양육에 대한 아버지의 역할과 비중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가 유아의 생활습관에 어떻게 관여하는가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외국인들이 국내에 유입되면서 다문화가정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2016년 기준으로 국제결혼에 의한 이주여성의 수가 약 25만 명에 이르게 되어(Ryu 2018), 4인 가족 기준으로 볼 때 다문화가족의 수는 약 1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다문화가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연구로 이어져 한국의 문화와 언어에 적응하기 어려운 결혼이주여성이 언어, 풍습, 생활문화에 적응하는 문제(Jung & Lee 2014), 그 중에도 가족관계와 가족문화 적응(Cahe & Hong 2007; Jeong & Kim 2010), 양육스트레스와 자녀양육(Lee & Lee 2010; Kang & Sohn 2011; Jung 2013)의 문제들이 제기되었고, 언어와 문화와 생활습관이 다른 이주여성과 국제 결혼한 한국인 남성이 가정생활에서 겪는 어려움도 부각되었다. 다문화가정의 한국인 남편들이 겪는 어려움에 관한 연구는 주로 자녀양육과 양육태도와 관련이 있거나 그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Kim & Lee 1998; Kim & Lee 2005; Lee 2007; Choi 2009; Kim & Jang 2012; Lee & Lim 2012; Bang & Bae 2014; Lee & Jo 2015). 특히 Nho(2008)는 결혼이민자 가정의 경우 이주여성의 언어능력이 부족하고 생활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아버지의 양육참여 역할이 일반가정에서보다 더 중요하다고 지적하였다. 한편 Kang & Sohn(2011)은 결혼이주여성의 결혼만족도가 높으면 자녀의 양육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연구대상도 남편과 시어머니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함으로써 언어, 문화, 생활습관이 다른 외국 여성과 국제 결혼한 한국인 아버지의 역할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이와 같이 다문화가정에서도 자녀 양육에 대한 아버지의 역할과 중요성이 인식됨에 따라, 다문화가정 유아의 기본생활습관 형성에도 아버지의 관심과 노력이 요구된다. 왜냐하면 유아기는 생활습관의 틀과 기초가 형성되는 시기이므로 이 시기에 유아가 기본생활습관을 익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Song 2009), 유아기에 형성된 생활습관은 성인이 된 후에도 사회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문화가정의 유아는 한국 생활과 문화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 외국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고 자라므로, 다문화가정 유아의 생활습관 실태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이러한 점에서 국제결혼 이주여성에 의한 청결과 위생, 의복착용, 영양 등의 건강증진 양육행위와 양육효능감의 상관이 높다는 결과를 얻은 Bae et al.(2010)의 연구는 다문화가정 자녀의 건강증진을 위한 양육행동의 중요성을 제시한 것으로서, 어린이집 표준보육과정 기본생활영역의 ‘건강하게 생활하기’에서 제시하고 있는 올바른 습관 형성(Kwak et al. 2016)의 관점으로 볼 때 의의가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한국어가 서툰 이주여성이 유아를 양육함에 있어서 한국인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하게 인식됨에 따라 다문화가정 유아의 건강생활과 기본생활습관 형성에도 아버지의 관심과 노력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문화가정 유아의 생활에 관한 아버지의 역할과 양육태도에 관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볼 때, 다문화가정 유아의 생활습관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고 한국인 아버지의 자녀양육에 대한 역할과 태도를 파악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러므로 이 연구에서는 한국어가 서툰 이주여성과 국제 결혼한 한국인 아버지가 유아 양육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유아의 건강과 생활습관에 대해서는 어떠한 양육태도를 나타내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Ⅱ. 연구방법

1. 연구 참여자

이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은 경상북도의 중소도시에 거주하면서 이주여성과 국제결혼하고 만 5세와 만 6세의 취학 전 자녀를 둔 한국인 남성 7명이었다. 각 연구 참여자의 나이, 학력, 직업 및 배우자와 자녀에 관한 인적사항은 Table 1에 제시한 바와 같다. 이들은 지역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모집되었으며, 2018년 1월부터 2월까지 이 연구에 참여하였다. 결혼한 경로는 외국에서 체류하다가 개인적으로 만나 결혼한 경우(A, B, E), 종교적 배경으로 결혼한 경우(C), 결혼중개업체를 통해 결혼한 경우(D, F, G)의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이들과 국제 결혼한 아내들은 지역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시행하는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며, 출신국가에 따라 베트남 2명(F, G), 일본 2명(B, C), 중국 1명(A), 태국 1명(E), 필리핀 1명(D)이었다. 각 참여자는 이 연구에 참여하기 전에 연구의 목적과 취지를 이해하고 연구동의서에 서명하였고, 연구자는 사생활보호 차원에서 참여자의 이름이 드러나지 않도록 코드화하였다.

Family situation of the research participant

연구 참여자의 나이는 평균 47세였고 이주여성들의 나이는 평균 34세로서, 부부의 나이는 평균적으로 10세 이상의 차이를 나타내었다. 연구 참여자의 학력은 중학교 졸업부터 대학교 졸업, 이주여성의 학력은 출신국가의 초등학교 졸업부터 대학교 졸업까지로 나타났다. 연구 참여자들의 직업은 자영업(A, B, E), 서비스업(D), 운수업(G), 계약직(C), 건설일용직(F)이었고 이주여성들은 주로 온라인 유통과 생산직에 종사하고 있었다. 결혼 기간은 7년에서 10년으로서 평균 8.4년이었다.

2. 자료의 수집과 분석 방법

이 연구는 자녀 양육 전문가를 포함한 연구자들이 연구 참여자를 직접 만나서 가족현황과 자녀를 양육하면서 경험하고 있는 내용에 대해 약 2시간 동안 심층적인 질문과 답변의 프로토콜로 진행하였다. 심층면담의 내용은 크게 자녀 양육에 대한 아버지의 역할, 자녀의 건강과 생활습관에 대한 아버지의 양육태도, 자녀 양육에 관해 아내에게 바라는 점, 자녀 양육을 위한 정부의 지원정책에 관한 의견으로 구성하였고, 각 항목에 따른 세부사항을 구체적으로 정리하였다. 면담은 다른 사람에 의해 방해받지 않고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연구자의 연구실에서 주로 이루어졌다. 연구자들은 연구목적에 맞추어 연구 참여자로부터 필요한 답변을 최대한 얻기 위해 미리 준비한 질문을 하고 참여자의 답변 내용을 적었으며, 정확성을 위해서 연구 참여자의 동의를 얻어 모든 대화의 내용을 녹음하였다. 이후에 연구자는 면담 전사 자료를 참고하면서 녹음 내용을 반복하여 들은 후 엑셀파일에 면담내용을 빠짐없이 전사하였고 파일을 참여자별로 코드화하여 정리하였다.


