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동거 미혼성인자녀의 부모자녀관계의 질과 관련요인: 세대 간 지원교환, 가족부양관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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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his study explored the relationships between unmarried adult children and their coresident parents with a focus on the role of intergenerational exchanges and family values affecting parent-child relations. A total of 767 unmarried adult children who lived with their parents were selected from the data of the third National Korean Family Survey in 2015. The main findings were that coresident adult children exchange diverse resources with their parents and that exchange patterns whether receiving more or giving more differed depending on the helping dimensions. ‘Receiving’ type was more prominent in the dimension of practical help, while, ‘receiving and giving’ type was more noticeable in the dimension of emotional help. Findings also suggest that intergenerational exchange and family values contribute to parent-child relationship quality. While being an active provider of practical help is positively associated with relationship quality, being a recipient of emotional help is related to a higher level of relationship quality compared to being indifferent. In addition, a stronger value of family responsibility was associated with a higher level of relationship quality. These findings indicate that the importance of the practical and emotional component in the relationships between unmarried adult children and their co-resident parents and reciprocal intergenerational exchange and strong family values may be contributory factors to better parent-child relationships.
Keywords:
unmarried adult children, coresident parents, intergenerational exchange, family value, parent-child relations qualityI. 문제제기
오늘날 젊은 세대가 성인으로서 독립적 삶을 사는 것이 쉽지 않다. 교육이 끝나는 시점에 취업을 통해경제적 자립을 이루어야 하지만 젊은이들이 취업의 기회를 잡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미 우리 사회의 청년실업의 문제는 중요한 사회문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2015년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의하면 청년실업률이 9.2%로서 2010년 8%이후로 꾸준히 증가하며, 청년실업률은 전체 연령 평균의 두 배 이상을 육박할 만큼 젊은 세대의 취업문제는 심각하다(Korean National Statistical Office 2015). 또한 대학을 졸업했다고 취업상황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다. 더욱이 젊은 세대가 독립된 가족을 꾸리고 가장으로서 역할을 하기 위한 결혼, 출산의 과정은 더욱 녹녹치 않다. 치솟는 주거비용, 막대한 결혼자금은 당장 취업도 어려운 젊은 세대에게 큰 부담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젊은 세대는 결혼을 점점 뒤로 미루고 있으며, 그 결과 평균 초혼연령과 30대인구의 미혼율은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이다(Lee 2011: Lee et al. 2012).
이처럼 청년층의 실업, 고용불안정 심화, 주거비용 상승 등의 사회경제적 상황의 악화로 인해 교육받고 취업하고 결혼을 통해 부모로부터 독립을 해야 하는 성인기 전이 과정을 개인이 혼자서 해내기 어려워졌다. 이는 현대 산업화된 사회에서 매우 보편적 현상이 되었으며, 자연스럽게 부모의 자녀에 대한 경제적 지원과 도움의 기간이 연장되고 있다. 결국 성인이 되어도 부모와 동거하며 의존해서 살아야 하는 성인자녀세대의 숫자가 지난 십여 년간 전 세계적으로 크게 증가하였으며, 이들을 일컬어 ‘캥거루족’, ‘패러사이트 싱글’, ‘부메랑 키즈’ 등 나라별, 문화권 별로 다양하게 표현되어 왔다(Mitchell 1988; Goldscheider et al. 2001; Sassler et al. 2008; Masahiro 2010; Lee et al. 2011a; Fingerman et al. 2012; Choi 2014).
서구문화권에서 부모동거 미혼성인자녀들에 대한 관심은 이들이 성인기의 보편적 발달과업인 ‘독립성’을 제대로 완수하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촉발된 경향이 크다. 성인이 되면 일단 부모로부터 독립된 주거환경을 갖추는 것을 강조하는 서구의 문화적 특성을 감안할 때, 성인의 연령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모와 동거하며 의존을 하는 상황은 이들 문화권에서 매우 낯설고 생소한 것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일찍이 서구사회에서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한 미혼성인자녀들과 그 가족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들의 가족관계를 탐색한 연구들이 많이 이루어졌다.
이와 비교하여 우리 사회는 노후를 희생하면서까지 자녀에 대한 끝없는 책임감을 부모의 당연한 덕목으로 간주하는 가족가치관이 강한 사회이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전 생애동안 가족 간에 이루어지는 부양과 책임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왔다. 이 때문에 산업화를 거치면서 사회경제적 상황과 가족 및 결혼 가치관이 변하였지만 부모로서 자녀를 교육하고 이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완전히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부모가 도와주어야 한다는 신념은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다(Lee 2011; Choi 2014; Choi & Lee 2014). 실제로 선행연구들(Lee 2011; Choi & Lee 2014)은 우리 사회에서 다 자란 성인자녀에게까지 중년의 부모가 지속적으로 경제적, 도구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바 있다. 또한 성인이 된 자녀를 계속적으로 돌보는 우리사회의 가족주의적 문화는 특정의 사회계층, 특히 중산층의 계급재생산을 가져오는 등 사회계층적 문제로도 지적된다(Choi 2013).
그러나 최근 들어 우리사회에서도 자녀가 성인이 되어서까지도 끝나지 않는 ‘자녀 뒷바라지’에 대한 부모세대와 국가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한국직업능력개발원(2015)은 부모에게 의존적인 성인자녀를 ‘캥거루족’이라고 정의내리고, 이들의 실태와 영향에 대하여 조사한 바 있다. 이 조사에 의하면, 34세 이하 대졸자 청년의 51%가 캥거루족이며 이들의 대부분은 용돈은 받지 않지만 생활비 역시 드리지 않는 주거의존적인 특징을 보인다고 한다. 30대 이상 미혼율의 급증, 청년실업 등의 사회경제적 상황 속에서 우리 사회에서 부모와 동거하는 미혼의 성인자녀, 소위 캥거루족의 규모는 점점 증가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반면 최근 통계청의 ‘2015년 사회조사’에 의하면 60세 이상 부모의 75.1%는 자녀와 같이 살고 싶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Korean National Statistical Office 2015). 연금 등 노후를 위한 사회적 안전망이 부족한 우리 사회에서 캥거루족의 존재는 부모세대의 노후준비를 어렵게 만들어서 결국 부모와 자녀세대 모두를 불안하게 만들고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 나아가 부모의존적인 캥거루족 증가 현상이 구조화될 경우 노인의 빈곤은 가속화 되고 청년층의 생산 활동은 위축되면서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는 분위기이다(Oh 2015).
이러한 가운데 최근 부모 동거 캥거루족에 대한 사회적·대중적 차원의 관심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학문적 차원에서 부모의존 미혼성인세대에 대한 심층적이고 체계적 연구는 아직까지 그리 많지 않다. 다만 부모동거 미혼성인 가구의 특징이 어떠하며, 부모와의 동거가 가족관계, 특히 부모의 정신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본 실증연구(Lee et al. 2011a, 2011b), 이론적 측면에서 우리 사회의 성인자녀의 부모동거의 특징과 이론적 분석틀에 관한 문헌 연구(Choi 2014) 등 몇몇의 연구들이 수행되었다. 비록 제한적이긴 하지만 이 연구들은 최근 관심이 급증하는 부모의존 미혼성인자녀와 그 부모의 현황 및 특징을 파악하고, 현대 한국 사회에서 중장년 부모와 성인자녀 간 관계양상을 보여준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이 연구들은 부모의존 상태인 성인자녀와 부모들의 개별적인 사회인구학적 특징을 파악하는데 국한되거나, 주로 부모의 관점에서 ‘캥거루 자녀’의 존재가 부모의 삶의 질과 어떠한 관련성을 갖는지를 파악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또한 부모의존 성인자녀와 부모와의 가족관계를 주로 경제적 지원교환에 주목하여 파악하는 경향이다(Oh 2015).
