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n Journal of Community Living Science
[ Article ]
The Korean Journal of Community Living Science - Vol. 33, No. 3, pp.441-454
ISSN: 1229-8565 (Print) 2287-5190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Aug 2022
Received 18 Apr 2022 Revised 20 May 2022 Accepted 08 Aug 2022
DOI: https://doi.org/10.7856/kjcls.2022.33.3.441

가족관계 및 지역사회 만족도가 노년기 삶의 만족에 미치는 영향: 코로나-19 관련 지역사회 안전 인식 차이를 중심으로

이서연 ; 조원지1)
전남대학교 가정교육과 조교수
1)전북연구원 연구위원
Effect of Family Relationship and Community Satisfaction on Life Satisfaction in Old Age: Focusing on the Difference in Safety awareness in the Community Related to COVID-19
Seo Yeon Lee ; Won Jee Cho1)
Associate Professor, Dept. of Home Economics Education, Chonnam National University, Chonnam, Korea
1)Research Fellow, Jeonbuk Institute, Jeonbuk, Korea

Correspondence to: Seo Yeon Lee Tel: +82-62-530-2524 E-mail: sy0929@jnu.ac.kr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bstract

Social distancing following the outbreak of COVID-19 has resulted in diminishing the physical movement and social networks among the elderly. The decreasing social interaction within the network has affected the elderly’s satisfaction with their social network, resulting in decreased overall life satisfaction. Therefore, using data after the outbreak of COVID-19, we examined the elderly’s family and community satisfaction and overall life satisfaction, and investigated the effect of these satisfactions on overall life satisfaction. In order to consider the importance of awareness of community safety in the context of a pandemic, this study divided the elderly into two groups: a group with a high degree and a group with a low degree of awareness of community safety. We enrolled 4,779 married elderly people over 65 years from the 2020 Jeollabuk-do Social Survey to explore the effect of the elderly’s family relationships and community satisfaction on overall life satisfaction. Analysis was achieved by applying t-test and multiple regression. Our results suggest that satisfaction with the social network varies according to the degree of awareness of community safety from COVID-19, and differences were obtained in the factors affecting the life satisfaction of each group. These findings show the need to consider the level of awareness of community safety when discussing the life satisfaction of the elderly in the post-corona era. In addition, our results stress that satisfaction with the community in which the elderly resides is a vital factor for the life satisfaction of the elderly.

Keywords:

COVID-19, life satisfaction of the elderly, safety awareness about community-related to COVID-19, family relationship, community satisfaction