Ⅲ. 결과 및 고찰

1. 자녀 양육에 대한 아버지의 역할

1) 자녀 양육의 어려운 점과 좋은 점

선행연구들에서도 밝혔듯이 우리 사회에서 아버지의 자녀 양육참여도가 증가하고 있고 국제결혼가정에서 한국인 아버지의 자녀양육에 대한 역할은 일반가정에 비해 더 크다고 하였으므로, 한국인 아버지가 겪는 어려움과 부담이 클 것으로 생각된다. 연구에 참여한 7명의 한국인 아버지들이 외국인 아내와 살면서 자녀 양육의 어려움은 무엇이며 유익한 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A: 아내가 한국말을 할 수는 있지만, 깊게는 소통이 안 되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아이의 생활은 아내가 주도적으로 하고 있지만, 교육은 제가 많이 관여합니다. B: 아이가 한국어로 말하기와 글쓰기가 잘 안되어 답답합니다. C: 아이가 일본어와 한국어를 잘해서 아내와 일본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유치원에 입학하기 전에는 한국어보다 일본어를 더 잘 했는데, 유치원 입학 후로는 한국어를 더 잘합니다. D: 아이가 어릴 적에는 아내가 한국말을 잘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이를 제가 병원에 데리고 가고 유치원 알림장도 제가 봐 주었으나, 지금은 아내가 혼자서 다 합니다. 아내가 한국말을 잘 못하기 때문에 아이의 한국어 발달이 늦다고 했지만, 아이가 자라면서 한국어를 곧잘 합니다. E: 아이가 태국어와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하는데, 아이와 아내는 태국어로 얘기합니다. 한국어는 유치원에서 배우고 할아버지로부터 글씨 쓰기를 배우고 있는데,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한국말을 6개월 배운 후에 잘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내가 게으른 것이 문제입니다. 밤에 늦게 자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니까 아침에 애가 어린이집 가는데 늦기 일쑤여서 제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데, 아무리 얘기해도 개선이 안 되어 답답합니다. F: 아내가 아직 한국말이 서투른데다 어려운 한국어 단어를 모르기 때문에 아이 교육을 제대로 못합니다. 그리고 생활습관이나 문화의 차이로 인해 아내와 많이 다투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저는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내는 그렇지 못해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 아이를 깨우니까 매우 서두르게 됩니다. 그래도 아내가 고치려는 노력과 실천을 하지 않아 제가 화를 낼 때가 많습니다. 베트남의 문화가 그런지 아니면 아내 개인의 생활습관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마도 둘 다인 것 같습니다. G: 베트남문화가 우리 문화와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머니와 같이 살지는 않지만 아내가 가끔씩 찾아뵙기도 하면서 어머니께 잘 합니다. 요즘 한국 엄마들은 자녀에게 지나칠 정도로 관심을 많이 가져서 아이들을 힘들게 하지만, 저희 가정은 아이를 힘들게 하지 않습니다. 아내는 애를 더 낳고 싶어 하지만, 저는 오히려 아내가 아이한테 조금 더 신경써주기를 바랍니다.

대체로 아내들의 한국어 구사 능력이 부족하여 자녀 양육 뿐 아니라 남편과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에서 이주해 온 여성의 남편은 아내의 생활습관에도 불만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E, F), 아내의 불규칙하고 느긋한 생활습관이 자녀 양육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Kim(2010)은 다문화가정에서 가족여행이 가족구성원 간의 갈등 해소와 상호 문화의 이해를 돕기 위한 방법으로 효과적이었으므로, 이 점을 고려한 다문화가족 프로그램의 시행을 강조하였다.

2) 자녀와의 의사소통

A: 아이가 깊이 있는 대화는 저와 하고, 아내보다 저에게 정을 더 느끼는 편입니다. 아이와 아내는 한국어로 말하고, 중국어는 인사 정도만 합니다. B: 아이가 저보다는 아내와 의사소통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가 엄마에게 말할 때는 일본어와 한국어를 반씩 섞어서 말하고, 엄마가 아이에게 말할 때는 한국어보다 일본어를 더 많이 사용합니다. C: 아이와 의사소통은 주로 아내가 일본어로 합니다. 제가 주도적으로 이야기할 때는 한국어로 하지만, 아내가 이야기를 주도할 때는 일본어가 편하기도 하고 모국에 대한 자긍심이 있기 때문에 일본어로 말합니다. D: 아이와의 의사소통은 저보다는 아내가 더 많이 하는데, 아내가 한국어를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내와 아이가 대화할 때는 한국어로 하라고 제가 지시했습니다. E: 아이와 아내가 주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아이가 할아버지와 지내는 시간이 많습니다. 아이가 아내와 대화할 때는 태국어로 하고, 저와 대화할 때는 제가 태국어를 싫어하기 때문에 한국말로 합니다. 아이에게 물어보니, 아이가 태국어로 말하지 않으면 아내가 화를 낸다고 하는데 지금은 아이가 아내보다 한국어를 훨씬 잘합니다. F: 제가 일로 바쁠 때는 새벽에 일찍 나가므로 아이와 의사소통 할 시간이 부족하고 몇 마디 못하지만, 바쁘지 않을 때는 아이와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지금도 저와 아내 사이에 언어 때문에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으므로, 아이와 아내 사이에도 잘 되지 않는 부분도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G: 아내의 언어는 생활하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지만 깊은 대화는 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대부분의 자녀는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와 의사소통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 연구에 참여한 아버지들은 정규직 근무자들이 아니므로(Table 1) 하루 중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지 않음으로 인해 유아가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더 많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아내가 동남아시아 출신인 남편의 경우(D, E, F, G)는 아내의 한국어가 서투를 뿐 아니라 남편도 아내의 모국어를 구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족 간 의사소통에도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Kim(2015a)도 가족 간 의사소통 훈련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제안하였다. 대부분의 경우에 부부 간 의사소통의 문제는 언어에 기인하기 때문에 이주여성의 한국어 능력 배양과 함께 남편들에게도 이주여성의 출신국가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므로 남편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하고 남편 자신의 의지도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에 비해 일본인을 아내로 둔 경우(B, C)는 가족 간 의사소통에 별로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B의 아내는 종교단체에서 한국어 교육을 받았고 C의 아내는 C와 오랜 시간을 개인적으로 교제하면서 배양된 한국어 능력으로 인해 자녀 양육에도 언어로 인한 어려움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아내의 한국어 능력이 자녀와의 의사소통에 주요 변인으로 작용함을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3) 자녀 양육에 관한 아내와의 의견 차이