반면, 부모의존동거 미혼성인자녀가 구체적으로 매일의 삶에서 부모와 어떠한 상호작용을 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미혼자녀의 동거 상황이 이들의 부모와의 관계의 질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특히 성인자녀세대의 관점에서 파악하는 연구는 드물다. 부모와의 동거는 분명 부모자녀 간에 빈번하고도 다양한 세대 간 교환과 지원을 이끌어낼 것이다. 또한 다 자란 성인자녀가 결혼하지 않고 부모와 동거하면서 산다는 것은 이전 단계의 어린 자녀 혹은 이미 결혼을 한 성인자녀와 동거 부모 간의 상호작용과는 분명 다른 양상과 역동을 보일 것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동거 성인자녀가 부모와 어떠한 세대관계를 맺고 살아가는지 가족관계의 역동을 구체적으로 파악한 연구는 거의 없다. 따라서 미혼의 성인자녀의 관점에서 세대 간 어떠한 지원이 오고 가는지를 파악하고 성인자녀가 인식하는 부모와의 관계의 질을 분석하는 작업은 우리 사회에서 한창 관심이 집중되는 ‘캥거루족’의 특징을 보다 구체적이고 포괄적으로 알 수 있는 기초자료가 되면서, 이들 가족을 바라보는 폭넓은 시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정리하면, 본 연구는 부모동거 미혼성인자녀를 연구의 초점으로 두고, 이들이 부모와 동거하면서 어떠한 상호작용을 하는지, 즉 이들의 특징적인 가족역동이 무엇인지를 살피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 이들이 세대 간 어떻게 지원을 교환하며, 어떠한 가족가치관을 갖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러한 부모자녀 간의 세대관계 특성이 성인자녀가 부모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데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필 것이다. 본 연구의 구체적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부모의존 미혼성인자녀의 부모자녀 간 세대관계특성을 살피기 위해 이들의 세대 간 지원교환유형과 가족부양관의 양상이 어떠한지 살펴볼 것이다. 둘째, 부모동거 미혼성인자녀의 부모와의 관계의 질의 수준이 어떠한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때 세대 간 지원교환유형에 따른 부모와의 관계의 질의 수준은 어떠한지 파악해볼 것이다. 셋째, 부모동거 미혼성인자녀의 부모와의 관계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 특히 세대 간 지원교환유형과 가족부양관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II. 선행연구고찰
1. ‘캥거루 자녀’와 부모자녀관계의 질
부모자녀관계에 관한 관심과 연구들은 주로 아동·청소년자녀의 부모자녀관계, 혹은 노부모와 성인자녀관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왔다(Aquilino & Supple 1991). 이에 반해, 젊은 성인자녀와 중년부모 간의 가족관계에 대한 관심은 특히 ‘캥거루족’에 대한 논의와 함께 비교적 최근부터 시작되었다. 미국, 캐나다 등 성인연령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결혼과 출산, 취업을 유보하고 부모와 동거하며 살아가는 의존적인 성인자녀가 증가함에 따라 이들에 대한 사회적·학문적 관심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Mitchell & Gee 1996).
그런데 서구 사회에서 부모와 동거하는 의존적 성인자녀를 보는 시각은 그리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성인자녀가 중년부모와의 동거를 한다는 것은 성인기 이후 독립을 강조하는 이들 문화권에서 받아들이기 쉽지 않는 ‘비규범적’ 현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성인자녀와 부모의 동거가 부모자녀관계의 질뿐 아니라 가족 전체의 삶의 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견해가 매우 보편적이다(Umberson & Gove 1989; Mitchell & Ellen 1996).
일본의 경우도 부모의존 성인자녀들이 증가함에 따라 이들을 ‘패러사이트 싱글’이라고 명명하고 사회적·학문적 연구의 대상으로 관심을 보여 왔다. ‘패러사이트 싱글’세대는 일본사회의 장기적 경제침체와 자식에게 무한정의 애정을 보이는 부모세대가 합작해서 만든 부정적 사회적 결과물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크다(Masahiro 2001; Mariko 2006). 부모의존적인 젊은 세대의 문제는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심화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청년층 내 경제적 불평등과 위화감을 심화시킬 수 있는 문제점을 사회적 차원에서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Lee at al. 2011a). 이처럼 사회적 차원에서 볼 때, 부모와 동거하면서 경제적으로 의존하며 살아가는 미혼의 성인자녀세대의 증가는 생산가능인구의 무기력함과 연결되어 사회경제적 측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한편, 가족관계적 차원에서 볼 때 과연 부모의존 성인자녀의 존재가 가족 내 역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쉽지 않다. 즉, 부모의존 독신성인자녀와 부모와의 관계적 측면을 탐색한 연구들이 그리 많지 않으며, 그 결과 역시 일관되지 않기 때문이다(Wister et al. 1997).
선행연구들에 의하면 부모의존 성인자녀와 부모와의 관계의 질은 매우 복합적 양상을 보인다. 먼저 부모의 입장에서 볼 때, 의존적 성인자녀의 존재가 중년기 부부의 삶에 부정적이라는 견해가 크지만(Auilino & Supple 1991; Mitchell & Gee 1996; Lee et al. 2011a), 이에 반해 빈둥우리 시기를 늦추고 부모의 중년기 허전함을 채워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견해도 일부 제기된다(Byers et al. 2008; Lee et al. 2011b). 분명한 것은 부모의 도움제공과 자식의 의존은 부모와 자녀 모두의 삶의 질에 중요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 의견이 일치하는 경향이다(Fingerman et al. 2012).
먼저, 부모세대 관점에서 성인기자녀의 의존은 부담이며 심리적 스트레스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Lee et al. 2011a). 몇몇 연구들은 성인자녀를 돌봐야 하는 부모들이 경제적 비용 뿐 아니라 정서적인 비용 역시 치러야 한다고 지적한다(Fingerman et al. 2006; Birditt et al. 2010). 부모세대가 성인자녀의 의존은 이들이 성인기의 규범적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고 파악하면서 자신의 지원행동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Schnaiberg & Goldenberg(1989) 역시 좀 더 교육수준이 높아서 자식에 대한 기대가 높은 부모일 경우 성인자녀의 동거를 못마땅하게 생각해서 자식과 갈등할 가능성이 크고, 이것은 부모의 거주만족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한 바 있다.
