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n Journal of Community Living Science
[ Article ]
The Korean Journal of Community Living Science - Vol. 28, No. 2, pp.241-256
ISSN: 1229-8565 (Print) 2287-5190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May 2017
Received 31 Mar 2017 Revised 04 Apr 2017 Accepted 11 May 2017
DOI: https://doi.org/10.7856/kjcls.2017.28.2.241

성인남녀의 비혼유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사회인구학적 특징 및 가족가치관 요인을 중심으로

강유진
총신대학교 아동학과
Study on Non-Marriage Types and Related Factors among Young Unmarried Adults: Focus on Socio-Demographic Characteristics and Family Values
Yoo Jean Kang
Dept. of Child Studies, Chongshin University, Seoul, Korea

Correspondence to: Yoo Jean Kang Tel: 82-2-3479-0403 E-mail: yoojin528@chongshin.ac.kr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determine what factors influence various non-marriage types by considering reasons why adults are not married. The roles of individual characters and family values affecting each type of non-marriage were carefully considered. From the data of ‘the Survey on the National Fertility, Family Health and Welfare in Korea in 2015’, 1,053 unmarried adults who were in their late 20s to middle 40s were selected. Results show that non-marriage types among unmarried adults were diverse. Depending on sex, the distribution of non-marriage types differed. While economic reasons were predominant among men, lack of opportunities for marriage was the main reason for most women who were not married. Findings also suggest that factors such as socio-demographic characters and family values were differentially associated with each non-marriage type. These findings indicate a great deal of diversity in needs, lifestyle, and life satisfaction among unmarried young adults. This suggests that an increase in the population of unmarried adults can be related to prospectively various marriage behaviors and family patterns in our society in the future, and consequently life patterns will be different among the adult generation.

Keywords:

non-marriage types, unmarried adults, individual characteristics, family values

I. 서론

전통적으로 가족주의 가치관이 강한 우리 사회에서 결혼을 하고 가족을 이루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결혼은 한국인으로서 중요한 통과의례이자 성인이 된 개인이 가족과 사회구성원으로서 수행해야 하는 의무와도 같았다. 언제 결혼을 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사회적으로 정해진 ‘결혼적령기’가 존재하고 개인은 그것을 따랐으며 결혼을 하지 않는 삶을 상상하지 못하였다(Chang 2011).

그러나 최근 수십 년간 사회의 변화와 함께 한국인의 결혼양상 역시 크게 변화하였다. 특히 성인이라면 당연하게 여겼던 결혼행동의 변화가 예사롭지 않다. 이는 평균 초혼연령의 상승, 30대인구의 비혼율의 급격한 증가를 통해 가시화되었다(Lee 2011; Lee et al. 2012). 평균초혼연령은 남성은 2000년 29.3세에서 2011년 31.9세, 2015년 32.57세로 상승했으며 여성은 같은 기간 26.5세에서 29.1세, 그리고 2015년에는 29.96세로 상승하였다(Korean National Statistical Office 2015). 최근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에 의하면 30대 이상 미혼율은 2005년에는 21.6%이었으나, 2010년에는 7.6%나 증가한 29.2%이었다(Korean National Statistical Office 2011). 물론 연령이 증가할수록 미혼비율은 줄어들고 있으나 30-34세 인구층의 비혼비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즉, 1995년 30-34세 인구층의 남성의 비혼비율은 19.4%이었으나, 10년 동안 이 비율은 2배 이상 증가하여 최근 41.2%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Kim 2010). 이와 관련하여 최근 25세-29세와 30-35세 유배우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3년 25-29세 유배우율이 25%에 불과한데 이 수치는 1992년과 비교하면 3분의 1에 불과한 수치이다(Chung 2015).

본 연구는 이러한 결혼패턴의 변화에 주목하면서 특히 비혼현상에 초점을 두고자 한다. 전통적으로 부계 혈연을 계승하고 가족공동체의식을 강조하였던 우리 사회에서 성인으로서 독립을 하면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고 부모와 가족을 부양하는 삶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주목받는 비혼현상은 이러한 전통적인 한국인의 삶의 패턴에 혁신적 변화를 의미한다. 결혼을 미루거나 아예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은 결혼과 출산, 자녀양육, 노부모부양으로 이어지는 당연한 삶의 패턴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음을 예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비혼인구의 증가란 우리 사회 성인의 삶이 전통적 가족중심적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패턴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개인과 가족 모두에게 가히 혁신적인 것이다.