A: 아내가 아이를 교육할 때 저는 관여하지 않고 아내의 의견을 존중해줍니다. B: 아내가 아이를 많이 통제하는 편입니다. 아이가 남에게 피해주지 않도록 키워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아내와 싸우게 되지만, 마지막에는 제가 양보합니다. 그리고 일본 문화의 영향인 것 같은데, 생활면에서 아내가 검소하고 성실하지만 융통성이 없어 매우 답답합니다. C: 문화에 대해서나 고부관계에서 아내가 일본과 비교하거나 부부 간에 의견 차이가 있을 때 제가 아내의 말을 들어보고 꼭 논쟁해야 할 필요가 있으면 제 의견을 얘기하면서 합리적으로 결론을 냅니다. 자녀 교육면에서 볼 때 일본은 좋은 인성을 키우려고 하는데 비해 한국은 공부를 많이 시키려는 문화이기 때문에 아내는 실망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아내와 보내는 시간이 많고 저보다는 아내가 아이를 많이 지도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저와 아내의 의견에 차이가 있을 때 아이는 아내의 의견을 따릅니다. D: 부부 간 의견에 차이가 있을 때 아내는 제 의견에 따르지만, 아이는 주로 아내의 말을 더 많이 듣는 편입니다. E: 아내가 아이의 식사를 잘 챙겨주고 아이가 건강하면 아내와의 의견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F: 저와 아내의 자녀 양육 방식이 다릅니다. 저는 한국식으로, 아내는 베트남 식으로 교육하고 싶어 합니다. 아내가 제 의견을 따라주기 바라지만 따르지 않을 때가 많아서 다투게 됩니다. 특별한 해결방법이 없어서 제가 이해하고 넘어갑니다. G: 아내가 시간을 지키는 개념이 약하기 때문에 아이가 아침에 어린이집 버스를 놓치고 지각하는 것에 대해서도 별로 걱정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걱정이 되어 계속 아내를 설득하고 있는데, 제 얘기를 대충 듣는 것 같습니다.

자녀 양육에 관해서는 대체로 아내와 의견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에는 자기 생각을 주장하지만 아내가 잘 따라주지 않으면 말다툼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어, 결국에는 타협하거나 아내가 원하는 대로 따라주는 경향이 있었다. G의 경우는 아내의 시간준수 개념이 약함으로 인해 자녀의 생활습관과 공동체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B는 아내가 자녀 양육에 일본식 문화와 풍습을 적용하려는 의지가 강하고 융통성이 부족함으로 인해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다른 관점에서 보면 인성 중심의 자녀교육이 필요한 한국 사회의 현실에 직면한 문제이기도 하다. B, F, G의 경우는 자녀양육에 대한 아내와의 의견 차이를 좁히기 위해 아내에게 한국 문화와 풍습에 관해 설명하려는 적극적인 대화가 필요해 보인다.

4) 아내가 외국인이라서 자녀 양육에 좋은 점

A: 요즘 한국 엄마들이 지나치게 자녀들에게 간섭하는데, 아내는 아이에게 너무 깊게 관여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B: 일본의 문화가 좋은 점이 있어요. 아내가 아이한테 다른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지 말라고 가르치는데, 우리나라가 정말 배워야 할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람들은 자기중심적인 면이 있는데 일본 사람들은 공동체 정신을 중요시합니다. 아이가 1년에 일본 외갓집에 두 달 정도 다녀오는데, 일본 친척 아이들과 놀 때 일본어로 얘기할 정도로 일본어를 잘 합니다. C: 아내의 자녀 교육 방법이 진짜 마음에 들어요. 아이가 어릴 적에도 휴지를 아이 스스로 버리도록 교육시켰는데, 정리정돈도 잘 하는 편이예요. 공부에 욕심 내지 않고 인성 위주의 교육을 하며, 출세 위주나 금전 위주의 행복을 추구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D: 특별히 좋은 점은 모르겠는데, 필리핀에 가서 보니까 여성들이 애를 상당히 좋아하고 필리핀은 아이들을 많이 위하는 나라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E: 아이가 2개 국어를 하는 것이 좋고, 한국 엄마들은 공부를 억지로 시키지만 아내는 아이에게 자유를 주니까 좋습니다. F: 아내가 아이와 이야기를 할 때 한국어로 말하지만 간단한 베트남어도 가르치니까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G: 아이가 원하는 것을 웬만하면 아내가 다 해주니까 아이가 행복해합니다. 그러나 아내가 한국 실정을 몰라서 아이에게 자유를 많이 주고 있기 때문에, 아이가 중고등학교에 가면 공부 때문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부모가 자녀를 지나치게 간섭하거나 공부 중심의 한국식 교육의 부정적인 현실을 보면서 남편들은 공통적으로 아내의 자녀 교육방법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점은 다문화가정이 일반가정에 비해 자녀의 인성교육 면에서 더 나은 여건이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편들의 반응은 크게 둘로 나누어지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일본인 아내의 남편들(B, C)은 아내의 자녀 교육에 대해 매우 만족하며 실제로 교육의 효과를 경험함으로써 일본식 자녀교육 방법을 좋게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타 가정의 남편들(A, D, E, G)도 아내가 자녀에게 자유를 주는 교육에 만족하지만, G는 오히려 아내가 한국 실정을 모르는 탓이라고 생각하며 자녀의 미래에 대해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들은 자녀가 한국어 외에 어머니의 모국어도 배울 수 있다는 점에 대체로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유아기는 언어습득의 결정적 시기이다. 이런 결정적 시기에 있는 자녀들이 자연스럽게 어머니의 모국어와 한국어의 2개 언어를 동시에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살려서 국제화 시대에 필요한 인재로 양성하는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즉 이러한 장점을 살린다면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국제화 시대에 맞는 우리 사회의 인재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2. 자녀의 건강과 생활습관에 대한 아버지의 양육태도

1) 자녀의 건강에 대해

A: 아이가 어릴 때는 감기를 자주 앓아 병원에 입원도 했었으나 커서는 괜찮아졌습니다. 아이가 운동하는 것을 좋아해서 태권도를 배우고 있어요. B: 아이가 고열이 나면 경련이 일어나고 발작해서 병원에 자주 갑니다. 외출 후 집에 들어오면 반드시 손을 비누로 씻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C: 아이가 공차는 것을 좋아하고 저도 운동을 좋아해서 아이와 함께 공차고 산책하며 놀아줍니다. D: 저는 “제 때 먹고 제 때 자자” 라는 원칙을 가지고 있어서 밤 10시가 되면 가족이 불을 끄고 아무리 늦어도 11시 전에는 잡니다. E: 아내가 아이의 건강을 잘 챙기지 않아 간혹 갈등이 있습니다. 아이에게 손 씻기 등 기본적인 것을 제가 가르치고 있어요. F: 아내가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않고, 식사도 제 때에 하지 않고, 아이 건강도 챙기지 못하기 때문에 아내와 다투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이 건강에 대해 제가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데, 아이가 잘 먹지 않아서 그런지 변비가 심해 유치원 선생님과 제가 직접 상담한 일도 있습니다. G: 아이의 건강에 대해 제가 관심이 많아서 외출에서 돌아오면 손을 씻었는지 꼭 물어봅니다.

