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족연결망이 부부 간 가사 분담에 미치는 영향 : 연령대별 차이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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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his study examined how a kinship network affects the conjugal division of domestic labor and whether the influence of a kinship network is changing in Korean families. The 7th panel of the Korean Longitudinal Survey of Women and Families, collected in 2018, was used. Among the respondents, married women aged between 35 and 64 were selected and sorted into three age groups. ANOVA, Chi-square test, and hierarchical regression analysis were performed. Parents living nearby reduced the proportion of women’s domestic labor for the 35-44 age group, and parents-in-law living nearby reduced the proportion for the 55-64 age group. Siblings living nearby reduced the total hours of domestic labor but raised women’s proportion for the 35-44 age groups, and siblings-in-law living nearby reduced the husbands’ hours for domestic labor and thereby raised women’s proportion for the 55-64 age groups. As described above, the effects of a kinship network on a couple’s division of domestic labor vary with age groups. This suggests that the normative pressure of patriarchy operated via kinship network is diminishing, being substituted by the new value of gender equality.
Keywords:
kinship network, density, division of domestic labor, patriarchy, gender equalityI. 서론
부부가 가족 안에서 살아가는 모습은, 외부 친지 및 지인들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이와 관련하여 사회연결망 이론에서는, 가족 주변의 타인들 간 연결망이 조밀하게 얽혀 있을수록(density) 부부 역할이 성에 따라 분리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한다(Bott 1955). 연결망 내 타인들끼리 서로 많이 접촉하고 중첩적으로 연결될수록 가부장적 고정관념에 공감하는 집단 동의가 이루어지기 쉽고 또한 그에 순응하기를 기대하는 비공식적 압박으로 작용해서, 가사를 여성이 주로 담당하는 식의 전통적 성역할 분리를 초래한다는 것이다(Bott 1955). 또한 조밀하게 얽힌 주변 연결망은 생활상의 필요를 보완하거나 대체해 줄 인력이 많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부부 간 상호 협조의 필요를 줄이고 순차적으로 역할 분리를 초래한다고도 설명된다(Bott 1955; Gordon & Downing 1989; Lee 1998). 노부모로부터의 지원이 부부 간 역할 분리를 강화한다는 한국의 선행연구들(Kim 2007; Lee & Bauer 2013)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논리에 기초하여, 본 연구는 양 배우자의 개인적ㆍ심리적 변수들을 배제하고, 구조적 변수로서의 친족연결망과 가사 분담 간 연관성을 설명하는 기저 모형(baseline model)을 탐색하고자 한다.
다만 친족연결망이 부부에게 전달하고 구속하는 가치관과 지원교환의 양상은 친정 연결망과 시가 연결망이 다르고, 또한 부모 연결망과 형제자매 연결망 간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차이를 포착하기 위하여, 본 연구는 친족연결망을 시가 연결망과 친정 연결망으로 나누고 다시금 부모 연결망과 형제자매 연결망으로 세분화하여, 각 연결망이 부부간 가사 분담에 미치는 영향과 그 차이를 관찰하고자 한다.
한편 연결망의 조밀도와 부부 역할 분리에 관한 상기 가설은, 전체 사회의 분위기가 가부장적이어서 주변 연결망 내에도 가부장적 가치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성립한다(Lee 1998). 물론 오랜 세월동안 가부장적 분위기가 이어져 왔으나, 젊은 세대와 주변 사회가 성 평등적 가치관을 내면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친족연결망이 부부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전통적 기대가 지속적으로 한국 사회에 적용될 수 있는지 혹은 변화가 있는지를 탐색할 필요가 있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 본 연구는 연령대별로 표본을 나누어서 각각 별개의 분석을 시행하고 그 결과들을 토대로 연령대별 차이를 비교하고자 한다. 연령대별 차이는 생애주기별 특성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는 과도기에는 가치관 및 상호작용의 변화를 반영하기 때문이다(Alwin & McCammon 2004).
연구문제 1. 친족연결망은 가사 분담에 어떻게 연관되는가?
- 1-1. 시부모 연결망과 친정부모 연결망은 부부 간 가사 분담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 차이가 있는가?
- 1-2. 시형제자매 연결망과 친정형제자매 연결망은 부부 간 가사 분담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 차이가 있는가?
- 1-3. 부모 연결망과 형제자매 연결망은 부부 간 가사 분담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 차이가 있는가?
연구문제 2. 친족연결망이 가사 분담에 미치는 영향력에 있어서, 연령대별 특성과 차이는 무엇인가?
II. 이론적 배경
가사란 가정 안에서 소비되기 위한 식사 준비와 청소 및 빨래 그리고 은행 업무와 쇼핑 등의 제반 활동을 포함하는 무보수 노동이다(Lee 2017; 2019). 가족 안에서의 돌봄 행위 또한 가사의 일환으로 포함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대인노동으로서의 돌봄을 가사의 범주와는 별개로 분리하기도 한다(Lee 2019). 본 연구는 직접적 돌봄을 제외한 나머지 가사노동에 주목하여, 부부 간 가사 분담을 관찰하였다.