반면, 부모의 삶에 성인자녀의 의존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오히려 부모에게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Lee et al.(2011b)의 연구는 서구와 달리 우리 사회에서 미혼성인자녀와의 동거가 부모의 정신건강이나 삶의 질에 중요한 영향요인이 아니었다고 보고한다. 이는 서양과 달리 자녀가 결혼을 할 때까지 부모와의 동거를 당연히 여기는 우리의 전통적 가족가치관과 관련이 있으며, 이 때문에 부모의존성인자녀의 존재가 부모의 삶에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심지어 서구에서도 25-39세 사이의 성인자녀와 동거하면서 이 자녀들에게 경제적, 도구적, 정서적 지원을 제공하는 부모들의 우울증상은 그렇지 않은 부모에 비해 그 수준이 높지 않다는 주장(Byers et al. 2008) 역시 존재한다.
그렇다면 성인자녀의 입장에서 부모와의 동거와 의존이 이들의 삶과 가족관계 만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성인기로의 전이를 수월하게 하고 보다 최적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은 부모와의 동거를 긍정적으로 볼 것인지, 이와 반대로 부모로부터 독립을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자신의 삶에 부정적인 감정을 가질 것인지, 선행 연구들의 결과들은 복합적 양상을 보인다(Fingerman et al. 2012).
일단, 부모세대와 달리 자녀세대의 입장에서는 성인연령에 도달했음에도 부모와 동거하는 것은 여러모로 이들의 삶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요인들이 많다. 가장 대표적으로 부모로부터의 경제적 도움은 성인자녀들의 경제적 안정과 직결되어 이들의 삶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Mitchell & Gee 1996; Lee et al. 2011a). 부모가 자녀에게 경제적 도움을 줌으로써 자녀들은 더 좋은 직장을 찾고 더 높은 교육수준을 성취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부모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은 자녀들은 신혼 초기에 경험하는 경제적 압박으로 인한 신혼기 부부갈등 등을 원만히 극복하는 데에도 유리하다는 지적이다(Goldscheider et al. 2001). 이 때문에 성인자녀들은 부모로부터의 지원과 의존을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로 간주하며 부모도움이라는 또 하나의 기회와 여분의 자원을 얻음으로써 더 나은 삶의 질을 영위할 가능성이 높다(Umberson 1992).
그러나 성인연령에 도달했음에도 여전히 부모로부터 돌봄을 받고 독립하지 못하는 자녀들의 상황이 반드시 이들의 삶과 가족관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는 확신을 하기는 어렵다. 오늘날의 사회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성인기로의 전이가 쉽지 않다.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성인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은 자녀 개인의 입장에서 심리적 압박이 될 수 있으며, 이는 부모-자녀관계에 갈등의 여지를 남긴다는 점을 예상할 수 있다. 서구의 연구들(Flanagan et al. 1993; White & Rogers 1997)에 의하면 부모와 동거하는 성인자녀에게 부모자녀관계의 질에 관한 질문을 하였을 때 비동거 성인자녀들에 비해 거의 모든 항목에서 더욱 부정적인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성인자녀가 부모와 동거를 할 경우 과거 아동기나 청소년기 때와 달리 새로운 부모자녀관계 설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만약 이것이 원활치 않을 경우 부모자녀 간 문제와 갈등을 일으킬 소지가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부모동거 미혼성인자녀, 즉 ‘캥거루자녀’에 관한 학문적 차원의 연구들이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미혼의 성인자녀가 부모와 동거하는 것이 가족역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즉 자녀와의 동거상황이 부모와의 관계의 질에 어떠한 관련성을 갖는지를 특히 성인자녀의 입장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본 연구는 거의 없다. 따라서 본 연구는 부모동거 미혼성인자녀를 대상으로 이들이 부모와 어떠한 세대관계를 맺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피고 부모관계의 질은 어떠한지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2. 세대관계 특성과 부모자녀관계의 질
미혼의 성인자녀가 여전히 집에 남아서 부모와 함께 살아갈 때, 이들은 분명 아동기나 청소년기 때와 다른 양상으로 부모와 상호작용하면서 일상을 공유할 것이다. 한 집에 살면서 매일 수없이 부모와 상호작용을 하는 가운데 이들은 다 자란 성인으로서 부모와 쌍방향적 교류를 하면서 성인기 나름의 특징적인 세대관계를 이루어갈 것이라 예상한다. 자녀의 연령이 많아질수록 부모로부터 자녀에게 지원이 되는 도움의 양은 자연스럽게 줄어들겠지만, 부모와 자녀 간의 세대 간 교류는 평생 동안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동거는 부모자녀 간 높은 수준의 상호 지원교환을 이끌어내는 환경이라고 밝혀져 왔다(White & Rogers 1997). 그리고 이러한 부모-자녀 간에 이루어지는 상호교류, 지원교환은 다시 부모와 자녀세대의 관계의 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임이 분명하다(Kim & Im 2004). 이에 본 연구는 중장년 부모와 동거하는 미혼의 성인자녀의 세대관계 특성이 어떠한지 살피고 이러한 세대관계 특성이 성인자녀가 지각한 부모와의 관계의 질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한편, 세대관계 특징을 어떻게 파악하는가는 학자들마다 다양하게 논의되어 왔다. 주로 세대관계를 세대 간 오고가는 지원교환의 측면으로 파악한 연구들이(Kim & Kim 2000; Lee & Kim 2002; Han & Han 2004) 대다수를 차지하지만, 이 외에도 자녀와의 애착, 가족가치관 등 세대관계의 규범적, 질적 측면을 포함한 연구들도 있다(Park 2003; Kang 2012). 본 연구는 세대관계의 특성을 파악하는데 객관적인 측면에서 상호 지원교환과 더불어 관계의 질적 차원으로서 성인자녀의 가족부양관을 포함시키고자 한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차원을 포함한 세대관계 특성이 부모자녀관계의 친밀감과 어떠한 관련성이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제까지 부모-자녀 간 지원교환을 파악한 연구의 대부분은 주로 노부모-성인자녀관계에 한정된 경향이다. 그 이외의 세대, 예를 들면 중년부모와 성인자녀 간의 자원이전 혹은 세대 간 지원교환을 파악한 연구들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부모동거 미혼성인자녀와 부모간의 상호지원 양상을 파악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전통적으로 가족주의 가치관이 강한 우리 사회에서 성인기에 도달한 자녀에 대한 부양제공의식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다는 점(Hong & Kwak 2014)을 감안할 때, 성인기에 도달했지만 결혼하지 않고 부모와 동거하여 의존적으로 살아가는 성인자녀에 대한 부모의 지원은 계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당연히 노부모-성인자녀관계와 상이한 지원교환패턴이 있을 것이라 사료된다. 이에 이제까지 세대관계 논의에서 다소 소외되어 왔던 중년 세대 부모와 미혼성인자녀 간의 상호 지원교환양상이 어떠한지를 파악해보는 것은 우리 사회의 부모자녀관계 특징을 종합적으로 바라보는데 의미 있는 자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대 간 지원교환과 부모자녀관계의 질과의 관련성은 주로 지원교환의 방향성을 중심으로 논의된 경향이다. 특히, 지원교환의 형평성의 차원에서 볼 때, 어느 방향으로든지 일방적 지원관계가 성립되는 경우 세대 관계와 삶의 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왔다(Kim & Kim 2000). 공평이론과 형평이론의 차원에서 볼 때, 관계에 속한 행위자들이 서로 비슷한 수준으로 상호 의존하여 균형 잡힌 지원교환을 수행하는 것이 심리적 복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노부모의 경우 자녀와의 관계에서 수혜자로서의 위치에만 있을 경우 부모로서의 자아가치를 악화시키기 때문에 삶의 만족도를 낮출 수 있다(Kim & Kim 2000; Cheong 2007)고 보고된다.