다문화가정 자녀의 건강에 관한 연구(Bae et al. 2010)에서는 13세 이하의 자녀를 둔 186명의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건강관리, 의복, 영양 등 52문항의 건강과 관련된 양육행위 문항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하였으나, 이 연구는 질적 연구로서 유아의 건강에 대한 아버지의 주관적이고 포괄적인 견해를 제시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아버지들은 자녀의 건강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직접 지도하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주요 관심은 수면시간, 식생활, 손 씻기, 운동 등으로 다양하였다. 딸을 가진 아버지들(B, E, G)은 공통적으로 손 씻기와 같이 자녀의 위생과 청결에 특별히 신경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아의 경우 아버지가 생활지도에 관여한다는 연구(Kim & Lee 2005)의 결과와도 일치하였다. 또한 D와 같이 온 가족이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가정도 있으나, 아내가 자녀의 건강을 챙기지 못하는 가정(E, F)의 경우는 부부 갈등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2) 자녀의 생활습관에 대해

어린이집 ‘표준보육과정’의 ‘기본생활영역’에서는 건강하고 안전한 기본생활습관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 기본생활영역 중 ‘건강하게 생활하기’에서는 신체의 청결과 위생, 수면과 휴식, 바른 식생활 등 영유아의 의식주에 대한 올바른 습관을 길러 심신을 건강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Kwak et al. 2016).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어린이집 표준보육과정에서 제시한 내용을 반영하여 다문화가정 유아의 생활습관을 의생활, 식생활, 수면과 운동으로 구성하였다. 7명의 연구 참여자들이 피력한 내용을 항목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의생활

A: 아이 옷은 아내가 사 주는데 아이는 불평하지 않고 입습니다. 아내는 자신이 외국인이라는 자격지심이 있고 자존심도 강해 다른 아이에게 뒤떨어지지 않는 수준의 옷을 입힙니다. B: 여자 아이라서 공주 옷을 좋아하고 자기가 직접 코디해서 입는데, 아이 옷은 주로 친척들에게서 물려받아 입힙니다. C: 일본 가정에서처럼 새 옷을 사주지 않고 거의 지인들에게서 얻어 입히는 것에 익숙해져 있어 아이도 새 옷을 사달라고 하지 않습니다. D: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그려진 옷을 아내가 사서 입히는데, 아이가 빨리 자라니까 활동에 편하고 저렴한 옷을 사는 편입니다. E: 여자 아이라서 공주풍의 옷과 예쁜 구두를 좋아하는데, 특히 신발은 신다가 싫증을 내기 때문에 자주 사 주는 편입니다. 옷은 아내와 어머니가 주로 사 주는데 비싸더라도 예쁘고 아이가 좋아하는 옷을 사줍니다. F: 주로 아내가 인터넷에서 아이의 옷을 구입하고 저도 가끔 마트에서 사 주기도 합니다. 아이가 까다롭지 않아 입히는 대로 잘 입는 편입니다. G: 여자 아이지만 활동적이라서 옷에 대해 까다롭지 않고 자기주장을 하지 않는 편입니다. 옷은 아내가 주로 사 주는데, 아이와 함께 사러 가면 아이의 의견도 어느 정도는 반영해주고 있습니다.

자녀의 성별에 관계없이 옷은 아내가 구입하거나 마련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구 참여자들은 자녀의 의생활에 대해서는 별로 관여하지 않고 아내에게 맡기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가정 유아의 어머니를 대상으로 한 연구(Jeong & Park 2018)에서는 자녀의 의복을 구입할 때 디자인과 사이즈를 중요하게 생각하여 어머니가 주도적으로 구입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 연구에서는 아내들은 자녀의 의사를 존중하여 자녀가 좋아하는 옷을 구입하여 입히는 경향을 보였다. 한편 다문화가정의 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Lee 2010)에 의하면 어머니의 착의량과 한서감각이 자녀의 착의량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으므로, 이 연구 참여자의 아내의 착의량이 자녀의 착의량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일본인 아내를 둔 가정(B, C)은 공통적으로 자녀의 옷을 친척들이나 지인들에게 얻은 옷을 입히며 자녀들도 이 방식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경우는 일본의 문화와 일본인의 가치관이 공통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생각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A의 경우는 이주여성 자신의 자격지심이 강하게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2) 식생활

A: 아내가 건강과 맛을 고려해서 식품을 구입하는데, 한국음식을 잘 만들고 잘 먹기 때문에 특별히 아이의 식생활에 어려움은 없습니다. B: 아이가 맛있는 것을 많이 먹으려고 하고, 입에 맞지 않으면 적게 먹는 대신 군것질하려는 습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밥을 다 먹지 않으면 부모가 과자를 주지 않습니다. 식품은 주로 아내가 선택하여 구입하는데, 가격이 비싸지 않고 품질이 좋은 식품을 구입합니다. C: 아내가 일본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가족이 일본식 한국음식을 주로 먹어오다가, 아내가 김치의 맛을 10년 만에 터득하여 아이가 이제야 김치 먹는 것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식품은 아내가 비싸지 않으면서도 품질이 괜찮은 식품을 구입합니다. D: 아이가 야채를 잘 먹지 않고 과자, 고기, 햄을 좋아하며 아내가 필리핀 음식보다 한국 음식을 더 자주 요리하기 때문에 아이는 주로 한국 음식을 먹습니다. 식품의 구입은 아내가 결정하며, 저렴하면서도 양이 많지 않은 식품을 삽니다. E: 아내가 한국 음식을 잘 먹고 좋아하는 편인데, 아이는 편식하지 않고 태국 음식도 잘 먹습니다. F: 아이가 잘 먹지 않고 체격이 작아 걱정인데, 아내가 아이의 식생활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잘 먹고 건강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식품은 제가 직접 구입하기도 합니다. G: 아이가 햄버거, 짜장면, 피자를 좋아합니다. 아내가 베트남 식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집에서 베트남 음식을 많이 만들고 남으면 버리는 버릇이 있어, 이 문제로 부부 갈등이 조금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식품구입과 자녀의 식생활은 아내가 주로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아버지가 자녀의 식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고, F와 G의 경우는 아내가 자녀의 식생활 건강을 별로 고려하지 않음으로 인해 아내와 약간의 갈등을 겪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F는 한국 음식이 자녀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여 자신이 직접 식품을 구입하기도 함으로써 자녀의 식생활 건강을 직접 챙기는 양육태도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F와 G의 가정을 제외하고는 자녀들이 한국 음식을 먹고 있으며, 일부 가정의 자녀들은 어머니 모국의 음식도 자주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연구의 결과만으로는 유아의 식생활태도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없었다. 초등학생과 그 어머니를 대상으로 조사한 Park & Lee(2010)의 연구에 의하면 어머니의 식생활태도는 자녀의 식생활태도, 운동습관, 생활습관에 영향을 미치며, 자녀의 식생활태도가 좋을수록 자녀의 생활습관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다문화가정에 적용해보면 이주여성의 식생활 태도와 식습관은 유아의 식생활 태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나아가 유아의 건강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3) 수면