1. 친족연결망의 조밀도와 가사 분담
맞벌이 증가에도 불구하고 가사는 여전히 여성의 일차적 영역으로 인식되기 때문에(Hochschild & Machung 2012), 맞벌이 아내의 이중부담과 부부 간 불평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이슈에 직면하여, 부부 간 가사 분담을 결정하는 변인에 관한 연구들이 많이 이루어졌고 다양한 이론들이 등장하였다. 우선 자원-권력 가설에서는, 개인적 자원을 더 많이 가진 배우자가 가사노동을 피할 수 있는 상황적 권력을 지닌다고 설명한다(Ross 1987). 반면 필요-반응능력 가설은, 가사의 필요량 증감과 가사의 필요에 반응할 수 있는 각 배우자의 상대적 여력이 가사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율을 결정한다고 주장한다(Coverman 1985; Presser 1994). 그리고 성역할 이념 가설은, 양 배우자가 지닌 성역할 태도가 보수적일수록 가사영역에서도 전통적인 성역할 분리를 실천할 것으로 예측한다(Hiller & Philliber 1986). 이들 이론들은 공통적으로 배우자 개개인이 가진 특성과 상황에 기초하여 부부간 가사 분담을 설명하는 이론들이다. 한편 생애주기 가설에서는 가족주기별 특성에 따라 가사 분담 양상이 달라짐에 주목한다(Lee 2017). 그리고 또 하나, 부부를 둘러싼 외부 연결망의 조밀도 및 연결망과의 유대에 주목하는 것이 사회연결망 이론이다(Bott 1955; Lee 1998).
본 연구에서는 사회연결망 이론을 기반으로 가사 분담을 설명하는 분석모형을 구성하고자 한다. 즉 양 배우자 간 소유자원의 상대적 차이나 가사의 필요에 대한 반응능력 및 성역할 이념 등과 같은 개인적 성향이나 특성과 연관된 변수들을 최소화하고, 유배우 여성을 둘러싼 친족연결망의 특성에 주목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회연결망 가설(Bott 1955)은, 친족연결망이 조밀할수록 부부에게 가부장적 문화를 전달하고 구속하기 쉬워서 부부 간 역할 분리를 부추기게 된다고 설명한다. 조밀도란, 연결망 내 개인들 간의 관계가 얼마나 중첩적으로 얽히고 또한 서로 얼마나 자주 접촉하며 상호작용하는지를 의미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보트의 주장을 요약하면, 친족연결망의 조밀도가 부부간 역할분리의 중요한 결정요인이 된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은 가부장적 문화가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상황을 전제로 한다.
본 연구는 보트의 가설을 오늘의 한국 상황에서 새로이 검증하고자 하는데, 특히 다음의 두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친족연결망의 조밀도와 부부간 역할 분리의 연관성을 분석한다. 첫째, 오랜 세월 동안 대부분의 사회가 가부장적이었으나 최근 가치관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성 평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즉 가사 분담의 불균형이 여전히 공고히 유지되고 있는 면이 있기는 하지만, 동시에 가부장적 가치관이 약화되고 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트의 주장대로 친족연결망이 동일한 효과로 부부 간 가사분담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가 본 연구의 첫 번째 질문이다.
둘째, 연결망이 서로 상이한(heterogeneous) 시각을 지닌 개인들로 이루어져 있다면 조밀하게 얽혀 있더라도 규범적 유사성이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을 수 있다(Lee 1998; 2019). 특히 딸 내외와 아들 내외의 가사 분담을 바라보는 시각에 이중 잣대가 개입되기 쉬우므로, 친정과 시가가 자녀 내외의 가사 분담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시부모는 아들의 가사 역할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신들의 지원을 늘림으로써 아들의 노동에 대한 문지기 역할을 한다는 선행 연구(Lee & Bauer 2013)는,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뿐만 아니라 부모와 형제자매는 세대가 달라서 가치관에 차이가 있을 것이므로, 부모 연결망과 형제자매 연결망 간에도 가사 분담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여, 친족연결망을 양가 각각 부모 연결망과 형제자매 연결망을 구분함으로써 총 4개로 세분화하고 또한 표본을 10년 간격의 연령대별로 구분하여 분석하기로 하였다.
서로 가까운 거리에 거주하는 노부모와 자녀가 자주 연락하고 만나며 도구적 지원교환에 적극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보고되었다(Bucx et al. 2009; Ward, Deane, & Spitze 2014). 이처럼 가까운 거리에 거주하는 친족들이 많을수록 중첩적 유대를 형성한다는 논리를 적용하면, 근거리에 거주하는 친족수는 연결망의 조밀도를 대변하는 변수이다. 자동차를 이용한 이동이 보편적인 미국사회의 자료를 활용한 연구에서는, 25마일 이내 거주를 수시 접촉이 가능한 근거리로 간주하였다(Lee 1998). 그런데 가까운 거리는 도보로 이동하는 것이 보편적인 한국의 경우, 상호 도보 이동이 가능한 거리에 거주하는 것을 가지고 수시접촉 가능성을 반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한편 한국 사회에서는 노부모와의 거주 거리보다 동거 여부가 더 중시된다는 주장도 있다(Kim & Lee 2009).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노부모와의 동거가 실재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친족연결망의 구조적 변수로서 동거 여부를 포함할 필요가 있다. 동거는 물론 최단의 근거리 거주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공동거주가 초래하는 복합성으로 인하여 근거리 거주 개념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독특성을 지닌다. 따라서 본 연구는 동거 여부를 근거리 거주와 구분되는 별개의 변수로서 고려하기로 하였다. 종합적으로 연결망 내 성원들 간의 중첩적 상호작용과 부부의 사생활 노출 정도 및 대면 접촉 빈도와 지원수준을 가늠하게 하는 연결망 변수로서, 도보로 이동이 가능한 근거리에 거주하는 친족수 및 동거 여부 등을 친족연결망의 1차적 경계(boundary)내 조밀도를 대변하는 변수로서 고려하기로 하였다.