또한 사회적 차원에서도 비혼의 증가는 중요한 시사점을 갖는다. 결혼을 통해 만들어진 가족관계, 가족구성원의 출산과 부양은 단지 개인의 삶의 패턴을 변화시키는데 국한되지 않고 ‘사회재생산’ 활동으로서 사회의 인구 증감과 경제적 생산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영향력을 갖는다(Chang 2011). 최근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사회적 이슈인 ‘저출산’과 이에 따른 ‘고령화’ 문제는 무엇보다 만혼 및 비혼 현상과 밀접하게 관련된다고 보고한다(Kang et al. 2010). 결혼을 꺼리거나 미루는 현상은 출산연령과 출산율에 영향을 미치고 이것은 사회의 인구구성의 변화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경제, 사회, 교육 등 사회 전반적 분야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결국, 결혼은 가족을 만들어주고, 가족은 개인과 사회를 연결시키는 사회적 역할을 담당하며, 가족의 사회재생산 활동을 통해 사회의 유지와 발전에 깊이 관여한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비혼의 증가는 단순히 사회구성원의 결혼패턴의 변화에만 그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더 나아가 비혼이 사회구조적 측면에 미치는 쌍방향적인 파급력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우리사회 비혼증가가 의미하는 개인적, 가족적, 사회적 중요성을 견지하면서 특히 오늘날 증가한 비혼인구의 특징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비혼의 원인과 이와 관련된 요인을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제까지 우리나라 결혼행동 관련 연구들은 주로 미혼성인남녀의 향후 결혼의향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경향이다(Kim 2006; Chin & Chung 2010; Yoo & Hyun 2010; Koh & Auh 2013; Im & Park 2014; Sung 2014). 저출산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저출산의 원인 중 하나로 미혼성인세대의 초혼연령 상승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이에 성인남녀가 과연 어느 시점에 결혼을 할 것인지, 그리고 이들이 결혼을 결정하는데 어떤 요인들이 관련되는지 등 미혼자들의 향후 결혼의향과 이와 관련된 요인을 탐색하는 것이 결혼행동 연구의 주된 관심사였다.

그런데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최근 결혼행동 변화로서 비혼의 등장이 예사롭지 않다. 미혼자들의 결혼의향과 관련 요인들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근 증가하는 비혼을 주목하고 비혼현상을 심층적으로 파악하는 것 역시 급격히 증가하는 결혼행동 변화를 이해하는데 매우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비혼사유를 종속변수로서 분석의 중심에 두고 비혼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려는 노력이 아직 부족하다. 즉, 왜 결혼하지 않는지에 관한 체계적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비혼을 분석의 중심에 둔 연구들(Kang et al. 2010; Lee 2012; Ho 2014; Sung 2014)이라 하더라도 분석 대상으로서 비혼집단을 특정 연령층 혹은 특정 성별에만 한정하였으며, 특히 고학력 비혼여성들에게 관심이 치중된 경향이다(Lee & Kim 2015). 또한 비혼사유에 관한 연구들(Kang et al. 2010)의 경우 비혼의 원인이 다양할 수 있음에도 비혼 사유를 주로 ‘자발성’ 여부에 초점을 두었다. 즉, 적극적으로 비혼을 결심한 자발적 비혼집단을 관심의 중심에 두고 이들의 특징을 파악하려는데 분석이 집중되었다.