A: 아이가 부모와 함께 자는데, 밤 9시에는 무조건 재우고 아침에는 7시~8시에 일어나게 합니다. B: 아이가 잠은 잘 자는 편이지만, 꿈을 많이 꿉니다. 부모와 한 방에서 같이 자는데, 유치원에서 낮잠을 안자니까 저녁 8시나 9시가 되면 졸고 아침 7시에 일어납니다. C: 제가 코를 골고 잠버릇이 험해서 가족과 다른 방에서 자다보니, 아이는 아내와 같이 잡니다. D: 아이가 아직 어리니까 부모와 같이 잡니다. E: 저는 새벽에 일찍 나가니까 아이는 다른 방에서 아내와 함께 잡니다. F: 아이는 부모와 같이 잡니다. G: 6개월 전까지는 아이가 부모와 항상 같이 잤는데, 요즘은 거실 간이침대에서 혼자 잡니다.

자녀가 초등학교 입학 전이라 아직 어리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G를 제외한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부모와 함께 같은 방에서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밤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유아일수록 문제행동을 많이 일으킨다고 하여 야간 수면의 중요성을 강조한 연구(Kim 2015b)의 결과에 비추어 볼 때, 유아가 부모와 같은 방에서 자게 되면 정서적인 안정감을 얻게 되어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장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한 사정에 의해 자녀의 수면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자녀와 다른 방에서 자는 C와 E의 노력은 자녀를 사랑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드러난 것으로 평가된다.

(4) 운동

A: 아이가 운동을 좋아해서 태권도를 배우고 있습니다. 검도도 배우고 싶어 하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고 시간도 맞지 않아요. B: 아이가 매우 활동적이어서 자전거를 타는데, 발레를 배우기 원해서 초등학교에 진학하면 발레를 가르칠 예정입니다. C: 아이는 발레를 배우고 싶어 하지만 아직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 미루고 있습니다. D: 아이가 특별한 운동을 하는 것은 없고 보통 때 학교 운동장을 도는 정도입니다. E: 아이가 발레를 하고 싶다고 해서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가르칠 예정입니다. F: 아이가 체격이 작고 몸이 너무 약해서 운동을 시키는 것이 안쓰럽네요. G: 아이가 친구들끼리 다툴 때 자기를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태권도를 배우고 싶어 하여 현재 배우고 있습니다.

유아의 운동능력은 신체 발달 뿐 아니라 인지, 정서 및 사회성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Oh 2003), 유아들의 체격은 향상되고 있으나 체력은 저하되고 있어 다양한 신체활동을 통해 운동능력의 향상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Lee 2015). 자녀들은 대체로 평소에 규칙적인 운동은 하고 있지 않으며, 여아들은 대체로 발레를 배우기 원하므로 여아의 아버지들(B, C, E)은 초등학교 입학 후에 발레를 가르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B와 G의 자녀는 여아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신체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자녀가 아직 어려서 그런지, 운동에 관한 아버지들의 태도는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운동은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생활 속에서 습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하는 것이므로 각 가정에서는 자녀가 원하는 운동을 시키거나 가족이 함께 신체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유아의 체력을 증진시키고 사회성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문화가정 유아의 의생활, 식생활, 수면과 운동에 대한 아버지의 양육 태도를 살펴본 결과, 의생활은 아내에게 주로 맡기고 식생활은 자녀의 건강과 직접 관련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어 영향력을 일부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볼 때 아버지들은 자녀의 의생활과 식생활보다는 수면과 운동에 더 관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운동의 경우는 대체로 자녀의 요구에 맞추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보다 적극적인 아버지의 태도가 요구된다.

3. 자녀 양육에 관해 아내에게 바라는 점

A: 아이 교육에 관해 조금 더 신경 쓰고 돌봐주면 좋겠습니다. 아내 자신이 외국인이라서 실수할까봐 저에게 많이 의존하는데, 저도 바쁘니까 독서 습관을 길러주는 것과 같은 지도는 아내가 주도적으로 하면 좋겠습니다. B: 아내가 남편과 가정에 대한 불만을 아이에게 쏟아 붓고, 시댁 식구랑 엮이는 걸 싫어합니다. C: 아이가 무리하게 요구할 때는 아내가 엄격하고도 단호하게 대하므로 조금은 부드럽게 대해주면 좋겠습니다. D: 아이가 밥 먹을 때 먹여주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아이가 알아서 먹게 해주면 되는데, 아이를 따라다니면서 떠 먹여요. E: 아내가 게으른 편입니다. 아이를 잘 돌보고 아침에 시간 맞추어 유치원에 보내주면 정말 좋겠습니다. F: 아이의 식생활과 건강이 중요한데, 아내가 잘 챙기지 않아서 걱정입니다. 아이에게 골고루 먹이는 것이 필요하고, 아내가 아이를 야단칠 때 소리를 지르지 말았으면 합니다. 교육방법이 좀 아쉽습니다. G: 아내가 시간 개념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에 자주 지각하는 편인데, 아이 자신도 유치원에 늦게 가도 미안해하지 않고 오히려 웃고 인사하면서 들어갑니다.