Ⅰ. 서론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의 장기화는 우리 일상에 다양한 변화를 가져왔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의 비율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급격하게 증가하여 80대 이상인 경우 코로나-19 확진자 중 사망자의 비율이 57.38%에 달하고 있다. 또한, 80세 이상의 치명률(치명률 = 사망자수/확진자수*100)은 2.68%로, 0.04%에도 미치지 않는 50대 이하의 다른 연령층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of Korea 2022). 노년 세대에 대한 코로나-19의 높은 치명률 때문에 노인의 물리적 이동과 사회적 관계망이 위축될 위험이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발생 직후 질병관리청에서는 65세 이상 어르신을 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꼭 필요하지 않은 외출이나 모임, 여행 등을 자제하고 환기가 원활하지 않은 밀집된 장소에 가지 않는 등의 생활 수칙을 권고하기도 하였다. 그 결과, 노인의 일상생활이 이루어지는 공간인 지역공동체와 이웃뿐만 아니라 배우자, 자녀, 형제자매 등 가족과의 왕래가 어려워졌다. 보건사회연구원에서 3년에 한 번씩 실시하는 『노인실태조사』에 의하면, 코로나 발생 이후인 2020년에는 비동거 자녀 및 손자녀, 친구나 이웃, 형제자매 등과의 왕래 빈도가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7년에 비해 현저히 감소하였다. 보다 구체적으로, 비동거 자녀와의 왕래는 2017년 연간 65.72회에서 2020년 연간 28.94회로 56% 감소하였고, 친구나 이웃과의 왕래는 연 205.72회에서 143.73회로 30.2% 감소하였다(노인실태조사, 각 년도). 관계망 내 상호작용의 감소는 노인의 사회적 관계망에 대한 만족도와 더불어 전반적인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전 세계적인 혼란 속에서 사회정책은 다양한 내ㆍ외생 변수들의 영향으로 형성되고 변화되는데, 코로나-19의 발생과 확산은 사회제도의 방향을 바꾸는 중요한 분기점(critical juncture)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Kim 2020). 사회와 개인의 안녕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정부 및 공공 차원에서 개인이 위기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에 어떻게 대처하는 지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수립하여 대중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Newlove-Delgado et al. 2021; Karataş & Tagay 2021). 즉, 새로운 사회환경에 맞게 지역사회의 정책이나 서비스 제공 방식 등에서 변화가 필요하며,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지역민이 지역사회의 지침을 인식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의 변화에 맞추어 최근 선행연구에서는 코로나에 대한 불안 등 지역사회의 안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삶의 만족도(Utku et al. 2021)를 낮추거나 일-가족 간 갈등(Trugut et al. 2021)을 심화시킨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 이와는 달리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정부나 미디어에 대한 신뢰는 주관적 건강 상태를 높이는 데 강한 관련이 있다는 주장(Evgenia & Marie-Noelle 2021)도 있다. 지역사회 안전 인식 정도가 개인의 일상생활을 재구조화하여 삶의 질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상의 선행연구들은 직장생활을 하며 일-가족 양립을 추구하는 30~50대 성년 세대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그 결과를 노년기의 삶에 적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노인들은 성년 세대에 비해 지역사회에 더 오랜 기간 머물러 왔기 때문에 지역사회에 대한 안전 인식이 젊은 세대와는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 비해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다소 떨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젊은 세대의 지역사회 안전 인식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노인의 지역사회 안전 인식과 삶의 만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코로나에 대한 안전 인식 정도가 노인의 삶의 질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사회적 관계망을 어떻게 재구조화하는지, 그리고 그러한 관계망 변화가 노인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한편 갑작스러운 사회환경에 따른 인간의 삶의 질 변화는 생태학적 체계이론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접근해 볼 수 있다. 인간은 다양한 생태체계의 중심에 위치하며, 다양한 체계에서 인간과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달이 이루어진다. 그런데 재난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생태체계가 변화될 수 있으며, 생태체계의 변화는 개인의 삶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코로나-19도 일생 중 경험하게 되는 재난 상황의 하나로 생각해볼 수 있는데,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해 노인의 중요한 생태체계인 가족과 지역사회와의 상호작용 빈도나 방식이 변화하였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이다. 이러한 변화들은 가족과 지역사회에 대한 개인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는 궁극적으로 노인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한 생태체계의 변화와 그 결과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매우 제한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불가역적 상황이 개인, 특히 노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기 위하여 이 연구는 『2020년 전라북도 사회조사』 자료를 이용하고자 한다. 특히, 전라북도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20년 기준 전체 도민 179만 2,000여명 중 20.6%인 36만 9,000여명으로, 전국 평균 15.7%보다 높은 급속하게 고령화된 지역 중 하나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노인을 둘러싼 중간체계와 외체계의 변화가 이들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통해 팬데믹 상황에서 노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개인 및 가족 차원의 노력과 지역사회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연구의 구체적인 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코로나-19에 대한 지역사회 안전 인식 여부(안전-불안전)에 따라 가족관계 만족도, 지역사회 만족도 및 삶의 만족도 차이를 규명한다.

둘째, 코로나-19에 대한 노인 개인의 지역사회 안전 인식 여부(안전-불안전)에 따라 가족관계 만족도와 지역사회 만족도가 삶의 만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한다.


II. 선행연구고찰

1. 생태학적 체계이론

생태학적 체계이론은 인간발달을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이론이다(Jung 2015). 생태학적 체계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다양한 생태체계의 중심에 위치하며, 다층적 체계와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달이 이루어진다. 발달 과정에서 개인의 적응에 중점을 준다.

생태체계는 미시체계, 중간체계, 외체계, 거시체계, 시간체계로 구성되어 있는데, 미시체계는 개인과 가장 인접한 환경으로 집의 크기나 주변 기관 등 시설물, 부모ㆍ자녀ㆍ형제나 이웃 등이 이에 포함된다. 외체계는 개인이 직접 참여하지는 않지만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환경을 의미하는 것으로, 정부기관, 사회복지기관, 대중매체, 지역사회 보건 및 복지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중간체계는 미시체계들 간의 상호관계로 가족과의 관계, 이웃 친구와의 관계 등이 해당한다. 거시체계는 개인이 속한 사회의 문화나 관습을, 시간체계는 시간 경과에 따른 개인과 환경의 변화를 의미한다.

이상의 다양한 체계들은 전생애에 걸쳐서 전환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처럼 한 체계 또는 둘 이상의 체계가 주요한 전환을 겪는 중대한 변화를 ‘생태학적 전환(ecological transition)’이라고 한다(Jung 2015). 생태학적 전환은 새로운 미시체계가 나타나거나 중간체계가 수정되는 경우, 또한 거시체계에의 변화 등으로 초래될 수 있으며, 새로운 체계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개인에게는 큰 도전이 될 수 있다. 또한, 개인의 정신건강 및 노화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Bronfenbrenner 1979).