반면 전화와 채팅 등 비대면 접촉이 활성화되어있는 오늘날의 특성에 비추어 볼 때, 생존해 있는 부모 및 형제자매는 근거리 거주 여부와 상관없이 그 자체만으로도 부부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대면 접촉과 비대면 접촉은 사생활 노출 및 도구적 지원 교환에 있어서 차이가 있으므로, 거주 거리에 상관없이 생존한 부모 및 형제자매수를 포괄하는 연결망이 부부간 가사 분담에 미치는 영향력은 근거리에 거주하는 친족에 한정된 연결망과는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논리에 입각하여, 생존한 부모수 및 형제자매수를 1차 경계보다 넓은 범위인 2차 경계 내의 조밀도 변수로서 간주하였다.
2. 사회 인구학적 변수와 가사 분담
가구 소득은 가사 역할을 대행할 외부 노동력이나 가전을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하기 때문에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과는 부적 연관성이 예측된다. 반면 아내의 교육 수준은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을 낮추는 권력의 기반이 될 수 있다(Lee 1998). 또한 여성의 취업 여부와 배우자의 취업 여부 그리고 맞벌이 여부는 개인적 수입과 사회적 지위 및 가사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 등을 반영하기 때문에, 가사 분담을 결정하는 중요한 조건이 된다.
생애주기 가설에서는, 신혼기와 은퇴기에 비해 자녀 양육기 동안 가사 분담의 여성 편중이 심하다고 설명한다(Lee 1999, 2017). 이러한 가설에 입각하여, 여성의 연령대 간 가사 분담비율의 평균 차이가 있는 지를 관찰하거나 혹은 여성의 연령이 독립변수로서 가사 분담비율에 미치는 영향 등을 관찰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연령대 별 분산분석을 통해 가사 분담비율에서의 연령대별 평균 차이를 관찰하고, 또한 10년 간격으로 구분한 각 연령대별 회귀 분석을 통해 연령이 가사 분담비율에 미치는 인과성을 탐색하였다.
III. 자료 및 분석방법
1. 분석자료
본 연구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주도로 수집된 여성가족패널 자료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해당 자료는 2005년의 ‘인구 주택 총 조사’ 결과를 기초로 확률비례계통추출법에 의거하여, 전국 만 19세에서 64세까지의 여성 10,013명을 초년도(2007년) 표본으로 삼아서 2차 연도까지는 매년 그리고 이후로는 격년 간격으로 수집되었다. 본 연구는 2018년에 수집된 여성가족패널 7차 자료에 주목하는데, 7차 자료의 원 표본 유지율은 71.9%이다. 본 연구는 6차 조사 및 7차 조사에 모두 응답한 사례들만을 대상으로 하였다.
회귀 분석모형을 구성함에 있어서, 분석모형에 포함하지 않는 변수들의 영향력을 부분적이나마 통제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차변수(Yt-1)를 통제하였다. 즉 7차 조사시점의 가사 분담비율을 종속변수로 삼는 회귀모형에서는 6차 조사시점의 가사 분담비율을, 7차 조사시점의 가사 시간을 종속변수로 삼는 회귀모형에서는 6차 조사시점의 가사 시간을, 시차변수로서 추가적으로 포함한 것이다. 그 외의 모든 변수들은 7차 조사시점에서 수집된 변수들이다. 본 연구에서는, 7차 조사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만 35세부터 64세까지의 연령층에 있는 유배우 여성을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분석대상의 연 평균 가구 소득은 5,454만원이고 교육 연수는 평균 12.5년이다. 미취학 자녀수는 평균 0.10명이고, 초중고 자녀수는 0.76명으로 나타났다. 부부의 총 가사 시간 중 평균 89%는 아내에 의해 행해지고 있다. 친형제수 및 시형제수는 각각 평균 3명을 웃도는데, 이들 중 도보로 이동가능한 근거리에 거주하는 친형제수는 평균 0.71명 그리고 근거리에 거주하는 시형제수는 평균 0.67명이다. 응답 여성의 61.2%가 취업을 한 상태이고, 배우자의 취업률은 86.0%이다. 응답자 중 35.2%는 친부가 생존해 있고, 64.9%는 친모가 생존해 있는 상태이다. 또한 시부가 생존해 있는 비율은 28.7%이고, 시모가 생존해 있는 비율은 55.4%이다. 한편 생존한 친정부모와의 동거 비율은 2.0%인데 시부모와의 동거 비율은 7.8%이다.
2. 변수측정 및 분석방법
(1) 가사 분담
가사 분담비율은, 아내의 주당 가사 시간과 남편의 주당 가사 시간의 합을 분모로 하고 아내의 주당 가사 시간을 분자로 삼아 측정하였다. 따라서 평등점인 0.5를 기준으로 하여 1에 다가갈수록 아내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불공평한 가사 분담이 행해지는 것이고 0.5에 수렴할수록 가사활동 공유 수준이 증가한다. 물론 0.5 이하의 구간은 0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아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불평등성이 증가함을 의미하지만, 이 경우는 전체 사례의 2.2%에 불과하다.
회귀 분석은 가사 분담비율을 종속변수로 삼는 것을 주축으로 하지만, 추가적 탐색이 필요한 경우 종속변수를 여성의 주당 가사 시간 혹은 남편의 주당 가사 시간으로 대체하여 회귀 분석하고 그 결과를 보완적으로 논의하였다.