연구 참여자가 아내의 자녀양육 방법에 대해 불만을 느끼고 개선되기를 희망하는 사항을 유형별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자녀의 교육을 남편에게 의존하는 경우(A), 남편과 시댁에 대한 불만이 자녀에게 전달되는 경우(B), 자녀 훈육하는 과정에서 너무 엄하게 대한다든지 소리를 지르는 경우(C, F), 밥을 떠먹여 자립심에 지장을 주는 경우(D), 시간 개념이 부족하여 자녀가 유치원에 지각하는 경우(E와 G) 등이다. 대체로 일반가정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되나, E와 G의 경우는 결혼 전 아내의 모국에서 익숙해진 생활습관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녀가 유치원에 지각하는 것이 습관화되면 자녀의 미래 사회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아내의 시정 노력이 요구되며 이를 위한 남편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 연구에서 아내 모국의 생활 문화와 습관이 한국 사회와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는 한국인 아버지가 유아의 식생활이나 식습관에 대한 우려와 규칙적인 생활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해 염려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더구나 아내의 한국어 능력이 부족한 경우는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음으로 인해 자녀양육 전반에 걸쳐 불편함과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점에서 이주여성의 한국어 교육의 강화와 부부간 의사소통 프로그램은 필수적이라고 하겠다. 이 때 아내의 한국어 교육은 출신국가별ㆍ개인별 맞춤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며 동시에 한국의 생활문화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한국인 남편도 아내 출신국의 언어와 생활 문화를 이해하고 자녀양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책임과 기회가 주어져야 하며, 아울러 자녀와의 대화를 위한 일정 시간을 마련하여 적극적으로 자녀의 한국어 교육에도 참여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외국인 아내 뿐 아니라 한국인 남편을 위한 별도의 교육프로그램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하겠다.

4. 자녀 양육을 위한 정부의 지원정책에 관한 의견

자녀 양육과 관련하여 연구 참여자들에게 현재 정부에서 자녀양육과 관련하여 다문화가정에 지원하고 있는 정책 외에 정부로부터 추가적으로 지원받고 싶은 것은 무엇이며, 지원받고 있는 정책 중에서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물었다. 이에 대한 아버지들의 의견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A: 아이를 위한 방문 과외지도 혜택을 들 수 있습니다. B: 비록 원하는 유치원 선발에서 떨어지기는 했으나 유치원의 우선 선발권이 도움이 됩니다. D: 보건소의 무료 예방접종이 도움 되며, 자녀 양육지원 정책이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습니다. E: 입원비 지급과 같은 자녀의 건강보험 혜택과 유치원에서 방과 후에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을 모아서 한국어, 영어, 중국어, 악기 등을 가르쳐주는 것이 좋습니다. F: 양육수당 등 약간의 혜택을 받고 있으나 다문화가정에 어려운 가정이 많으므로 정부지원을 더 늘려주면 좋겠고, 초등학교 우선입학권과 고등학교도 무상교육이 필요합니다. G: 책가방 지원과 예비학부모 교육이 도움이 됩니다.

연구 참여자들은 지원 내용에 대한 내용에 대해 상세하게 알고 있지는 않으며, 대체로 현재의 자녀양육 지원 정책에 만족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참여자들이 언급한 내용의 대부분은 경제적 혜택에 대한 것이었는데, F와 같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은 자녀의 장래 교육비에 대한 걱정과 함께 정부지원 혜택을 더 늘려주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녀 양육과 관련한 정부의 다문화 정책에 관하여 연구 참여자들의 추가적인 의견이 있어, 그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보았다.

국제결혼 4~5년 후에 이혼하여 이주여성이 가정을 떠나는 경우가 많은데다 한국인 남성의 경제력마저 부족하여 남겨진 자녀들의 미래가 걱정되며, 나아가 사회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클 것이므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A). 경제적으로 어려운 일반가정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으므로 다문화가정에 많이 지원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하며, 다문화정책이 일반인에게 노출되지 않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혜택을 받으면 일반가정의 아이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어 집단 따돌림 현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B). 이주여성이 한국 국적을 얻은 후 남편의 폭력으로 인해 아이들을 버리고 사라지거나 돈을 벌기 위해 가정을 떠남으로 인해 상처받는 가정의 자녀들이 많다(E). 이 외에도 자녀 양육과 간접적인 관련성이 있는 의견으로서, 경제적 형편이 괜찮고 가족관계도 편안한 가정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하지만 남편의 경제적 능력이 부족하거나 가정에 만족하지 않는 이주여성들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시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고 외부인과도 교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E와 G). 이러한 경우는 정보 부족과 이웃과의 소통 부재로 인해 자녀 양육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많으므로, 가정 방문 형식으로 개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상의 연구결과를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다. 이주여성과 결혼한 한국인 남성이 자녀를 양육하면서 겪는 어려운 점은 주로 아내의 한국어 능력과 생활습관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결혼중개업체를 통해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여성을 위한 한국어 교육의 내실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 점에 대해서는 Ryu(2018)도 이주여성이 결혼중개업체를 통해 국제 결혼한 경우가 개인 경로로 결혼한 경우에 비해 한국어 능력과 문화 적응 능력이 낮으므로 부부 사이에 의사소통 능력을 높이기 위해 이주여성의 한국어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또한 이 연구의 결과에서도 보는 바와 같이, 이주여성이 한국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남편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며 이주여성 자신도 생활습관을 개선할 의지와 노력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한편으로는 이주여성과 결혼한 한국인 남성도 이주여성의 출신국가의 생활과 문화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내와의 소통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자녀 양육에 도움이 될 것이며, 자녀양육으로 인한 갈등을 해소하는 데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부부 동반의 상담 프로그램이 효과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현장사례를 통한 이주여성의 어려움과 다문화가정의 현실(Kim 2018)에 비추어 볼 때, 이주여성의 가족관계 향상을 위한 가족 간 의사소통 훈련 프로그램(Kim 2015a)이나 이주여성의 출신국적에 따른 문화정책 및 역량강화 프로그램(Kim & Kim 2012)은 매우 유익한 제안들로 인식된다.

또한 유아기는 생활습관의 기초가 형성되는 시기이므로 가정 내 생활지도가 매우 중요하다. 일반가정을 대상으로 한 연구(Kim & Lee 1998)에서 아버지가 자녀의 생활지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자녀의 사회성과 협조성, 성취동기와 호기심이 높았다는 결과는 다문화가정의 한국인 아버지에게도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한국인의 생활문화에 익숙한 다문화가정의 아버지가 유아의 생활지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유아의 생활습관 형성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자녀의 미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편 정부의 다문화가정 지원 정책에 대한 참여자들의 의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중에서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일반가정의 경우 국가에서 다문화가정에 대해 지원하는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는 의견과 다문화정책이 일반인에게 노출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제언은 다소 충격적이지만, 실제로 사회적 갈등으로 확대될 수 있으며 자녀 양육에도 불편함과 어려움이 가중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 점은 다문화가정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나 고정관념이 존재하는 현실을 직시하고 국가 차원에서 신중히 검토하고 고려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초등학생의 경우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친구들에게 조롱당하거나 따돌림을 당해 그대로 방치하면 영원히 열등감 속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며(Cho & Song 2011), 초등학교 고학년일수록 다문화 수용성 교육이 필요하다(Lee & Chae 2015)는 연구들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2005년을 정점으로 국제결혼 건수의 증가가 줄고는 있으나(Ryu 2018), 2017년에 2차 다문화가족정책이 끝남에 따라 다문화 정책들의 성과와 과제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뿐 아니라(Jeong 2016), 그에 따른 실효성 있는 다문화 정책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Ⅳ. 요약 및 결론