이와 달리, 가족 내 세대 간 지원교환과 관계 만족 간의 관련성이 반드시 ‘공평성’을 전제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비록 수혜를 받는 일방적 교환이라 하더라도 어떠한 형태로든 자녀와 상호교류가 많이 이루어지는 경우 부모자녀간의 ‘무교환형’보다 심리적 복지감이 더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Han & Han 2004). 또한 부모자녀 간에 이루어지는 상호도움과 지원을 보상과 비용의 균형, 즉 이해 타산적 관점에서만 설명하기 어렵다. 부모와 자녀는 기꺼이 상대방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것에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가족의 특수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Cheong 2007; Hong & Kwak 2014).
이에 본 연구는 지원교환의 다양한 방향성을 주목하여 부모동거 성인자녀와 부모와의 지원교환과 관계의 질의 관련성을 살피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선행연구들(Kim & Kim 2000; Han & Han 2004; Cheong 2007; Kim et al. 2010)을 토대로 지원 영역을 경제적, 도구적, 정서적 지원 영역으로 세분화 하고, 각 지원 영역별로 지원교환의 방향성, 즉 쌍방향, 수혜 혹은 지원 등 일방향, 무교환 등을 고려하여 세대 간 지원교환형태를 파악하려 한다. 경제적 지원이란 생활비나 용돈 등 금전적 지원을 말하며, 도구적 지원이란 가사노동, 집안일 등의 도움을 말한다. 정서적 지원이란 의논과 상담의 역할을 다하는 것을 말한다. 이처럼 세대 간 지원교환을 다양한 영역으로 파악하는 것은 일상생활 속에서 세대 간의 상호교류가 다양한 차원으로 이루어진다는 점, 그리고 지원교류의 영역에 따라 상호지원의 방향성과 정도, 그리고 관계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이 상이할 수 있음을 감안할 때 유용하다. 예를 들면, 경제적 차원에서 중년부모가 미혼의 성인자녀에 대해 일방적인 지원을 제공할 수도 있지만, 자녀와의 동거를 통해 자녀가 부모에게 여러 상황의 의논상대가 됨으로써 정서적인 측면에서는 자녀로부터 심리적 지지를 얻는 입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앞서 언급했듯이 부모자녀 간의 세대관계의 특성은 이 같은 객관적인 상호간 지원교환 이외에도 접촉, 규범 등 다양한 측면들을 포괄하는 경향이다(Yoo 2011). Bengtson(2001)은 세대관계를 ‘결속’이라고 표현하고, 이를 구조적 결속, 정서적 결속, 기능적 결속, 접촉, 합의적 결속, 규범적 결속 등으로 나눈 바 있다. 또한 Kim & Kim(2000)과 Park(2003)은 세대관계를 특징짓는 중요한 요소로서 근접성, 지원교환이외에도 규범성 등 규범적 요인을 지적한 바 있다.
가족가치관과 부모자녀관계 만족에 관한 선행연구(Kim & Im 2004; Hong & Kwak 2014)들에 의하면, 부모세대의 경우 가족과 관련된 가치관에 따라 자녀와의 관계만족도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고된다. 반면 자녀세대의 경우 가족가치관이 부모자녀관계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Kim & Im 2004). 이 연구들에서 가족가치관은 양성평등, 이혼태도, 결혼관, 자녀에 대한 의미부여 등 전반적인 가족과 관련된 가치관을 살펴보았다면, 본 연구는 가족가치관의 영역으로 가족부양관, 즉 부양과 책임의식에 초점을 둘 것이다. 아무래도 독립성과 상호호혜성을 강조하는 개인주의적 가치관은 좀 더 가족책임의식과 가족부양을 강조하는 부모세대의 가치관과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다 자란 성인자녀로서 여전히 부모와 동거하는 상황에서 부모세대와 가치관이 유사하지 않다면 이는 부모와의 관계에서 갈등이 일어날 수 있는 여지가 생길 수 있으며, 이는 부모자녀관계의 질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세대관계 특징으로서 성인자녀세대의 가족부양의식을 분석에 포함시킴으로써 이러한 자녀세대의 규범적 특징이 부모자녀관계의 질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III.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여성가족부가 주관하고 통계청이 조사한 ‘2015년 가족실태조사’ 자료를 이용하였다. 이 자료는 2015년 3월 17일부터 3월 30일 사이에 전국 5,018가구를 대상으로 만 12세 이상 모든 가족구성원으로부터 수집한 것이다. 조사내용은 가족에 대한 인식과 태도, 가족형성 및 변화, 가족관계, 일과 돌봄, 가족여가, 가족정책에 대한 인식 등 가족과 관련된 폭넓은 주제를 포함한다. 아직까지 우리사회에서 소위 ‘캥거루족’ 자녀에 대한 연구가 많지 않지만, 본 연구는 선행연구(Lee et al. 2011a)를 참고하여 25세-40세 사이의 미혼이면서 부모와 동거하는 자녀 780명 중, 미혼의 성인자녀가 부모의 생활비를 전적으로 부담하는 경우, 즉 부모가 자식에게 오히려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경우를 제외한 총 767명의 응답자를 의존적인 부모동거 성인자녀라고 정의내리고 이들의 응답을 분석 자료로써 활용하였다. 조사대상자들의 일반적 특성은 다음의 Table 1과 같다.
2. 측정도구
본 연구의 종속변수는 성인자녀가 인식한 부모자녀관계의 질이다. 부모자녀관계의 질은 ‘2015년 가족실태조사’ 질문지에서 부모와 관계가 얼마나 친밀한지를 묻는 문항을 활용하였고, 이 문항은 총 네 개의 항목으로 이루어졌다. 각 항목 당 응답은 ‘전혀 그렇지 않다’를 1점, ‘매우 그렇다’를 5점으로 하는 5점 리커트 척도로써 측정되었다. 응답점수가 높을수록 부모와의 관계의 친밀감이 높음, 즉 부모자녀관계의 질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척도의 신뢰도는 Cronbach’s α= 0.774이다.
본 연구의 분석에 포함된 독립변수는 크게 두 가지 차원으로서 성인자녀의 개인적 특성과 세대관계 특성 변수 등이다. 먼저, 성인자녀의 개인적 특성요인은 성별, 교육수준, 취업여부, 연령 등으로 측정하였다. 성별은 남자는 1, 여자는 0으로 더미변수화 하였으며, 교육수준은 초등 및 중등을 1, 고등을 2, 2년제 대학을 3, 4년제 대학 및 대학원을 4로 리코딩 하여 이를 연속변수로써 분석에 투입하였다. 취업여부는 질문지 중 ‘지난 1주일 동안 돈을 벌기 위해서 1시간 이상 일을 하였거나, 돈을 받지 않고 가족이 경영하는 가게나 공장, 농장 등에서 18시간 일을 하였는가?’에 대한 응답으로 ‘그렇다’면 1, ‘그렇지 않다면’ 0으로 측정하였다. 연령은 25-30세는 1, 30-40세는 0으로 더미변수화 하여 분석에 투입하였다.