생태학적 전환을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 대입하여 보면, 감염병의 확산은 지역사회의 안전 인식과 가족관계, 지역사회 만족도 등의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 다층적인 체계에서 지역사회 안전 인식은 외체계, 가족관계 및 지역사회 만족도는 중간체계로 인식될 수 있으며, 개인을 둘러싼 다양한 체계의 생태학적 전환이 개인의 삶에 변화를 초래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Edward(1998)는 생태학적 체계이론은 재난 상황이 개인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가치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또한, 사회의 문화나(Abramson et al. 2002) 거주 공간(Evans et al. 2003) 등을 포함하는 생태학적 맥락은 노인의 정신건강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로 주목받아왔다. 따라서 생태학적 체계이론은 노년기에 경험하는 생태학적 전환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 데 매우 적절한 이론적 관점이라 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중간체계인 배우자, 자녀 등 가족과의 관계, 지역사회 만족도와 외체계인 지역사회 안전 인식을 선택하여 코로나 발생으로 촉발된 생태학적 체계의 변화가 노인들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한다.

2. 가족관계 및 지역사회 만족도가 노년기 삶의 만족에 미치는 영향

삶의 만족도는 자신의 삶에 대한 인지적 평가와 감정적 평가를 의미하는데(Gilligan & Huebner 2007), 일상생활의 활동에서 느끼는 기쁨, 생활에 대한 의미와 책임감, 목표성취, 낙천적 태도와 감정 등 자신을 가치 있는 존재로 여기는 태도 등을 포함한다. 노년기의 삶의 만족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에 대한 선행연구는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비롯하여 경제적 요인, 건강, 인지 기능, 사회적 지지, 생산적 활동 등 다양한 요인들을 제시하였다(Baltes & Baltes 1990; Fisher 1995; Vailant & Mukamal 2001; Crosnoe & Elder 2002; Chung & Lee 2011; Kang & Yoon 2017). 그 중 가족관계는 노년기의 삶의 질이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라는 연구가 다수 이루어진 바 있다(Choi & Yang 2004; Park 2018). 보다 구체적으로는 부정적인 가족관계나 가족 구성원의 사회적 지지가 낮을수록 노인의 우울 수준은 더욱 높아진다(Lee & Cha 2003; Kim 2007).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의 퇴직과 사회적 관계망의 축소 등은 노인의 삶에서 가족과의 관계를 더욱 중요하게 만드는데(Allen et al. 2000; Lee & Kim 2017), 가족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으면 노인들은 고립감과 우울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노인들이 경험하는 우울감은 삶에 대한 만족도를 낮추는 주요한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하였다(Jeon 2011; Park & Hur 2017).

지역사회 만족도는 개인이 거주하는 지역사회가 개인의 요구를 얼마나 충족해주고 있는가에 대한 인식의 정도로, 지역사회 안에서의 삶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로 정의할 수 있다(Matarrita-Cascante 2010; Bernard 2015; You 2018). 또한 지역사회에 대한 만족은 개인의 삶의 질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므로(Marrans & Willard 1974) 지역사회 만족도를 측정하여 파악하는 것은 지역 발전뿐만 아니라 지역민의 삶의 질 고취를 위해 중요하다. 주민 간의 사회적 관계, 지역 활동 참여 정도, 응집력 있는 네트워크 등과 같은 사회적 변수가 지역사회 만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Oh 2008; Yang 2010; Hwang et al. 2011; Bernard 2015; Fitz et al. 2016). 지역사회 만족도의 중요성에 대한 기존의 많은 논의에도 불구하고 노년기의 삶에 있어 지역사회 만족도와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의 관련성에 관한 연구는 다소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상의 선행연구를 토대로 본 연구에서는 노년 세대에 초점을 맞추어 노년기의 부부관계 및 자녀 관계, 형제자매 관계 등의 가족관계 만족도와 지역사회 만족도가 이들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한다.

3. 지역사회 안전 인식과 삶의 질

안전이란 위험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하고, 위험이란 해로운 결과를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 또는 확률을 의미한다(Quarantelli 1978; WHO/EHA 2002). 사회위험은 특정한 위험 원인이 사회적 수준으로 확대되어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으로, 원인, 전개 과정 및 피해의 결과가 국민의 생활과 사회의 존립 기반에 부정적인 영향과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요인이나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Ahn 2008). 지역사회 안전에 대해서는 다양한 정의와 논의가 시도되어왔는데, Lim(2016)은 사회 안전을 사회적 차원에서 사회구성원들에게 각종 자연 재난이나 사회재난 등 수용 불가능한 위험이 없는 상태로 정의하였다. 사회복지적 측면에서는 지역사회 안전을 사회적 안정성(social stability)으로 정의하기도 하고, 사회적 보호(social protection)라는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다(Holzman & Jorgensen 2001; Jung & Ahn 2011).