반면 비혼인구가 양적으로 증가한다는 점, 결혼패턴의 변화가 사회경제적 상황, 문화규범의 변화 등 다양한 사회적 환경과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문제라는 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비혼집단을 단순히 ‘기혼’에 대비되는 집단, 혹은 특별한 일부 성인 집단으로 간주해서는 안 되며, 이들의 숫자가 증가하고 그 배경이 복잡한 만큼 비혼집단이 얼마나 다양한 특징을 보이는지를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다(Koh & Auh 2013; Jee 2016). 결혼의 당위성이 약화되고, 결혼이 상황에 따라 혜택과 비용을 따지면서 선택 여부를 가늠하는 ‘선택’의 문제로 대두되는 이 시점에 비혼집단의 결정에는 분명 개인적, 사회적 차원의 복합적 맥락이 내포되어 있을 것이다. 결국, 비혼집단을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새롭게 부각되는 사회집단으로 간주하고, 이들의 다양성을 염두에 두고 그 특징을 심층적으로 파악해 보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의 중요한 연구목적은 비혼집단을 종속변수로서 분석의 중심에 두고 이들의 복합적 특징을 심층적으로 밝히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비혼상황에 대한 이해의 폭을 한층 높이려는 것이다. 비혼은 성인기에 당연히 치러야할 통과의례로서 결혼과업을 완수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우리사회가 가족주의 가치관이 강한 사회임을 감안할 때, 비혼인구의 증가가 사회문화적으로 갖는 의미가 크다. 이에 본 연구는 우리 사회 비혼상황을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살피기 위하여 다양한 비혼사유를 주목하고, 비혼유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결국 증가하는 성인 비혼인구가 어떠한 다양한 맥락에 처했고, 어떠한 요인들이 비혼을 이끌어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아봄으로써 향후 우리사회의 결혼과 출산 관련 정책을 마련하는데 유용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데 주요한 목적이 있다.

특히 앞서 언급하였듯이 많은 선행연구들(Barber & Axinn 1998; Sassler & Sharon 1999; Lee 2005; Chin & Chung 2010; Kang et al. 2010; Harknett & Kuperberg 2011; Moon 2012; Lee 2012; Lee 2013; Ho 2014; Im & Park 2014)이 결혼의향 및 결혼연령 등 결혼행동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개인의 사회인구학적 특성과 가족가치관요인의 관련성을 빈번히 보고한 바 있다. 그러므로 개인의 사회인구학적 특성과 가족가치관 특성을 비혼유형을 구별하는 중요한 관련요인으로서 고려하고자 한다.

정리하면, 본 연구의 구체적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전국 규모의 대표성 있는 자료를 토대로 성인 비혼유형의 전반적 양상이 어떠하며, 이것은 성별에 따라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둘째, 다양한 비혼사유 별로 구분된 비혼집단이 서로 어떻게 상이한 특성을 보이는지를 개인적 특징과 가족가치관 요인을 중심으로 파악하고자 한다. 즉, 각기 다른 비혼유형에 속한 성인 비혼자들이 사회인구학적 특징과 가족가치관 특징에 따라 어떻게 구별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비혼사유 별로 어떠한 개인적 요인, 가족가치관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할 것이다.


II. 이론적 배경

1. 비혼 증가의 사회문화적 맥락

최근 들어 결혼하지 않은 상태를 ‘비혼’이라고 표현하는 경향이다. ‘비혼’ 용어의 보편적 사용에는 최근 결혼태도의 변화가 반영되어 있다. 이제까지 주로 사용되었던 ‘미혼’은 ‘기혼’의 반대의 의미이자, 결혼을 해야 하는데 아직 하지 않은 상태라는 뉘앙스가 내포된 것이었다(Sung 2014; Lee & Kim 2015). 결혼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결혼 기대연령에 도달한 성인들을 ‘기혼’ 혹은 ‘미혼’으로 나누는 이분법이 매우 자연스러웠다.

그러나 결혼의 의미가 변화하고 결혼을 미루고 출산을 선택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최근의 상황에서 ‘미혼’이라는 용어의 사용은 적당하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가치중립적이고 주체적으로 ‘결혼하지 않은 상태’를 포괄적으로 의미하는 ‘비혼’의 용어가 점차 ‘미혼’을 대신해서 학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좀 더 보편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의 ‘비혼’은 포괄적으로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