둘째, 세대관계 특성변수는 세대 간 지원교환유형과 성인자녀의 가족부양관을 측정하는 항목을 사용하였다. 세대 간 지원교환은 크게 경제적 영역, 도구적 영역, 정서적 영역으로 나누어 측정하였다. 경제적 영역은 경제적 도움을 주고받는지 여부이며, 도구적 영역은 가사 등 집안일을 주고받는지 여부, 정서적 영역은 개인/집안문제 상담을 주고받는지 여부 등이다. 각 영역마다 세대 간 지원교환의 방향을 세분화하기 위해 쌍방향형, 수혜형, 무교환형, 지원형 등 네 가지로 유형화하였다. 25세 이상 성인자녀와 부모와의 지원교환에 관한 문항은 경제, 도구, 정서 영역에서 ‘부모에게 도움을 주는가’에 ‘그렇다(1)’ 혹은 ‘아니다(2)’, 그리고 ‘부모에게 도움을 받는가’에 ‘그렇다(1)’ 혹은 ‘아니다(2)’로 응답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이에 쌍방향형은 ‘부모에게 도움을 준다고 부모에게 도움을 받는 경우’, 수혜형은 ‘부모에게 도움을 주지 않고 부모에게 도움을 받기만 하는 경우’, 지원형은 ‘부모에게 도움을 주기만 하고 부모로부터 도움을 받지 않는 경우’, 무교환형은 ‘부모에게 도움을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는 경우’를 의미한다. 그리고 회귀 분석에 투입하기 위해 이것을 다시 각 지원영역별로 쌍방향형, 무교환형, 지원형 등으로 더미변수화 하였다. 이 때 비교를 위한 기준변수는 ‘수혜형’이다.
가족부양관은 ‘부모 부양 및 부모의 책임’에 대한 7개의 문항의 응답으로써 측정하였다. 이 문항들은 ‘자식은 나이든 부모를 모시고 살아야 한다.’, ‘자식은 나이든 부모를 경제적으로 부양해야 한다.’ 등 조사대상의 가족부양관을 측정할 수 있는 것들로 구성되었다. 각 문항의 응답은 ‘전혀 그렇지 않다.’가 1, ‘매우 그렇다’가 5인 5점 리커트 척도로 구성되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가족부양가치관이 강한 것을 의미한다. 이 척도의 신뢰도는 Cronbach’s α= 0.694이다.
3. 분석방법
자료는 SPSS 18.0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우선, 전반적인 조사대상의 특성 및 세대관계 특징을 알기위해 빈도, 백분율, 평균 등 기술통계를 사용하였다. 다음으로 조사대상의 부모자녀관계의 질이 세대간 지원교환유형에 따라 달라지는지를 살펴보기 위하여 일원분산분석을 통한 F검증을 실시하였다. 마지막으로, 조사대상의 부모관계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관련 요인들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기 위해 중다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IV. 결과 및 고찰
1. 부모동거 미혼성인자녀의 세대 관계 특성:세대 간 지원교환과 가족부양관
본 연구는 부모의존 미혼성인자녀와 부모와의 세대관계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크게 두 가지 측면, 즉 세대 간 지원교환과 가족부양관을 주목하였다. 먼저, 부모동거 미혼성인자녀가 부모와의 세대 간 지원교환이 어떠한지를 살피기 위해 경제적, 도구적, 정서적 지원교환 영역으로 세분화 하여 각 영역 별 지원교환유형의 분포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는 Table 2와 Fig. 1과 같다.
Fig. 1은 세대 간 지원의 방향에 따른 지원교환유형들이 각 영역별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를 한 눈에 파악하도록 막대그래프로 제시한 것이다. 전반적으로 경제적, 도구적, 정서적 영역 등 모두에서 부모세대와의 지원교류가 ‘쌍방형’, ‘수혜형’, ‘무교환형’, ‘지원형’ 등 네 가지 교류유형 중 ‘무교환형’에 속하는 비율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Table 2에서 알 수 있듯이, 만약 도움교환의 방향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교환이냐 아니면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을 교환 하느냐의 차원에서 본다면, 조사대상자들의 대부분은 쌍방이든 일방이든 부모와 어떤 방식이든 도움을 상호교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경제적, 도구적, 정서적 지원의 각 영역별로 세대 간 교류유형의 분포는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도움의 특성이 무엇인가에 따라 부모자녀 간의 상호작용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각 영역별로 분석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경제적 영역의 경우 ‘쌍방향형’(6.3%)이 가장 낮은 비율을 차지하였으며, 이는 다른 도움 영역의 ‘쌍방향형’의 비율과 비교하더라도 현저히 낮은 수치이다(도구적 영역 22.2%, 정서적 영역 32.7%). 경제적 영역에서 자녀는 부모와 아예 도움지원을 서로 하지 않거나, 수혜 혹은 지원 등 일방향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결혼으로 분가한 자녀의 경우 경제적 측면에서 부모와 상호 호혜성을 유지하는 쌍방향적 교류를 활발히 한다는 선행연구(Kim & Song 2008; Lee & Koh 2011) 결과와 상이한 것이다. 즉, 경제적인 도움영역의 경우 성인자녀의 결혼지위에 따라 부모와의 상호교류의 방향성이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정서적 영역의 경우 쌍방향형(22.2%)이 ‘무교환형’(39.1%)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물론 정서적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로 ‘무교환형’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으나, 다른 영역에 비해 정서적 도움교환은 쌍방향적 성격이 보다 강하게 나타남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하여 노부모와 자녀 간 세대 관계에 관한 선행연구(Han & Han 2004)에서도 다른 지원영역보다 정서적 영역에서 부모자녀 간에 상호호혜적인 관계가 더 우세함을 보고한 바 있다. 아무래도 정서적 도움은 그 특성상 서로 위로 받고 고민을 들어주는 성격이 강한 점을 고려할 때, 누구 일방의 도움 제공보다는 상호적인 도움의 교환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왔을 것으로 사료된다.
도구적 영역의 경우, 다른 지원영역에 비해 수혜형(34.7%)의 비율이 높았다(쌍방향형 22.2%. 무교환형 34.4%, 지원형 9.3%). 도구적 영역이란 가사 등 집안일에 관한 것임을 감안하면, 부모동거 성인자녀의 경우 일상적인 생활의 측면에서 부모에 대한 의존성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 자란 성인자녀가 부모의 집안일을 같이 분담하고 가사를 돕지 않고 부모로부터 도움을 받기만 한다는 것은 함께 거주하는 부모의 입장에서 볼 때 자녀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서운해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로 인해 부모와 자녀 간 갈등의 여지가 있을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다음으로, 세대관계의 규범적 특징을 보여주는 차원으로서 성인자녀들의 가족에 대한 부양의식과 책임의식을 반영하는 가족부양관을 살펴본 결과는 Table 2와 같다. 가족부양관의 응답자 평균은 3.049이었다. 이것은 ‘전혀 그렇지 않다’를 1, ‘매우 그렇다’를 5로 하는 5점 리커트 척도로 측정하였을 때, ‘보통’ 정도의 점수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반적으로 응답자들의 가족에 대한 부양의식이 그다지 높지 않음을 보여준다.