지역사회 안전에 대한 인식은 크게 주관적인 인식과 객관적인 인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객관적인 인식은 위험을 해로운 결과가 일어날 확률과 그 결과의 심각성의 결합으로 이해하는 방식이다(IRGC 2008). 주관적인 인식은 위험의 판단 준거가 객관적인 위험원에 대한 개인의 주관적인 인식 정도로 측정된다(Short 1984; Seol 1998). 지역사회 안전에 대한 주관적인 인식은 위험을 기존에 지나치게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방식이 부적절하다는 반성에서 출발한다. 이는 실제적 위험은 객관적인 현실이지만, 위험은 사회적으로 만들어진다는 연구 결과에 근거한다. 즉, 지역사회 안전 인식은 객관적 사실인 동시에 심리학적ㆍ사회적ㆍ문화적ㆍ정치적 요인들이 혼합된 주관적인 판단의 문제라는 것이다(Slovic 1999). 따라서 지역사회 안전에 대한 지역주민의 주관적인 인식은 한 사회에서 문화와 가치를 공유하는 개인들의 판단으로 전체 사회의 안전관리 및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Lim 2016).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지역사회 안전에 대한 노인의 주관적 인식에 주목하고자 한다.

지역사회에 대한 주관적 인식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선행연구는 다소 상반된 결과를 제시한다. Cha & Ok(2014)은 지역사회 안전 인식이 청소년의 전반적인 건강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하였다. 이와 달리, 안전의식 수준과 전반적 삶의 질 간의 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안전의식 수준이 삶의 질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Kwak & Kang 2015). 이에 이 연구에서는 COVID-19에 대한 지역사회 안전 인식에 초점을 맞추어, 노인세대의 안전인식 정도에 따른 삶의 만족도를 비교하여 지역사회 안전 인식과 개인의 삶의 만족에 대한 분석 결과를 제시해보고자 한다.

또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발생 이후에는 지역사회 안전 인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더욱 높아져 이에 대한 연구도 수행되고 있다. Kim & Park(2021)은 2018년과 2020년 사회조사 자료를 비교하여 여성, 고연령층, 낮은 교육 수준, 저소득층, 고용주ㆍ자영업과 임시ㆍ일용직, 장애 등록자, 나쁜 주관적 건강 수준과 같은 사회취약계층에서, 동지역보다는 읍ㆍ면 지역에서 대체로 낮게 나타났다고 결과를 제시하기도 하였다.

지역사회 안전 인식에 대한 선행연구들은 주로 안전 및 위험 요소에 대한 인식, 지역사회 안전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등에 주목해 왔다. 그러나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지역사회 안전에 대한 인식은 주관적인 측면이 있으므로 개인의 연령에 따라 다르게 인식할 수 있고, 이러한 지역사회 인식이 개인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도 연령에 따라 다르게 형성될 수 있다. 지역사회 안전 인식 정도에 따라 노인들의 삶의 만족에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집단을 나누어 살펴본 시도는 매우 드물다. 특히 최근에 발생한 사회재난에 대한 노인의 안전 인식과 삶의 변화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


III.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및 연구절차

이 연구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코로나-19에 대한 불안 인식 정도에 따라 가족관계와 지역사회 만족도가 노년기 삶의 만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하여 『2020년 전라북도 사회조사』에 참여한 조사대상자 13,444명 중 배우자가 있는 65세 이상 노인 4,779명을 추출한 원자료를 재분석하였다. ‘신종 바이러스(코로나-19 등)에 어느 정도 안전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질문에 ‘비교적 불안’과 ‘매우 불안’으로 응답한 코로나-19 발생에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집단은 2,845명이었으며, ‘비교적 안전’과 ‘매우 안전’에 응답한 노인집단은 1,934명으로 나타났다. ‘2020년 전라북도 사회조사’는 2020년 8월 19일부터 9월 7일까지 만 15세 이상 전라북도 내 14개 시ㆍ군 910개 13,515가구의 15세 이상 모든 가구원을 대상으로 ‘인구’, ‘가구ㆍ가족’, ‘소득ㆍ소비’, ‘고용ㆍ노사’, ‘복지’, ‘사회참여’ 등 부문의 실태를 살펴본 연구이다. 전라북도 사회조사는 도민의 삶의 실태를 살펴보기 위해 2년 동안 진행된다. 첫 번째 해는 ‘교육’, ‘보건ㆍ의료’, ‘환경’, ‘여가ㆍ문화’, ‘안전’의 실태를 살펴보았으며, 두 번째 해는 ‘인구’ 부문을 포함하여 6개 부문을 조사하게 된다.