이 연구의 목적은 국제 결혼한 가정에서 자녀를 양육함에 있어서 한국인 아버지의 역할과 자녀의 생활습관에 대한 양육태도를 알아보는 것이다. 연구 참여자들은 중소도시에 거주하면서 이주여성과 국제결혼하고 만 5세와 만 6세의 유아를 둔 한국인 남성 7명이었다. 이들은 지역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모집되었으며, 연구에 참여한 기간은 2018년 1월부터 2월까지였다. 결혼한 경로는 외국에서 체류하다가 개인적으로 만난 경우, 종교적 배경이 같은 경우, 국제결혼 중개업체를 통한 경우의 세 부류였으며 아내의 출신국가는 일본, 베트남, 중국, 태국, 필리핀의 5개국이었다. 연구 참여자들의 나이는 평균 47세였고 이주여성들의 나이는 평균 34세였으며, 결혼 기간은 평균 8.4년이었다. 연구 참여자의 직업은 자영업, 서비스업, 운수업, 계약직, 건설일용직이었고 이주여성은 주로 온라인 유통과 생산직에 종사하고 있었다. 각 연구 참여자와 심층면담을 통해 얻은 주요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아내의 한국어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연구 참여자들은 아내와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으며 자녀의 한국어 발달이 늦어짐으로 인해 자녀양육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국제결혼 중개업체를 통해 결혼한 가정의 경우에 더 심각하였다. 이러한 경우 아버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 별도의 노력은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연구 참여자들은 자녀의 건강과 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 자녀를 직접 지도하기도 하고, 자녀의 생활습관에 대해서는 의생활과 식생활보다는 수면과 운동에 더 관여하고 있다. 또한 일부의 경우 아내의 생활습관이 불규칙하여 자녀의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해 부부 갈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연구 참여자들이 자녀양육에 대한 관심은 가지고 있으나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는 않는다. 특히 국제결혼 중개업체를 통해 결혼한 가정의 경우는 아내 출신국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관심을 가지지 않음으로 인해 자녀양육에 어려움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넷째, 연구 참여자들이 자녀의 교육에 대해서는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지 않고 대체로 아내의 교육 방식을 따르고 있다. 자녀가 아내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자녀교육은 주로 아내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아내가 모국에서 습득한 방식으로 자녀를 키우기 때문에 자녀가 자유롭게 자라고 인성 위주의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단일민족이라고 자랑스럽게 여겨왔지만, 한국은 이미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어 청소년 다섯 명 중 한 명이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Lee 2014). 저출산 현상이 심각한 현실에서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차지하는 인구의 비중이 높아지고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건강한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잘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문화가정이 건강하게 자리매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어나 생활습관 또는 문화적인 차이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연구 결과와 연구 참여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다문화가정에 대한 정부 차원의 보다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이주여성의 한국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방문교육이 필요하다. 언어의 차이로 인해 부부 간에 깊이 있는 대화가 어려워서 갈등이 생기고 자녀양육에 어려움을 겪게 되므로, 이주여성에 대한 한국어 교육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 때 이주여성을 위한 한국어 교육은 출신국가와 개인 별 맞춤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한데, 여러 가지 이유로 이주여성이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출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각 가정으로 찾아가는 방문교육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와 함께 부부 간에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하여 통역을 제공하는 것도 언어적 어려움으로 인해 발생되는 부부 간 갈등을 해소하는 방안이 될 것이다.

둘째, 아버지를 통한 자녀의 한국어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다문화가정의 자녀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입학하기 전에는 또래의 일반가정의 유아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매우 부족할 뿐 아니라 외국인 어머니로부터 한국어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함으로 인해 한국어의 발달이 늦으므로, 한국인 아버지도 적극적으로 자녀와의 대화를 위한 일정 시간을 마련하여 자녀의 한국어 교육에 참여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부모가 자녀와 언어적 상호작용을 적극적으로 할수록 자녀의 언어발달이 잘 이루어지므로 다문화 가정에서는 한국인 아버지가 자녀의 한국어 발달을 위해 자녀와 적극적으로 대화하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셋째, 자녀의 생활습관 지도를 위해 이주여성에게 한국 사회의 문화와 시스템에 관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한국 사회에서 어려움 없이 공부하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사회시스템에 잘 적응해야 할 것이다. 더운 나라에서 이주해 온 아내들이 자신의 생활습관과 교육방식을 고집하게 되면 자녀가 학교생활과 사회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여 어려움과 불이익을 당할 처지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한국 사회를 이해하고 잘 적응하는 훈련이 이주여성 자신과 자녀의 성공적인 삶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넷째, 한국인 아버지가 자녀양육의 참여도를 높이는 프로그램이 시행되어야 한다. 다문화가정의 특성을 고려하여 아내 출신국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심을 고취시키고, 한국인 아버지가 자녀의 교육과 생활지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아버지를 위한 프로그램의 개발과 적극적인 시행이 요구된다.

다섯째, 다문화가정의 지원 정책이 지나치게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야 한다. 이것은 일부의 연구 참여자들이 제시한 의견이지만, 우리 사회에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일반가정도 많기 때문에 매우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국가 예산으로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커질수록 다문화가정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사회적 갈등이 발생할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Acknowledgments

This work was supported by a Research Grant of Andong National University.