2. 부모동거 성인자녀의 부모자녀관계의 질
조사대상자들이 얼마나 친밀하게 부모와 관계를 맺는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부모관계 질의 수준을 알아보고, 지원교환 유형별로 부모자녀관계의 질이 차이가 나는지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는 Table 3과 같다.
분석 결과, 조사대상자의 전반적인 부모자녀관계 친밀감의 정도의 평균은 3.213이었다. 이것은 5점 리커트 척도로 측정하였을 때, ‘보통’ 정도의 점수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반적으로 응답자들의 부모자녀관계의 질은 보통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 간 지원교환유형에 따른 부모자녀관계의 질의 수준을 살펴보면 경제적 영역의 경우, 쌍방향적 교환관계의 부모 간 친밀도가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이 부모로부터 일방적인 수혜를 받는 경우이었다. 도구적 도움의 경우, 부모에게 도움을 지원하는 유형의 부모자녀관계의 질이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는 ‘쌍방향형’이 높았다. 정서적 영역의 경우, 경제적 영역과 마찬가지로 ‘쌍방향형’의 부모자녀관계의 질이 가장 높았다.
이상의 결과를 정리하면, 세대 간 지원교환의 유형별로 성인자녀가 인식하는 부모와의 친밀감 수준은 달라짐을 알 수 있다. 다만, 어떠한 지원교환유형이 부모와 가장 높은 친밀감을 유지하느냐는 지원도움의 영역별로 차이가 있었다. 즉, 경제적 영역과 정서적 영역은 쌍방향적으로 상호도움을 줄 경우 부모자녀관계의 질이 더 높았으나, 도구적 영역의 경우, 자녀가 부모에게 도움을 일방향적으로 지원하는 경우 부모자녀관계의 질이 가장 높음을 알 수 있었다.
3. 부모자녀관계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부모동거 미혼성인자녀의 부모자녀관계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하여 개인특성변수와 세대관계특성 변수를 독립변수로 하고 부모자녀관계의 질을 종속변수로 하는 중다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에 투입된 독립변인들의 다중공선성의 문제여부를 점검하기 위하여 투입된 변수들의 VIF값을 확인하였다. 그 결과, 투입변수들의 VIF값은 모두 1-3이하에 해당되며 이는 다중공선성문제가 될 수 있는 10보다 현저히 작기 때문에 다중공선성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에 이 변인들을 모두 투입하여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는 다음의 Table 4와 같다. 분석 결과, 회귀모델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으며(F=11.587, p<0.001), 이 모델에 투입된 독립변수들은 부모자녀관계의 질 변량의 17.7%를 설명하였다.
부모의존 미혼성인자녀의 개인적 특성 중 부모자녀관계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이 무엇인지 살펴보니, 미혼성인자녀의 성별, 교육수준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즉, 조사대상 미혼성인자녀가 여자인 경우(β=-0.106, p<0.001), 교육수준이 높을수록(β=0.053, p<0.001) 부모자녀관계의 질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딸의 부모자녀 간 친밀도가 더 높은 것은 아무래도 딸이 부모와 정서적으로 더 가깝고 애정적 결속력이 더 크다는 서구의 연구결과(White & Rogers 1997)와 일치한다. 또한 우리 사회의 독신성인자녀의 부모자녀관계 만족도에 관한 선행연구(Lee et al. 2011a) 역시 교육수준이 높은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보다 만족스러운 부모자녀관계를 이루는 것을 보고한 바 있다. 교육열이 높은 우리 사회에서 성인자녀의 교육수준이 높으면 자녀에 대한 부모의 교육적 기대를 만족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성인자녀의 높은 교육수준은 친밀한 부모자녀관계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부모자녀관계의 친밀감에 영향을 미치는 세대관계 특성이 무엇인지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세대 간 지원교환과 가족부양관은 부모자녀 간 관계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도구적 영역과 정서적 영역이 부모자녀관계의 질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련이 있는 반면, 경제적 영역의 지원교환은 부모자녀관계의 질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와 비슷하게 성인세대의 중년부모와의 생활교류와 부모자녀관계 만족도에 관한 선행연구(Kim & Im 2004) 역시 부모와 서비스적 교류, 정서적 교류가 많을수록 성인자녀의 부모자녀관계 만족도가 높았지만, 경제적 교류는 만족도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련성이 없음을 보고하였다. 결국 이러한 결과는 부모자녀 관계의 질은 경제적 측면보다 오히려 일상생활의 도움과 정서적 지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함을 보여준다.
세대 간 지원교환의 영향력을 지원교환의 방향성을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도구적 영역에서 세대간 지원교환유형 중 부모자녀관계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유형은 ‘쌍방형’과 ‘지원형’이었다. 이것은 ‘수혜형’과 비교할 때. ‘쌍방형’(β=0.079, p<0.05), 그리고 ‘지원형’(β=0.117, p<0.001)이 ‘수혜형’보다 부모자녀관계의 친밀감이 더 높음을 의미한다. 즉, 가사·집안일 등 일상에서 매일의 생활에 관한 실제적 도움의 경우 부모로부터 일방적으로 의존하는 경우 보다 부모와 서로 도움을 주고받거나 부모에게 오히려 도움을 드리는 자녀가 부모와 더 높은 친밀감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가족끼리의 세대 간 지원은 반드시 비용-보상이 균형을 이루지 않더라도 서로 베풀며 자원을 상호교환 하는 관계가 부모자녀 관계의 질과 개인의 심리적 복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된다(Litwin 2004; Cheong 2007; Lowenstein et al. 2007). 특히 성인자녀가 부모와 동거하는 상황에서 매일의 삶에서 식사하고 청소하고 심부름을 하는 일 등은 매우 빈번히 일어날 것이다. 이 때 다 자란 성인자녀가 이러한 일상적인 상호작용에서 부모에게 일방적으로 의존하는 것보다 부모와 서로 돕고, 때로는 부모에게 도움을 지원하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부모와 친밀감을 유지하는데 더욱 기여할 것이다. 따라서 ‘수혜형’에 비해 ‘쌍방향형’과 ‘지원형’의 부모자녀관계의 질이 더 높은 결과가 나왔으리라 생각한다.
정서적 영역의 경우, 앞의 도구적 영역과 달리 부모자녀관계의 질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세대간 유형은 ‘무교환형’으로 나타났다. 즉, ‘수혜형’에 비해 무교환형’의 자녀가 부모와의 관계의 친밀도가 더 낮았다(β=-0.255, p<0.001) 그리고 ‘지원형’ 혹은 ‘쌍방형’ 은 ‘수혜형’과 비교하여 부모자녀관계의 질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련성이 없었다. 이러한 결과는 정서적 도움의 경우, 앞서 도구적 영역과 달리 서로 어떤 지원교환도 안하는 것보다 차라리 도움을 받는 경우가 오히려 부모자녀 간 친밀도가 높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정서적 영역이 개인상담, 위로 등 조언을 주는 것이라 할 때, 도구적 지원처럼 매일 일상에서 자녀와 부모가 빈번히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영역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자녀의 입장에서 보면 아무리 성인이 된 자녀라 할지라도 상담과 위로를 부모에게 주는 입장 보다 오히려 받는 입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 부모로부터 정서적 위로와 지지를 받는 자녀는 부모에게 더 큰 친밀감과 신뢰를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자녀의 관점에서 볼 때, 부모로부터 정서적 지원을 일방적으로 받는 경우가 부모와 전혀 정서적 도움을 주고받지 않는 유형에 비해 부모자녀간의 관계의 질이 더 높은 결과가 나왔다고 사료된다.