2. 측정도구

1)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

노인의 삶의 만족도는 단일문항 ‘전반적으로 고려하였을 때, 최근 자신의 삶에 대해서 얼마나 만족하십니까?’로 측정하였다. 응답 범위는 0점이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 5점이 ‘보통’, 10점이 ‘매우 만족한다’의 10점 리커트 척도로, 점수가 높을수록 주관적 삶의 만족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2) 가족관계 만족도

노인의 가족관계 만족도를 살펴보기 위해 노인의 배우자, 자녀, 형제ㆍ자매와의 관계 만족도를 각각 단일문항으로 측정하였다. 배우자, 자녀, 형제자매와의 관계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는지의 응답 범위는 1점(매우 불만족)에서 5점(매우 만족)의 5점 리커드 척도이다. 점수가 높을수록 대상자와의 관계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본다.

3) 지역사회 만족도

지역사회 만족도는 노인이 현재 거주하는 지역에서의 자신의 삶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를 통해 확인하였다. 지역사회 만족도 역시 단일문항 ‘현재 자신이 사는 지역(시군)의 전반적인 생활에 얼마나 만족하십니까?’에서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0점)’에서 ‘매우 만족한다(10점)’의 10점 리커트 척도로 측정하였다. 점수가 높을수록 노인이 현재 거주 지역에 대한 만족도가 높음을 보여준다.

3. 분석 방법

본 연구는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을 보인 노인(이하 불안 집단) 2,845명과 안전하다고 인식한 노인(이하 안전 집단) 1,934명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을 살펴보기 위해 기술통계분석을 하였다. 두 집단 간 삶의 전반적인 만족도, 가족관계 만족도, 지역사회 만족도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 t-test를 실시하였다. 두 집단별 가족관계 만족도(배우자, 자녀, 형제ㆍ자매), 지역사회 만족도가 노인의 삶의 전반적인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IV. 결과 및 고찰

1. 연구대상자의 사회인구학적 특성

연구대상자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은 Table 1에 제시된 바와 같다. 연구대상자 중 불안 집단은 2,845명, 안전 집단은 1,934명이었다. 두 집단 모두 전체의 56.6%, 57.8%가 남성이었다. 지난 1주일간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이상 경제활동에 참여 여부의 경우, 불안 집단은 참여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55.0%였으며, 참여하지 않은 비율은 45.0% 이었다. 안전 집단의 경우, 경제활동에 참여했다. 참여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57.3%, 42.7%로 나타났다. 두 집단의 교육 수준을 살펴본 결과, 불안 집단은 중졸 이하가 전체 중 76.5%를 차지하였으며, 고졸은 17.3%, 대졸 이상 6.2%로 나타났다. 안전 집단은 중졸 이하가 79.2%, 고졸 15.3%, 대졸 이상 5.5%이었다. 65세 이상 노인의 연령을 노년 전기(65세~74세), 노년 중기(75세~84세), 노년 후기(85세 이상)로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불안 집단의 연령 구성은 노년 전기가 60.8%, 노년 중기 34.3%, 노년 후기 4.8%로 구성되었으며, 안전 집단은 노년 전기 59.5%, 노년 중기 35.5%, 노년 후기 5.1%로 나타났다. 도시 또는 농촌에 거주하고 있는지 살펴본 결과, 불안 집단 중 농촌 거주자가 72.0%였으며, 도시는 28.0%로 나타났다. 안전 집단은 농촌이 전체 중 79.4%를 차지하였으며, 20.6%는 도시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Descriptive statistics of demographic variables

2. 집단별 가족관계 만족도, 지역사회 만족도 및 삶의 만족도 차이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 집단과 안전 집단 간 배우자, 자녀, 형제자매 등 가족관계, 지역사회, 전반적 삶의 만족 수준의 차이가 있는지 Table 2에서 살펴보았다. 노인의 배우자, 자녀, 형제자매 관계 만족도 범위는 1점~5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두 집단의 배우자와의 관계 만족도를 살펴보면, 두 집단 모두 보통 이상 수준의 만족 정도를 보였다. 불안 집단은 3.98점으로 4,13점인 안전 집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와의 관계의 경우, 두 집단 모두 4.20점 이상으로 높은 만족 수준을 보였다. 신종 바이러스에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녀와의 관계에 대한 만족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형제자매와의 관계에 대한 만족도를 살펴보면, 두 집단 모두 보통 이상의 만족 정도를 보여주었으며, 안전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형제자매와의 관계에 대해 만족도가 높았다. 이상 배우자, 자녀, 형제자매 관계에 대한 만족도에서 불안 집단과 안전 집단의 차이는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