(2) 친족연결망의 조밀도
도보로 이동이 가능한 거리에 거주하는 친족수 내지 부모와의 동거 여부는, 대면 접촉이 중첩적으로 이루어지는지를 반영한다. 이러한 논리에 근거하여, 부모와의 동거 여부 및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에 거주하는 부모수와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에 거주하는 형제자매수를 친족연결망의 1차 경계 내의 조밀도 변수로서 활용하였다. 친정부모 및 시부모와의 동거 여부는 각각 가변수(동거=1, 비동거=0)로 포함하였다. 동거 여부의 경우, 회귀모형에는 부모가 모두 사망한 경우도 0으로 코딩하여 포함하되 부모의 생존 여부를 묻는 변수를 회귀모형에 함께 포함하여 이들을 분리하였다.
반면 생존하는 친족수는 거주 거리에 상관없이 전화통화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한 접촉과 의견 교환을 통한 공감대 형성 가능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친가와 시가 각각 부와 모의 생존 여부 및 총 형제자매수를, 친족연결망의 포괄적인 2차 경계 내의 조밀도 변수로서 활용하였다. 다만 상기 변수들 중 형제자매수가 6을 초과한다는 응답이 소수이지만 산발적으로 분포되어 있는데, 이들을 모두 6으로 리코딩하였다.
(3) 사회 인구학적 변수군
사회 인구학적 변수로서, 연령, 가구 소득, 교육 연수, 본인 및 배우자의 취업 여부, 그리고 미취학 자녀수와 초중고 자녀수를 포함하였다. 연령은 7차 조사시점인 2018년 시점에서의 만 연령을, 가구 소득은 이전 년도의 연 가구 소득으로 측정하였다. 그리고 교육 연수는, 일반적으로 양 배우자의 교육 수준 간 상관관계가 높음에 기초하여, 여성이 받은 제도권 교육 연수만 분석에 포함하였다. 한편 취업 여부는 여성 본인 및 배우자 각각 취업한 경우를 1로 미취업인 경우를 0으로 삼는 가변수로 측정하였는데, 회귀모형에는 맞벌이 여부를 구분하기 위해 여성 본인의 취업 여부와 배우자의 취업 여부 간 교호작용을 추가적으로 포함하였다. 따라서 교호작용항은 맞벌이인 경우가 1이고, 남편 홀벌이나 아내 홀벌이 및 둘 다 무직인 경우가 모두 0에 해당한다.
미취학 자녀수 및 초중고 자녀수는 응답자의 친자녀에 한정하지 않고 함께 거주하고 있는 해당 연령층의 식구수를 모두 포함하였다. 단 초중고 자녀의 경우 6명을 초과한다는 응답들이 소수 산포하고 있는데, 이들을 모두 6으로 리코딩하였다.
총 분석대상을 10년 간격의 3개 연령대로 나누고, 이들 간 주요 변수들의 평균 및 빈도 차이를 일원변량 분석 및 카이제곱 검증을 활용하여 관찰하였다(Table 3, Table 4).
또한 각 연령대별로 친족연결망과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 간 연관성을 회귀 분석하고, 인과성에 관한 연령대별 특성을 비교ㆍ관찰하였다. 첫 단계에서 연령과 가구 소득 및 교육 수준 그리고 미취학 자녀수와 초중고 자녀수 등의 인구학적 변수군 만으로 이루어진 모형을 분석하고, 다음 단계에서 친족연결망 변수군을 추가 투입하는 위계적 회귀 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는 친족연결망 변수군의 추가 투입으로 인한 모형의 설명력과 변수들의 유의미도 차이를 관찰하고자 함이었다.
분석에 포함되는 변수들은 기본적으로 7차 조사시점에 수집된 자료들이다. 다만 예외적으로 시차종속변수(Yt-1)를 회귀모형에 추가 투입하여, 모형에 포함되지 않은 변수들의 영향력을 부분적이나마 통제하고자 하였다. 이는 중요한 변수가 분석모형에 포함되지 않은 경우 추정 결과의 일관성을 보장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Woodridge, 2006; 304-316). 시차변수의 투입에도 불구하고 더빈 왓슨(Durbin-Watson) 수치들이 2.0 가까이에 머물고 있고(1.79∼1.94) 분산팽창계수(VIF) 역시 문제시되는 수준에 접근하는 변수는 없으므로, 오차항의 계열상관(serial correlation)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IV. 분석 결과
1. 주요 변수들의 연령대별 차이
카이제곱 검증 결과, 여성 본인의 취업률은 35-44세 연령대에서 가장 낮아서 57%에도 못 미친다(p<0.001, Table 3). 이는 여성들의 노동 참여가 여전히 생애주기를 따라 M자형이고, 특히 자녀 양육기인 35-44세 연령대 여성들이 양육 부담으로 인해 노동시장으로부터 소외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남편의 취업률은 35-44 연령대와 45-54세 연령대에서는 91% 이상을 유지하다가 55-64세 연령대에 이르러 75%로 낮아지는데, 이는 55-64세 연령대에서 은퇴가 진행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p<0.001, Table 3). 변량 분석 결과, 가구 소득은 45-54세 연령대에서 가장 높고 55-64세 연령대에서 가장 낮다(p<0.001, Table 4). 이 역시 은퇴와 연관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시부모와의 동거 비율은 7.8%로서 친정부모와의 동거 비율인 2.0%보다 훨씬 높다(Table 2). 또한 친정부모와의 동거 비율이 전 연령대에서 별 차이 없이 낮은 반면, 시부모와의 동거 비율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점점 증가해서 55-64세 연령대에 이르면 19.5%에 달한다(p<0.001, Table 3). 친정부모와의 동거가 정서적 유대에 기초하고 시부모와의 동거는 부계 중심적 부양 가치관에 기초한다는 기존 연구를 고려할 때(Choi 2016), 상기 결과는 전 연령대에서 가부장적 규범이 정서적 자발성보다 우선시되는 경향이 여전하고 특히 노부모의 부양 욕구가 증가하는 연령대에서 더욱 뚜렷함을 의미한다.