마지막으로 가족부양관과 부모자녀 친밀감과의 통계적 관련성은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가족부양가치관이 좀 더 강할수록 부모자녀관계가 더 친밀한 것으로 나타났다(β=0.083, p<0.05). 부모의 입장에서 성인자녀와의 관계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펴본 선행연구(Hong & Kwak 2014)에서도 가족가치관이 부모자녀관계 만족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 연구에 의하면, 부모가 자녀의 존재 자체를 큰 기쁨으로 생각하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가 부모가 자녀관계에 만족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본 연구의 경우 가족가치관을 부양의식에 초점을 두었지만 이와 유사하게 본 연구에서도 가족가치관은 부모자녀관계의 질에 영향을 미쳤다. 즉, 미혼의 성인자녀가 부모부양과 부모책임의식을 크게 느낄수록 부모와의 친밀감이 더 높아짐을 알 수 있었다.
아무래도 부모에 대한 책임의식과 부양의무를 강하게 인식할수록 동거하는 부모에 대한 이해와 수용이 높고 부모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부양의식이 높은 자녀는 가족중심적 성향이 강한 부모세대와 가치관의 측면에서 좀 더 유사함으로써 세대 간 갈등이 덜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부모와 좀 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닌지 예상해 본다.
V. 요약 및 결론
최근 우리 사회에서 성인이 되었음에도 가족으로부터 독립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동거하는 ‘캥거루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였다. 그러나 학문적 차원에서 이들 가족의 역동이 어떠한지에 대한 체계적이고 경험적 연구는 매우 드문 상황이다. 이에 본 연구는 ‘2015년 가족실태조사’ 자료를 사용하여 성인자녀를 대상으로 미혼성인자녀가 동거 부모와 어떠한 세대 간 상호작용을 하며 살아가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피고, 이러한 세대관계 특징이 이들의 부모자녀관계의 질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았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와 시사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미혼의 성인자녀와 동거 부모 간의 세대관계의 특징이 어떠한지를 살펴보았다. 여기서 세대관계의 특징은 크게 세대간 지원교환과 가족가치관 등 두 가지 측면에 초점을 두었다. 세대간 지원교환의 경우 경제적, 도구적, 정서적 영역으로 구분하고, 각 영역에서 일어나는 세대간 교환양상을 지원교환의 방향성을 중심으로 다시 ‘쌍방향형’, ‘수혜형’, ‘무교환형’, ‘지원형’으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먼저 세대 간 특징의 첫 번째 차원으로서 세대 간 지원교환의 특징을 보면 다음과 같다. 전반적으로 ‘쌍방향형’, ‘수혜형’, ‘무교환형’, ‘지원형’ 등 네 가지 지원교환 유형 중 각 도움의 영역별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유형은 ‘무교환형’이었다. 그러나 ‘무교환형’이 가장 많았다고 해서 조사대상자들이 부모와 주거만을 같이 한 채 서로 독립적으로 살아간다고 속단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만약 지원교환의 방향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조사대상자의 대다수는 쌍방향이든 일방향이든 부모와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을 서로 교환하거나 지원 받거나 지원하는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며 살아가고 있었으며, ‘무교환형’은 이 중 일부에 불과하였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미혼성인자녀와 동거부모 간의 세대 간 지원교환의 방향성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각 지원영역별로 조사대상자들의 세대 간 지원교환유형의 분포를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 각 도움의 영역별로 세대 간 지원교환 유형의 분포는 상이하였는데, 이로써 각 도움의 특성에 따라 자녀와 부모 간의 지원교환의 양상이 다양함을 알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경제적 영역의 경우 도구적, 정서적 도움에 비해 ‘쌍방향형’이 현저히 적었다. 대신 수혜형이든, 지원형이든 ‘일방향적’ 지원의 특성이 더 우세하였다. 반면, 도구적 영역의 경우 다른 지원영역 보다 ‘수혜형’의 비율이 높은 반면, ‘지원형’의 비율은 매우 낮았다. 즉, 도구적 도움의 경우 성인자녀가 부모로부터 도움을 받는 의존적 경향이 더욱 두드러졌다. 정서적 영역의 경우 경제적, 도구적 지원 영역에 비해 서로가 도움을 주고받는 ‘쌍방향형’의 유형이 가장 많았다.
정리하면, 이러한 결과는 아무래도 부모자녀 ‘동거’가 다른 어떤 환경보다 부모자녀 간 상호지원을 활발하게 이끌어내는 환경이라는 지적을 감안할 때(White & Rogers 1997), 미혼성인자녀는 동거부모와 어떠한 방식으로든 활발히 상호작용하면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감을 보여준다. 다만, 이들이 부모와 상호교류를 하는데 있어서 의존성을 띌 것인지, 아니면 상호호혜적 성격을 보일 것인지 등 상호지원교환의 방향성은 도움의 속성이 무엇인가에 따라서 달라졌음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부모의존 미혼성인자녀라 하더라도 세대 간 지원의 측면에서 반드시 ‘의존’의 속성을 보이지 않고 복합적인 면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편 세대관계 특징의 두 번째 차원으로 부모동거 미혼성인자녀의 가족부양관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조사대상자들의 가족부양의식의 평균은 3.049이었다. 이것은 5점 리커트 척도임을 감안할 때, 조사대상자들의 가족 부양의식, 가족에 대한 책임의식은 높지 않고 보통수준인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부모동거 미혼성인자녀의 부모자녀관계의 질은 어느 정도인지를 살펴본 결과, 조사대상자의 부모자녀관계 친밀감의 평균은 3.213이었다. 전반적으로 응답자들의 부모자녀관계의 질은 그다지 높지 않고 보통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모자녀관계의 질이 세대 간 지원교환유형에 따라 달라지는지를 살피기 위하여 각 지원교환유형별 부모자녀 친밀감의 평균을 비교해 보았다. 그 결과 지원교환유형에 따른 부모자녀관계의 질은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경제적 지원은 ‘쌍방향형’이 부모자녀 간 친밀도가 가장 높았으며, 도구적 도움의 경우, ‘지원형’이 가장 높았다. 정서적 영역의 경우, 경제적 영역과 마찬가지로 ‘쌍방향형’의 부모자녀관계의 질이 가장 높았다.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상호 교류가 없는 ‘무교환형’의 경우 모든 지원영역에서 부모자녀관계의 질이 가장 낮았다 점이다. 본 연구 결과, 쌍방향이든 일방적으로 받거나 주는 관계이든지 상관없이 부모와 어떤 방식으로든 상호교류를 하는 집단은 지원을 교환하지 않는 무교환형보다 부모자녀 관계의 질이 일관적으로 높았다. 부모와 동거하는 자녀는 아무래도 일상생활에서 부모와 자주 마주치며 서로 도우며 상호작용을 해야 할 일들이 더 빈번할 것이다. 그럼에도 부모와 거주만을 같이하고, 서로 상호작용은 부재한 채 단순한 ‘동거인’으로 살아간다면, 이들이 부모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갈 가능성은 낮을 수 밖에 없다고 사료된다.