Differences in satisfaction (family relationship, community life, general life)

현재 거주하는 지역에서 영위하고 있는 삶에 대한 만족 점수는 0점에서 10점의 범위를 가지고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노인의 지역사회 만족도가 높아진다. 신종 바이러스에 대해 안전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노인은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노인에 비해 지역사회 내 생활에 대한 만족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반면, 자신의 삶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 수준(0점~10점)은 두 집단 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3. 삶의 만족도, 가족관계 및 지역사회 만족도 간 상관관계 분석

다음으로 만족도 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상관관계 분석을 실시하였다. 먼저, 불안 집단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는 배우자와의 관계 만족도(r=0.77, p<0.01) 성인자녀와의 관계(r=0.37, p<0.01), 형제자매와의 관계(r=0.32, p<0.01), 지역사회 만족도(r=0.30, p<0.27)와 모두 유의미한 양적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관계 만족도 척도 사이에서 배우자와의 관계는 성인자녀와의 관계(r=0.33, p<0.01), 형제자매와의 관계(r=0.30, p<0.01)와 모두 양적으로 유의미한 관계를 보였다.

The correlation of satisfaction (family relationship, community life, general life) (Insecure)

안전 집단은 삶의 만족도는 가족관계 만족도와 지역사회 만족도 간 유의미한 관계가 있는지 살펴본 결과, 삶의 만족도는 배우자와의 관계(r=0.76, p<0.01), 성인자녀와의 관계(r=0.30, p<0.01), 형제자매와의 관계(r=0.30, p<0.01), 지역사회 만족도(r=0.30, p<0.01)와 모두 양적으로 유의미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관계 만족도 간의 모두 유의미한 양적 상관관계를 보이며, 배우자와의 관계는 성인자녀와의 관계, 형제자매와의 관계의 상관관계 계수는 각각 r=0.34(p<0.01), r=0.31(p<0.01)이었다.

The correlation of satisfaction (family relationship, community life, general life) (Secure)

4. 가족관계와 지역사회 만족도가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안전 인식에 따라 가족관계와 지역사회 만족도가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력의 차이를 살펴보고자 한다. 가족관계와 지역사회 만족도의 영향력을 파악하기 위해 노인의 전반적인 삶에 만족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회인구학적 일반변수(성별, 연령그룹, 교육 수준, 경제활동 여부, 거주 지역), 가족관계 만족도, 지역사회 만족도를 투입하여 영향력의 변화량을 살펴보았으며, 중다귀회귀분석을 활용하였다.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인식은 안전하다, 안전하지 않다 두 그룹으로 구분하여 그룹별 가족관계와 지역사회 만족도의 영향력을 살펴본 결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 불안 집단의 가족관계와 지역사회 만족도가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

신종 바이러스에 대해 안전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노인의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들을 살펴보았다(Table 5). 독립변수 간의 상관성을 나타내는 다중공선성 검증을 위해 각 변수의 분산팽창지수(VIF)를 살펴본 결과, 모든 변수의 분산팽창지수(VIF)는 1.60미만으로 다중공선성의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인구학적 특성 변인, 가족관계 만족도, 지역사회 만족도가 삶의 만족도에 대한 설명력은 60%로 나타났다. 성별, 경제활동 참여 여부, 교육 수준, 연령 범주, 거주 지역을 포함하는 사회인구학적 특성 변인 중 경제활동 참여 여부(β=-0.03, p<0.05), 교육 수준(β=0.06, p<0.001), 연령범주(β=-0.04, p<0.001)가 삶의 만족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노인이 참여하는 노인보다 삶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연령이 낮을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가족관계 만족도와 지역사회 만족도 중 불안 집단 노인의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은 배우자와의 관계 만족도(β=0.10, p<0.001)와 지역사회 만족도(β=0.71, p<0.001)로 나타났다. 이들 노인은 배우자와의 관계에 만족할수록, 지역사회에 만족할수록 현재 삶에 대한 전반적으로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The effect of family and community satisfaction on life satisfaction