근거리에 거주하는 친정부모수는 가장 젊은 연령대인 35-44세 연령대의 경우 평균 .13명으로서 45-54세의 평균 0.04명이나 55-64세의 평균 0.02명보다 훨씬 많은데, 근거리 거주 시부모수는 35-44세와 45-54세 간 연령대별 차이가 유의미하지 않고 55-64세 연령대에 이르면 감소한다(Table 4). 이는 미취학 자녀가 많은 젊은 연령대에서, 친정 가까이에 거주하는 경향이 있음을 드러내는 결과이다. 한편 연령대가 높을수록 친형제자매 및 시형제자매가 많고, 또한 근거리에 거주하는 형제자매 역시 상대적으로 많다(Table 4). 이는 나이든 세대가, 젊은 세대에 비해, 출산율이 높은 시기에 태어난 데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여성의 가사 시간은 어린 자녀 양육기인 35-44세 연령대에서 주당 평균 19.35 시간으로서 여타 연령대에 비해 더 길다(p<0.001, Table 4). 반면 남편의 가사 시간은 직장에서의 역할이 활발하고 수입이 많은 44-54세 연령대에서 주당 평균 1.97시간에 불과해서 여타 연령대 남성들보다도 짧다(p<0.001, Table 4). 이는 여전히 여성의 1차적 영역이 가정이고 남성의 1차적 영역이 임금노동시장으로 여겨지는 현실을 대변한다. 그런데 정작 가사 분담비율 자체는 연령대별 평균 차이가 유의미하지 않아서(Table 4), 자녀양육기의 부부간 가사 분담이 여성에게 편중되는 것으로 예측한 생애주기 가설의 주장과는 다르다(Rexroat & Shehan). 다만 이는 여타 변수들을 통제하지 않는 변량 분석에서 나타난 결과이므로, 여타 변수들을 통제한 상태에서의 분석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연령대별로 표본을 분리하여 회귀 분석하기 때문에 이를 직접 검증하지 않는 대신, 10년 간격의 각 연령대를 표본으로 삼은 회귀 분석 결과를 통합하여 연령이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자 한다.
2. 친족연결망이 가사 분담에 미치는 영향
55-64세 연령대 여성의 경우에 아버지의 생존이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과 연관되는 모습은 관찰되지 않는다. 그런데 어머니의 생존이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을 높이는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친정과 시가가 공통적이다(친정 b=0.2, p<0.05; 시가 b=0.2, p<0.1, Table 7).
한편 동거 여부 및 근거리 거주 변인과 부부의 가사 분담 간 연관성은, 다음의 몇 가지 특성을 보인다. 우선, 친정부모와의 동거 여부 및 시부모와의 동거 여부에 따른 가사 분담비율의 차이는 관찰되지 않는다. 이는 2010년에 수집된 자료와 2018년에 수집된 자료를 비교분석한 선행 연구(Lee 2019)에서, 2010년의 40-50대 연령대 여성의 경우 시부모와의 동거가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을 높이고 친정부모와의 동거가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을 낮춘다고 보고했던 바와 다르다. 그러나 해당 선행연구(Lee 2019)에서도 2010년의 30대 연령층과 2018년의 40-50대 연령층에서는, 친정부모와의 동거와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 간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처럼 후속 세대일수록 그리고 최근에 이르러서 부모와의 동거 여부와 가사 분담비율 간 연관성이 희석되는 것은, 노부모와의 동거 이유 및 양상이 점점 다양해짐으로 인해 노부모와의 동거가 가사 분담비율에 미치는 영향이 상쇄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반면 도보로 이동이 가능한 거리에 사는 친정부모는 35-44세 연령대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을 낮춘다(b=-0.02, p<0.05, Table 5). 종속변수를 가사 시간으로 대체하여 회귀 분석한 결과, 근거리에 사는 친정부모가 남편의 가사 시간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여성의 가사 시간만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친정부모가 젊은 연령대의 딸 내외와 가까이 살면서 성 평등한 부부 관계에 대한 기대를 전달하고 압박해서 딸 내외로 하여금 가사 역할을 공유하게끔 유도할 가능성을 제기한 선행 연구(Lee 2019)와는 다르다. 또한 외부로부터의 가사 지원이 부부 간 분담의 필요를 줄여서 가부장적 가사 분담을 초래하는 것으로 설명한 기존 연구(Lee 1998)와도 다르다.
55-64세 연령대에서 근거리에 사는 시부모가 남편의 가사 시간 – 아내의 가사 시간이 아닌 - 을 증가시킨다. 그리고 순차적으로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b=-0.07, p<0.01, Table 7).
형제자매 연결망의 경우, 2차 경계 내 조밀도로서의 총 형제자매수가 가사 분담에 미치는 영향은 친정과 시가 모두 유의미하지 않다. 반면 1차 경계 내 조밀도로서 도보로 이동가능한 근거리에 거주하는 형제자매수는, 친정과 시가에 따라 상이한 연령대에 상이한 경로로 연관되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35-44세 연령대에서, 근거리에 사는 친정형제자매는 여성의 가사 시간 및 남편의 가사 시간 모두와 부적 연관성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 연령대에서 근거리에 사는 친정형제자매가 많을수록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이 높다(b=0.01, p<0.1, Table 5).