셋째, 조사대상자들의 부모자녀관계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 세대관계 특성을 중심으로 알아보았다. 분석 결과, 세대 간 지원교환과 가족부양관은 부모동거 미혼성인자녀의 부모자녀관계 질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세대 간 지원교환과 부모자녀관계의 관련성의 경우, 도구적 지원과 정서적 지원의 상호교류는 부모자녀 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반면, 경제적 상호교류는 부모자녀관계의 질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련성이 없었다.
구체적으로 도구적 지원의 경우 기준집단인 ‘수혜형’과 비교할 때, ‘쌍방형’과 ‘지원형’의 부모자녀관계의 질이 더 높았다. 즉, 가사일 등 일상생활의 서비스적 도움의 경우 동거 자녀가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고 보다 적극적으로 부모를 돕고 부모와 상호작용하는 것이 친밀한 부모자녀관계를 만드는데 기여했다. 반면, 정서적 지원의 경우 기준집단인 ‘수혜형’과 비교할 때 ‘무교환형’만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련성이 있었는데, ‘무교환형’의 자녀가 ‘수혜형’의 자녀에 비해 부모자녀관계의 질이 더 낮았다. 이는 정서적 위로와 도움의 차원에서는 지원교환의 방향성과 상관없이 어떻게든 서로가 상호작용을 유지하는 것이 관계의 친밀감의 유지에 도움이 됨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부모자녀 간에 자원을 주고받지 않는 경우보다 서로 간에 호혜적인 관계를 맺거나 도움을 ‘지원’하는 경우가 심리적 복지감이나 관계만족도와 긍정적 관련성을 맺는다고 알려져 왔다(Kim & Kim 2000; Han & Han 2004; Cheong 2007; Kim et al. 2010). 부모를 대상으로 한 연구들(Cheong 2007; Kim et al. 2010)은 설사 부모 일방에서 자녀를 지원한다 할지라도 개인의 행복감을 낮추거나 관계 만족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는다고 보고한 바 있다. 가족 간의 지원은 공평한 균형감을 갖지 않는다 하더라도 가족구성원을 지원하는 것은 자신이 가족으로서 역할을 다한다는 만족감을 줌으로써 삶의 만족과 관계의 질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Kim & Kim 2000)에서도 본 연구와 마찬가지로 자녀와 지원을 교환하지 않는 무교환형의 노인이 일방적으로 지원을 받는 노인에 비해 생활만족도가 더 낮았다고 보고하였다. 세대 간 지원교환이 부재한 것은 세대 간 단절을 의미할 수 있다. 특히 정서적 지원에서의 무교환형은 부모와 동거함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정서적 어려움과 위기에 무관심한 세대 관계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며, 이는 세대 간에 친밀감을 쌓고 서로가 이해하고 좋은 관계를 맺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정리하면, 이러한 결과는 부모동거 미혼의 성인자녀가 부모자녀관계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떠한 세대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관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먼저 부모자녀 간의 친밀감을 유지하기 위해서 도구적 지원과 정서적 지원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원의 영역에 따라 부모자녀관계의 질에 기여하는 세대 간 지원교환의 방향이 상이하였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즉, 도구적 영역의 경우 쌍방향적이거나 자녀가 도움을 지원하는 입장이 부모와의 친밀감에 더욱 중요한 반면, 정서적 영역의 경우 다른 어떤 것보다 서로가 무관심한 것이 친밀한 부모자녀관계를 유지하는데 가장 안좋은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
넷째, 성인자녀의 가족부양관은 부모자녀관계의 질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련이 있었다. 즉, 자녀가 가족에 대한 강한 부양의식과 책임의식을 가질수록 부모와의 친밀감의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래도 성인자녀가 가족부양의식이 강하다는 것은 자식에 대한 책임감과 가족부양관 수준이 높은 부모세대와 가치관의 측면에서 유사할 가능성이 크다. 부모와 동거하는 상황에서 부모부양과 책임의식이 높은 자녀일수록 성인자녀와 부모와의 가치관의 유사성은 이들의 관계를 좀 더 친밀하게 만들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이러한 분석결과가 나왔을 것이라 예상한다.
이상의 연구결과를 종합하여 본 연구의 한계와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소위 ‘캥거루족’이라 하는 부모의존 성인자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캥거루족’에 대한 정의와 그 범위는 다양하다. 본 연구는 전국 규모의 데이터를 활용하려다 보니, 연구대상 등 투입변수들의 선택과 활용에 제한이 있었다. 부모의존의 ‘캥거루족’의 특성을 보다 구체적이고 면밀히 살펴보지 못한 한계가 있었으며, 특히 부모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이로 인해 캥거루족 자녀의 가족상황에 관한 심층적 자료를 제공하지 못함으로써 캥거루족 자녀의 가족맥락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였다. 앞으로 후속연구들은 우리 사회 ‘캥거루족’의 특성을 보다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아직 독립하지 못한 미혼성인자녀들의 다양한 군집에 대한 표집과 분석이 필요하다. 또한 캥거루족 가족 특성, 특히 부모관련 변수들이 분석에 함께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다양한 속성의 캥거루자녀가 갖는 개인적, 가족적, 사회적 의미를 체계적이고 심층적으로 살피는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 본 연구의 지원교환유형은 세대 간 지원의 방향성에 초점을 둠으로써 지원교환의 형평성에 따라 관계의 질이 차이가 있는지를 살핀 것이다. 그러나 세대 간 관계의 질은 지원교환의 형평성 뿐 아니라, 지원되는 자원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즉, 경제적 자원이 주로 교환되는 경우, 혹은 도구적 교환이 주로 교환 되는 경우, 혹은 각 영역의 자원이 골고루 교환되는 경우 등에 따라 세대 간 관계만족도가 어떠한지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후속연구를 통해 지원교환의 방향성 이외에도 다양한 기준점을 가지고 지원교환유형을 나누어 보고, 이것을 세대 간 관계의 질 혹은 행복 등의 주제와 연결하여 상호간 관련성을 살펴보는 것은 세대 관계의 다이나믹에 관한 보다 폭넓은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사료된다.
셋째, 부모동거 미혼의 성인자녀들은 자녀의 입장으로 부모와 동거하지만, 분명 아동기 혹은 청소년기와 상이한 발달단계에서 부모와 상호작용을 하며 살아가야 한다. 이는 가족 관계 내 새로운 가족관계역동을 요구할 것이며, 이러한 변화는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적응이 필요한 일일 것이다. 이에 후속연구를 통해 성인자녀와 부모 모두의 특징을 고려하면서 이들의 가족역동을 다른 생애주기 자녀의 부모자녀 간 관계 역동과 비교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그럼으로써 독립하지 않은 미혼의 성인자녀들과 부모와의 동거에서 서로의 삶의 질과 관계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하여 어떠한 점을 서로가 맞추어 나가야 하며, 서로 이해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에 관한 실제적이고 유용한 시사점을 줄 수 있는 연구들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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