2) 안전 집단의 가족관계와 지역사회 만족도가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

다음으로 신종 바이러스에 대해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노인의 가족관계 만족도와 지역사회 만족도가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력을 살펴보기 위하여 중다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Table 5). 모든 변수에서 분산팽창지수(VIF)가 1.7미만으로 다중공선성의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 집단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성별, 경제활동 여부, 교육 수준, 연령 범주, 거주 지역), 가족관계 만족도, 지역사회 만족도가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상대적인 영향력을 살펴본 결과, 삶의 만족도에 대한 설명력은 61%로 나타났다. 사회인구학적 특성 변인 중 성별(β=0.03, p<0.05), 경제활동 참여 여부(β=-0.05, p<0.01), 교육수준(β=0.08, p<0.001)이 안전 집단의 삶의 만족도에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남성보다, 경제활동을 참여하지 않는 노인이 참여하는 노인보다,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안전 집단의 삶의 만족도와 가족관계 및 지역사회 만족도 간 유의미한 관계가 있는지 살펴본 결과, 지역사회 만족도(β=0.74, p<0.001)만이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집단은 현재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 대한 만족 정도가 높을수록 삶의 만족 수준이 증가하였다.


V. 요약 및 결론

이 연구에서는 생태학적 체계이론에 입각하여, 코로나-19에 상황에서 중간체계인 가족관계와 외체계인 지역사회 만족도가 노년기 삶의 만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특히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안전 인식 정도에 따라 불안하다고 인식하는 집단과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집단 간 차이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 연구의 결과 요약과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안전 인식 정도에 따라 가족관계 만족도, 지역사회 만족도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안전하다고 평가하는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배우자, 자녀 및 형제자매 등 가족관계에 대한 만족도와 거주하는 지역사회에 대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지역사회 안전 인식이 개인의 건강과 삶의 질에 관련이 있다는 선행연구와 일부 일치한다. 아울러 개인이 위치한 생태학적 체계 중 외체계에 대한 신뢰가 있는 경우 더 작은 범위인 중간체계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생각해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삶의 만족에서는 안전 인식 정도에 따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Kim(2019)의 연구 결과를 통해 해석해볼 수 있는데, 사회적 소통이나 연대감, 포용감 등 사회적 관계망이 사회 안전 인식과 삶의 만족도 간의 관계에서 매개효과를 갖는다. 그런데 이 연구는 팬데믹이 발생한 이후인 2020년에 조사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가족 및 지역사회와의 상호작용이 현저히 줄어들었음을 추론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사회적 관계망이 감소하면서 노인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회적 안전에 대한 인식 차이와 상관없이 모두 낮았던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둘째, 노인의 가족관계 및 지역사회 만족도가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 신종 바이러스에 대해 안전하지 않다고 인식한 노인집단은 배우자와의 관계 만족도가 높을수록, 지역사회 만족도가 높을수록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가 높았다. 반면 신종 바이러스에 대해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노인집단은 가족관계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사회가 신종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경우, 집 밖 외출이나 주변인과의 소통 및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가족관계 이외의 다른 관계와 활동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얻었음을 알 수 있다. 이와는 달리 신종 바이러스에 따른 사회ㆍ심리적 위축을 경험하는 경우 배우자와 같이 가까운 관계와 지역사회 등 더 많은 자원으로부터 심리적 위안과 안정을 찾는 것으로 예측해 볼 수 있다.