한편 55-64세 연령대에서는, 근거리에 거주하는 시형제자매가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을 높인다(b=0.01, p<0.01, Table 7). 그런데 해당 연령대에서 종속변수를 남편의 가사 시간으로 대체하여 분석하면, 근거리에 사는 시형제자매가 많을수록 남편의 가사 시간이 짧다. 이는 55-64세 연령대 여성의 근거리 거주 시형제자매가, 남편의 가사 시간을 감소시킴으로써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을 높인다는 의미이다.
친가와 시가 모두, 가사 분담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 부모 연결망과 형제자매 연결망 간 차이가 관찰된다. 우선 부모 연결망의 2차 경계 내 조밀도 변수 즉 친정어머니의 생존 및 시어머니의 생존과 55-64세 연령대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 간 정적 연관성이 유의미한데(친모 b=0.02, p<0.01; 시모 b=0.02, p<0.1), 형제자매 연결망의 2차 경계 내 조밀도 변수인 총 형제자매수는 시가와 친가 어느 경우에도 가사 분담과의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는다(Table 7).
한편 1차 경계 내 조밀도 변수인 근거리 거주와 가사 분담 간 연관성에 있어서도, 부모 연결망과 형제자매 연결망 간 차이가 관찰된다. 친정의 경우, 35-44세 연령대 여성의 근거리 거주 부모가 여성의 가사 시간을 감소시켜서 가사 분담비율을 낮추는 반면, 근거리의 형제자매는 양 배우자의 가사 시간은 감소시키지만 정작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을 높인다(b=0.01, p<0.1, Table 5). 시가의 경우, 55-64세 연령대에서 근거리에 거주하는 부모가 남편의 가사 시간을 증가시켜서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을 낮추는 반면, 근거리의 형제자매는 오히려 남편의 가사 시간을 감소시켜서 여성의 가사분담비율을 높인다(b=0.01, p<0.05, Table 7).
3. 사회 인구학적 변수가 부부간 가사 분담에 미치는 영향
표준화 회귀계수의 상대적 크기로 미루어 볼 때, 가사 분담을 설명하는 변수들 중 설명력이 큰 변수는 취업이다. 그런데 전 연령대에서 취업한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이 전업주부에 비해 현저히 낮다(Table 5, Table 6, Table 7). 그리고 55-64세 연령층에서는 남편이 취업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이 높다(b=0.04, p<0.01, Table 7).
반면 여성의 교육 수준과 가사 분담 간 연관성은 관찰되지 않는다. 이는 교육이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에 미치는 부적 영향을 보고한 선행연구(Lee 1998)와 다르다.
가구 소득이 부부간 가사 분담에 미치는 영향 역시 유의미하지 않다. 가구 소득은 가전 구매를 통한 가사부담의 총량 감소 뿐 아니라 대체 노동력의 구매를 통해 부부간 분담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변수이지만, 45-54세 연령대 여성의 경우에만 가구 소득이 가사 시간에 미치는 부적 영향력이 유의미할 뿐 정작 가사 분담비율과의 연관성은 관찰되지 않았다.
미취학 자녀수가 가사 분담비율에 미치는 연관성은 어느 연령대에서도 유의미하지 않다. 이러한 결과는 취학 전 자녀의 양육이 특히 모성에게 시간적ㆍ물리적 부담을 요구한다는 통념에 부합하지 않는다. 오히려 초중고 자녀수와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 간 정적 연관성이 35-44세 그리고 45-54세 연령대에서 유의미하다(35-44세, b=0.01, p<0.05, Table 5; 45-54세, b=0.01, p<0.01, Table 6). 이러한 현상은, 오늘날 초중고 자녀에 대한 부모의 지원 부담이 커지고 그 부담이 여성에게 편중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가사 분담비율에 있어서 연령대별 평균 차이가 유의미하지 않게 나타난 변량 분석 결과에도 불구하고(Table 4), 35-44세 연령대 내에서 그리고 45-54세 연령대 내에서 연령과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 간 정적 연관성이 관찰되었다(35-44세, b=0.10, p<0.01, Table 5; 45-54세, b=0.00, β =0.08, p<0.05, Table 6). 이는 연령과 아내의 분담비율 간 정적 연관성이 있다는 선행연구의 주장(Lee 1999)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서, 은퇴기에 이르기 전까지는 연령이 높을수록 가사 부담이 여성에게 더욱 편중되는 방식으로 수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V. 결론 및 논의
본 연구는 시가와 친정 그리고 부모와 형제자매로 세분화된 친족연결망들이 부부 간 가사 분담에 연관되는 모습과 관련하여, 연령대별 차이를 관찰하였다. 이를 통해 부부의 가사 분담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 연결망들 간의 차이와 더불어 연령대별 차이 및 변화 추세를 탐색할 수 있었다.
우선 대면 접촉의 빈도를 증가시킬 수 있는 근거리 거주를 조건으로 연결망의 1차 경계 내 조밀도를 대변하는 변수들의 영향력이, 전화 및 온라인 접촉까지 염두에 둔 2차 경계 내 조밀도 변수로서 함께 포함된 생존 부모수 및 총 형제자매수에 비해, 부부의 가사 분담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뚜렷하고 연령대별로 다양함을 확인하였다. 이는 근거리에 거주하는 친지들 간의 잦은 대면 접촉과 지원 교환이 여전히 부부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임을 시사한다.