References

  • Bae, KE, Lee, KH, Kim, YH, Kim, S, Kim, HK, Kim, JH, (2010), Child-rearing practices and parenting efficacy of marriage-immigrant women, J Korean Acad Child Health Nurs, 16(3), p175-183. [https://doi.org/10.4094/jkachn.2010.16.3.175]
  • Bang, HK, Bae, JH, (2014), The effects of small-group parent education sessions for fathers in Korean-Vietnamese multicultural families with young children, J Early Child Educ, 34(4), p251-280.
  • Byun, HS, Kim, SY, (2011), The relationship between parents’ recognition about the importance of basic habits and young children’s basic habits development, J Korean Assoc Human Ecol, 20(1), p133-141. [https://doi.org/10.5934/kjhe.2011.20.1.133]
  • Cahe, OH, Hong, DAG, (2007), Case study for Vietnamese marriage immigrants’ adjustment to Korea, J Korean Assoc Human Ecol, 16(1), p61-73. [https://doi.org/10.5934/kjhe.2007.16.1.061]
  • Cho, MS, Song, SH, (2011), Social discrimination problems of children in multicultural families: a case study on children in multicultural families in the capital area, Glob Soc Welf Rev, 1(1), p53-72.
  • Choi, JY, (2009), A qualitative study on the experience of Korean husbands who married women of different nationality, Korean J Fam Soc Work, 26, p225-254.
  • Jeong, BD, (2016), Changes of multiculture policy and challenges in Korea -Multicultural family service system-, J Soc Contrib, 3(2), p21-38.
  • Jeong, HY, Kim, JW, (2010), Conflict process according to the acculturation of the Vietnamese migrated women’s family in Korea, Korean J Soc Welf, 62(2), p29-35.
  • Jeong, WS, Park, JH, (2018), Mothers’ parenting attitudes toward the clothing and health-related wearing behavior of young children, Korean J Community Living Sci, 29(1), p5-15. [https://doi.org/10.7856/kjcls.2018.29.1.5]
  • Jo, HY, Park, SY, (2013), The role of father’s experienced parenting and psychological well-being in predicting fathering attitudes to their children, Korean J Child Stud, 34(3), p59-74. [https://doi.org/10.5723/KJCS.2013.34.3.59]
  • Jung, JH, Lee, KY, (2014), The effects of acculturation of children and parents from multicultural families on the self-esteem of children in rural area, Korean J Child Stu, 35(6), p47-64. [https://doi.org/10.5723/KJCS.2014.35.6.47]
  • Jung, SY, (2013), The effects of Korean language levels and years of residence in Korea on the parenting behaviors of marriage-immigrant mothers : Focusing on the mediating roles of parenting knowledge and acculturation patterns, Korean J Child Stud, 34(2), p43-61. [https://doi.org/10.5723/KJCS.2013.34.2.43]
  • Kang, SJ, Sohn, SM, (2011), A case study on the marital satisfaction and child-rearing perception of four international marriage migrant women with infants, J Korea Open Assoc Early Child Educ, 16(6), p161-188.
  • Kim, CH, (2018), A case study of community adaptation in multicultural families, Proceedings 2018 Summer Symposium of the Korean Society of Community Living Science, p51-55.
  • Kim, J, Lee, JH, (2005), The relationship between father’s participation in child rearing and mother’s child rearing stress, Korea J Child Stud, 26(5), p245-261.
  • Kim, KW, Lee, IS, (1998),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child rearing involvement of fathers and children’s social-emotional competence, Korea J Child Stud, 19(2), p65-75.
  • Kim, MW, Kim, YL, (2012), A study on the marital satisfactionof marriage-migrant women: focusing on gender role identity, J Multicult Soc, 5(1), p111-142.
  • Kim, NH, Jang, SJ, (2012), A study on child-rearing attitudes, involvement levels, and self-efficacy of young children’s fathers in multicultural families, Early Child Educ Res Rev, 16(4), p121-138.
  • Kim, WC, (2015a), A study on the service usage of international marriage migrant women and their family relationship, J Public Welf Admin, 25(1), p49-75.
  • Kim, YH, (2015b), Nighttime sleep duration and preschool children’s behavioral problems, J Early Child Educ, 35(1), p351-375.
  • Kim, YS, (2010), A study on the principles of multicultural policy for immigrant integration: focusing on the FGI to the Ganghwagun multicultural family support center, J Cult Policy, 23, p45-68.
  • Kwak, SJ, Lee, MS, Oh, KS, (2016), Educare curriculum, Seoul, Jeong Min Sa, p297-302.
  • Lee, HK, Jo, HS, (2015), Child-rearing practices of fathers in multicultural families, J Korea Open Assoc Early Child Educ, 20(1), p345-381.
  • Lee, JS, (2007), A study of child care and education, fathers’ child care participation in an international marriage family, J Korea Open Assoc Early Child Educ, 12(6), p21-42.
  • Lee, KH, Lim, HJ, (2012), The fathering experiences of Korean father in multicultural family, J Korea Open Assoc Early Child Educ, 17(5), p69-98.
  • Lee, SE, (2014), An analysis of pre-service teacher’s subjective perceptions regarding children of multicultural families, Korean J Child Educ Care, 14(1), p139-164.
  • Lee, SJ, (2015), The effect of physical activities using picture books on children’s motor ability, Korean J Early Child Educ, 17(2), p29-50.
  • Lee, SJ, Chae, JY, (2015), Differences in the multicultural perceptions of elementary school students and the relationships between the related variables, Korean J Child Stu, 36(6), p23-38. [https://doi.org/10.5723/KJCS.2015.36.6.23]
  • Lee, SM, Lee, KA, (2010), The effect of parenting stress and efficacy in mothers of multicultural family on their parenting behavior, J Future Early Child Educ, 17(3), p71-105.
  • Lee, YJ, (2010), A qualitative research on clothing habit of women in multicultural families, Korean J Community Living Sci, 21(3), p395-410.
  • Moon, HS, (2002), A study on the perception relationship between father’s rearing attitude and infant’s basic habits, Master’s Thesis, Ajou University, p52-58.
  • Nho, MH, (2008), A study on child rearing in marriage immigrant families, Master’s Thesis, Keimyung University, p66-79.
  • Oh, YJ, (2003), The relationship between motor skill development and sociality in the context of peer interaction, J Early Child Educ, 23(3), p153-170.
  • Park, JY, Lee, SS, (2010), The effects of the dietary attitude of mothers on their children’s health-related factors, J Korean Pract Arts Educ, 16(2), p217-236.
  • Ryu, JK, (2018), Marital satisfaction by marriage paths and social adaptations among foreign wives in Korea, Korean J Community Living Sci, 29(2), p233-246. [https://doi.org/10.7856/kjcls.2018.29.2.233]
  • Song, HS, (2009), Relationship between father's parenting attitude and parenting participation, and infant’s basic habits, Master’s Thesis, Ajou University, p22-59.

Table 1.

Family situation of the research participant

RP Age
(yrs)
Academic
background
Job Wife Child
Age
(yrs)
Country Academic
background
Age
(yrs)
Sex
RP means research participant.
A 46 College
graduation
Self-employment 34 China High school
graduation
6 Male
B 38 College
graduation
Self-employment 31 Japan College graduation 5 Female
C 50 College
graduation
Contract work 47 Japan High school
graduation
6 Female
D 51 High school
graduation
Joint operation of
car repair shop
31 Philippines High school
graduation
5 Male
E 42 High school
graduation
Self-employment 28 Thailand High school
graduation
5 Female
F 51 Middle school
graduation
Day work in
construction
33 Vietnam Middle school
graduation
6 Male
G 50 High school
graduation
Driving a taxi 33 Vietnam Elementary school
graduation
6 Fema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