또한, 신종 바이러스에 대해 안전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집단과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집단 모두 지역사회 만족도가 높을수록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지역사회가 노년기 삶의 근거지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시사한다. 즉, 지역사회는 노년의 일상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다양한 사회적 관계가 형성되고, 상호작용을 통해 정서적 지지와 위안을 얻을 수 있어 안전 인식 정도에 상관없이 두 집단 모두 지역사회 만족도가 삶의 만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생태학적 체계이론을 기반으로 살펴보았을 때, 지역사회의 안전 인식이나 감염병 확산 등 외체계의 변화는 개인의 삶에 자칫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지만, 중간체계와 미시체계인 지역사회와 가족과의 긴밀한 상호작용이 이를 상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는 집단의 경우 배우자와의 관계 만족도와 지역사회 만족도 두 가지 요인이 삶의 만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 것과 달리, 지역사회가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느끼는 집단의 경우에는 지역사회 만족도만이 삶의 만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이는 외체계로부터의 위협이 클수록 더 많은 체계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적응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사회적인 안전을 위협하는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가족 단위에서 가족원간의 상호작용 빈도를 높이고, 상호작용의 질을 강화할 수 있도록 가족생활교육 등의 개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역사회 단위에서는 사회안전망 관리 상황에 대해 지역민에게 지속적으로 홍보하여 지역민이 지역사회의 안전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역사회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지역 공동체 활동을 통한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는 몇 가지 제한점이 있다. 먼저 본 연구에 사용된 측정 도구는 모두 단일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일문항 척도는 응답자의 편의성이 높고, 반응의 비율이 높아 통계분석과 같은 데이터 처리에서도 효율적이다(de Boer et al., 2004). 그러나 단일문항 척도만으로 만족도에 내재된 다양한 요소를 명확히 측정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향후에는 지역사회 만족도와 가족관계 만족도 등 만족도 측정을 위해 신뢰도 높은 다문항 척도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본 연구의 분석에 활용된 자료는 전북지역의 데이터만을 활용하고 있어 일반화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상의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지역사회에 대한 안전 인식에 따른 노년기 삶의 만족 차이를 밝혀내었다는 점,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에서 노인을 둘러싼 사회적 관계망에 대한 만족의 중요성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이상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팬데믹 상황에서 노인의 사회적 관계망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본 연구의 결과 가족관계 만족도는 신종 바이러스에 대해 안전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집단의 삶의 만족도에만 영향을 미쳤다. 이는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함이 클수록 친밀한 관계인 가족에 대한 기대와 의존이 컸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노인의 사회적 관계망 축소와 물리적 이동 제한이 노년기 삶의 질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고려해 볼 때, 지역사회에서 기존의 사회적 관계를 맺고 유지할 수 있는 정책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둘째, 향후 코로나 전후를 비교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 연구는 배우자, 자녀, 형제자매 등 가족관계를 주로 분석하였다. 그러나 사회적 관계망은 가족뿐만 아니라 친구나 이웃, 기타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구체적인 사회적 관계가 미치는 영향을 명확하게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한, 코로나 이후 노인들의 안전 인식과 만족도 등을 살펴보았기 때문에 코로나 전과 후를 명확하게 비교하기는 쉽지 않다.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노년기 사회관계망과 삶의 만족도 간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코로나-19 발생 전후 사회적 관계의 변화에 대한 인식과 이에 따른 일상의 변화와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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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

Descriptive statistics of demographic variables

Category
Insecure
(N=2,845)
Secure
(N=1,934)
Gender Male 1,610(56.6) 1,118(57.8)
Female 1,235(43.4) 816(42.2)
Participation in
economic activity
Yes 1,565(55.0) 1,280(57.3)
No 1,108(45.0) 826(42.7)
Educational level Less than middle school 2,177(76.5) 1,532(79.2)
High school 491(17.3) 296(15.3)
University or college 154( 5.4) 90( 4.7)
Graduate school 23( 0.8) 16( 0.8)
Age category Young-old 1,731(60.8) 1,150(59.5)
Old-old 977(34.3) 686(35.5)
Oldest-old 137( 4.8) 98( 5.1)
Living area Rural 2,047(72.0) 1,535(79.4)
Urban 798(28.0) 399(20.6)

Table 2.

Differences in satisfaction (family relationship, community life, general life)

Category
Insecure Secure t
M(SD) M(SD)
*p<0.5, ***p<0.001
Family relation
satisfaction (1-5)
Spouse 3.98((0.89) 4.13(0.85) -5.73***
Adult children 4.22(0.75) 4.27(0.72) -2.28*
Siblings 3.75(0.82) 3.89(0.85) -5.14***
Satisfaction in community life (1-10) 6.42(1.64) 6.54(1.76) -2.39*
Life satisfaction (1-10) 6.28(1.72) 6.36(1.80) -1.57

Table 3.

The correlation of satisfaction (family relationship, community life, general life) (Insecure)

General life Spouse Adult children Siblings
**p<0.01
Spouse 0.77**
Adult children 0.37** 0.33**
Siblings 0.32** 0.30** 0.59**
Community life 0.30** 0.27** 0.52** 0.55**

Table 4.

The correlation of satisfaction (family relationship, community life, general life) (Secure)

General life Spouse Adult children Siblings
**p<0.01
Spouse 0.76**
Adult children 0.30** 0.34**
Siblings 0.30** 0.31** 0.65**
Community life 0.30** 0.31** 0.53** 0.61**

Table 5.

The effect of family and community satisfaction on life satisfaction

Insecure Secure
B(β) B(β)
Gender -0.00( 0.00 ) 0.12( 0.03* )
Participation in economic activity -0.12(-0.03* ) 0.18(-0.05** )
Educational level 0.08( 0.06***) 0.12( 0.08***)
Age category -0.11(-0.04** ) 0.09( 0.03 )
Living area -0.07( 0.02 ) 0.09( 0.02 )
Family relation
satisfaction
Spouse 0.20( 0.10***) 0.03( 0.01 )
Adult children 0.07( 0.03 ) 0.08( 0.03 )
Siblings 0.06( 0.03 ) 0.08( 0.04 )
Satisfaction in community life 0.74( 0.71***) 0.75( 0.74***)
R2 0.60 0.61
Adj-R2 0.61 0.60
F 430.08*** 283.4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