1. 친정부모 연결망의 영향과 시부모 연결망의 영향
부부간 가사 분담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 친정부모 연결망과 시부모 연결망 간에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공존한다. 나이든 연령대의 여성에게 아버지의 생존이 아니라 어머니의 생존이 딸과 며느리의 가사 분담비율을 높인다는 분석 결과는, 여성적 영역인 가사수행에 있어서는 가부장적 구속을 행사하는 존재 역시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임을 의미한다. 아울러, 나이든 연령대에서는 가부장적 역할 분리 규범이 여전하고 특히 부모 세대의 여성들이 자녀 부부에게 이러한 전통적 성역할 규범을 전달하고 구속하는 존재임을 시사한다.
한편 양육과 가사로 인한 부담이 많은 35-44세 연령대의 딸 내외에게 근거리에 사는 친정부모가 가사를 지원함으로써 딸의 가사 분담비율을 낮춘다는 분석 결과로 미루어 볼 때, 가사 역할이 여전히 여성적 영역으로 여겨지므로 그에 대한 지원 역시 시부모가 아닌 친정부모에 의해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추론된다.
반면 가사부담이 줄어든 55-64세 연령대에서 근거리 거주 시부모가 아들의 가사 시간 증가 및 며느리의 가사 분담비율 감소와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이는 것에 관하여, 젊은 부부의 경우와는 다른 해석이 필요하다. 55-64세 여성에게, 근거리에 거주하는 초고령의 시부모는 피부양 필요로 인한 도구적 지원의 수혜자일 가능성이 높다(Han & Kim 2010). 따라서 남성들이 근거리에 사는 자신의 노부모에 대해 아내가 부양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더 이상 당연시할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하여, 아내와의 사이에서 일종의 타협으로서 자신의 가사 역할을 늘리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해당 연령대 여성의 근거리 거주 친정부모는 남편의 가사 시간을 증가시키거나 가사 분담비율의 유의미한 변화를 유발하는 경향이 관찰되지 않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이러한 남편의 타협은 여전히 가부장적 가치관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상기 결과는 친족연결망이 부부에게 필요한 자원을 지원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부부가 친족연결망에 자원을 제공해야 할 수도 있음을 환기시킨다(Lee 2019). 그리고 이러한 자원제공의 방향에 따라 친족연결망이 부부의 가사 분담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2. 친정형제자매 연결망의 영향과 시형제자매 연결망의 영향
친정형제자매든 시형제자매든 조밀하게 얽혀 있을수록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을 높인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그렇지만 근거리 거주 친정형제자매의 영향력은 35-44세 연령대에서 관찰되는데, 시형제자매의 영향력은 55-64세 연령대에서 관찰된다는 점에서 다르다.
근거리에 거주하는 친정형제자매가 젊은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난 분석 결과에 관하여, 다음의 두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 하나는, 근거리에 거주하는 친정형제자매가 많을수록 그들이 젊은 부부의 가사를 지원해줌으로써 부부간 분담의 필요성을 약화시킬 가능성이다. 이는 촘촘히 연결된 주변 연결망으로부터 가사 지원을 얻음으로써 남편과 분담할 필요가 줄어든다는 선행 연구들(Bott 1955; Gordon & Downing 1989; Kim 2007; Lee 1998; Lee & Bauer 2013)의 주장에 부합한다. 그러나 또 다른 하나의 가능성은, 근거리에 사는 친정형제자매들로 이루어진 연결망 내에 가사대체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고 편리함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부부에게 전달됨으로써, 상품 및 서비스 구매를 통해 부부 간 분담을 대체하게 할 가능성이다. 젊은 여성의 경우 친정형제자매들 역시 상대적으로 젊으므로, 가사란 여성에 의해 가정 안에서 행해져야 한다는 식의 전통적 가치관보다는 대체상품을 구매해서 해결할 수 있다는 식의 새로운 가치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사노동이 여성적 영역으로 자리매김 되는 경향은 젊은 층에도 여전해서(Lee 2010, 2019), 가사를 대체할 반조리 식품을 찾거나 가전제품을 찾아내서 구매하고 혹은 가사 대행업체에 의뢰하는 등의 역할 역시 여성에 의해 주도된다. 그 결과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 자체는, 가사 시간과 달리, 친정형제자매 연결망이 조밀할수록 오히려 높을 수 있다. 상기 두 가지 추론은, 친족연결망의 조밀도와 부부의 가사 분담 간 연관성을 설명하는 사회연결망 이론이 적용되는 경로가 획일적이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한편 55-64세 연령대에서 근거리에 거주하는 시형제자매가 남편의 가사 시간을 감소시키고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난 바에 비추어 볼 때, 근거리의 시형제자매가 가부장적 성역할 문화를 부부에게 전달하는 구조적 권력으로서 작용할 가능성을 추론해 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경향이 젊은 연령대에서 유의미하지 않은 것은, 젊은 세대로 갈수록 시형제자매가 자리매김하는 친족으로서의 권력이 약화되기 때문일 수 있고 혹은 젊은 여성의 경우 시형제자매의 연령대 또한 젊어서 가부장적 가치관 대신 성 평등적 가치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전술한 바 35-44세 연령대에서 나타난 친정형제자매 연결망의 영향과 55-64세 연령대에서 나타난 시형제자매 연결망의 영향이 다른 것은, 친정 연결망과 시가 연결망 사이의 본질적 차이 때문일 수도 있고 혹은 가부장적 기대를 고수해 온 나이든 연령대(55-64세)와 새로운 변화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젊은 연령대(35-44세) 간의 차이일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3. 부모 연결망의 영향과 형제자매 연결망의 영향
친가와 시가를 막론하고, 가사 분담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 부모 연결망과 형제자매 연결망 간 차이가 관찰된다. 우선 생존한 친정어머니 및 시어머니가 55-64세 연령대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과 정적 연관성이 있는데, 총 형제자매수는 가사 분담과의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는다. 이는 부모자녀 간 부양으로 얽힌 고리가 형제자매 관계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일 수 있다.
또한 근거리에 거주하는 부모가 딸의 가사 시간을 줄이거나 아들의 가사 시간을 늘림으로써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을 낮추는 행위를 하는 것과 달리, 근거리에 거주하는 형제자매는 어떤 경로로든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을 증가시키는 행위를 하는 것 또한 차이점이다. 이러한 차이들은 부모가 구성하는 수직적 연결망과 형제자매가 구성하는 수평적 연결망이 지닌 본질적 차이 때문일 수도 있고, 혹은 부부와는 다른 세대인 부모 연결망과 부부와 동 세대인 형제자매 연결망이 지니는 기대 차이 때문일 수도 있다. 특히 나이든 연령대 여성에게 초고령의 시부모와 남편이 더 이상 가부장적 권력으로서의 구속력을 행사하지 않는데 반해 시형제자매는 형수 혹은 올케인 여성에게 여전히 가부장적 기대를 하고 구속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4. 가부장적 가치관의 잔존과 변화에 관하여
55-64세 연령대에서 시형제자매가 부부간 가부장적 가사 분담을 유도하는 모습과 35-44세 연령대에서조차 가사노동의 1차적 책임이 여성의 몫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양상을 관찰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가부장적 가치관이 여전히 남아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다른 한편, 55-64세 연령대 남성들이 근거리의 노부모와 관련하여 자신의 가사 시간을 증가시키는 모습 그리고 연령대가 젊을수록 친정 연결망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의 가부장적 가치관이 희석되고 있는 흐름 또한 파악할 수 있었다.
친족연결망의 구조적 변수들이 종속변수에 미치는 영향력 즉 회귀계수의 유의미도가 연령대마다 다른 것은, 생애 발달단계별 특성 차이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치관 자체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이는 우리 사회의 가부장적 가치관이 희석되고 성 평등적 가치관이 보편화되어가는 과정에서, 연령대에 따라 부부의 삶이 다양한 방식과 다양한 강도로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5. 연구의 의의 및 한계
사회 인구학적 변수들만을 투입한 1단계 모형과 친족연결망 변수군을 추가 투입한 2단계 모형 간 설명력(R-squared) 차이가 크지 않고, 또한 친족연결망 변수군 중 일부에서만 유의미한 연관성이 관찰되었다. 이는 종속변수와의 연관성에 있어서 친족연결망이 지니는 설명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으나, 2차 자료를 활용하는 연구가 지닌 한계 즉 기존 자료 내의 변수들을 사용해야 하는 한계로 인하여 친족연결망을 대변하는 변수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추후 친족연결망 내 상호 접촉 빈도 및 정서적 친밀감 등이 직접 측정된 자료를 변수로서 활용할 수 있을 때, 좀 더 포괄적이고 정교하며 설명력이 큰 모형을 설계하고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친족연결망이 부부간 가사 분담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에 관하여, 언제나 하나의 가능성만 제기된 것은 아니다. 젊은 여성의 근거리에 거주하는 친정형제자매가 양 배우자 모두의 가사 시간을 줄이지만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을 오히려 높이는 경로에 관하여, 그리고 근거리에 사는 시형제자매가 남편의 가사 시간을 줄임으로써 여성의 가사 분담비율을 높이는 경향이 나이든 연령대에서만 유의미하고 젊은 연령대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이유에 관하여서도, 전술한 바와 같이 각각 두 가지 추론들이 가능했다. 추후 심층 면접에 기초한 질적 연구를 통해, 본 연구의 양적 분석이 드러낸 결과들의 이면에 존재하는 경로 등을 명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거주이동이 활발한 오늘날, 동거 여부 및 근거리 내의 친족연결망 등은 일방적으로 부부에게 주어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부부가 선택할 수 있는 변수이기도 하다. 즉 본 연구에서와 같이 친정부모의 근거리 거주가 선행하고 자녀 부부에 대한 가사 지원이 후행하는 식의 인과성도 가능하지만, 역으로 자녀 부부의 가사 지원 필요가 선행하고 이를 얻기 위해서 노부모 가까이로의 이사가 후행하는 방식의 인과성 역시 가정할 수 있다(Rözer et al. 2018). 이러한 점에 기초하면, 순환적 인과성에 대한 검증을 시도해 볼 만 하다. 이 역시 추후의 연구 과제로 삼고자 한다.
전술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친족연결망이라는 구조적 변수와 가사 분담 간 연관성에 있어서 친정과 시가 및 부모와 형제자매 등으로 세분화하고 그들 간의 특성과 차이를 관찰할 수 있었던 것은 본 연구의 의의이다. 그리고 친족연결망과 가사 분담 간의 연관성에 있어서 연령대에 따른 차이가 실재함을 관찰함으로써, 전통과 변화가 혼재하는 과도기적 특성을 파악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의미가 있다. 친족연결망 만으로 부부에게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는 기저모형은, 부부의 거주지 선택과 관련하여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추후 좀 더 풍부한 자료와 적확한 분석모형을 가지고, 친족연결망과 가사 분담이라는 주제에 다시 다가설 것을 기약한다.
Acknowledgments
This research was supported by 2019 grants from Kangnam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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