비혼, 만혼 등 결혼패턴의 극적인 변화는 비단 우리 사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구 선진국 뿐 아니라, 그리고 경제적으로 빠르게 산업화를 경험한 개발도상국 나라에서도 공공연히 관찰되었다(LLoyd & South 1996; Nobles & Buttenheim 2008). 따라서 학문적 차원에서 초혼연령 상승과 비혼, 결혼태도 등 결혼패턴 변화의 맥락을 설명하려는 노력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꾸준히 이루어졌다. 이제까지 주로 논의되어온 결혼패턴의 변화 맥락은 다음의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결혼행동의 변화를 사회구조적 상황과 연결시키는 설명이다. 여성의 교육수준의 향상으로 인한 경제활동 참여의 확대, 취업여건의 악화 등 노동시장 여건의 변화는 결혼행동에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결혼으로 인한 비용과 혜택에서 새로운 고려를 하게끔 이끌었다(Lloyd & South 1996; Sassler & Schoen 1999; Kim 2006; Chung 2009; Chin & Chung 2010; Moon 2012; Ho 2014). 결혼을 통한 가족의 형성에는 비용이 필요하다. 가족부양을 위해서는 안정된 직장과 주거환경이 필요한데, 오늘날 당장 취업도 어려운 젊은 세대가 이 비용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으며, 그 기간도 오래 걸린다. 특히 경제적 여건이 결혼 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남성에게 더욱 두드러져서 어려운 취업상황과 경제적 불안정성은 남성들이 결혼을 꺼리는 것과 강하게 관련된다고 알려졌다(Lloyd & South 1996; Moon 2012).

이미 가까운 일본 사회는 저성장 사회구조가 어떻게 젊은 세대의 결혼행동에 영향을 주었으며, 장기적인 경제 불황이 일본을 생애미혼자 대국으로 만들었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1970년대 후반부터 저성장 사회로 이어지면서 일본의 생애미혼율이 가파르게 상승했으며, 2010년 일본의 50세 여자 10명 중 1명, 남자 5명 중 1명이 혼인하지 않은 상태로 보고한다(Jee 2016).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 역시 1997년 IMF로 인해 노동시장의 불안정이 커지고 사회경제적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취업난에 시달린 젊은이들이 결혼을 위해 좋은 배우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가정을 이루기 위한 경제적 자원을 획득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이에 결혼을 지연시키거나 결혼을 꺼리는 만혼과 비혼, 그리고 자녀를 적게 낳으려는 저출산 현상이 이 시점을 계기로 더욱 가속화된 것으로 알려졌다(Chung 2009). 결국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노동시장 등 사회구조적 경제상황의 악화는 결혼의 가치와 의미를 퇴색시키고 대신 결혼으로 인한 비용을 강조함으로써 결혼을 꺼리는 만혼과 비혼을 부추긴다는 설명이다(Ho 2014).

둘째, 산업화에 따른 가치관의 변화, 특히 결혼의 필요성과 가치의 약화 등 문화적 맥락의 변화와 연결시키는 설명을 들 수 있다(Chin & Chung 2010; Moon 2012; Im & Park 2014). 결혼의 필요성과 가치가 중요하다는 사회적 규범이 강하게 존재하고 이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결혼할 확률이 높다고 알려졌다(Sassler & Schoen 1999). 우리사회의 경우 1998년 통계청의 조사에 의하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비율은 33.6%이었으나, 이 비율은 꾸준히 감소하여 2012년에는 20.3%로 감소하였다. 반면, 결혼은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1998년에 22.8%에서 2012년에는 33.6%로 증가하였다(Kim 2014). 또한 결혼의 필요성을 덜 의식할수록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결혼을 연기하는 경향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Lee 2005). 결국 우리 사회가 결혼을 생애과정의 당연한 의무로 보는 사회적 규범이 약화되었음을 의미하며, 이러한 규범의 약화는 결혼과 출산을 개인의 선택적인 사항으로 간주하고, 대신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압력을 약화시킨다. 이로써 성인세대가 결혼을 지연시키고 비혼상태에 있는 것에 대한 압박감은 줄어들게 되므로 성인의 비혼 증가에 기여한 것이다(Chin & Chung 2010).

특히 결혼가치관과 결혼지연의 관련성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욱 두드러진다고 알려졌다(Barber & Axin 1998; Sassler & Schoen 1999; Kang et al. 2010; Moon 2012). 산업화 과정에서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여성들에게 주어지는 고용의 기회와 노동시장참여의 가능성은 높아졌다. 이러한 사회경제적 환경의 변화로 인해 여성들의 남성에 대한 경제적 의존성은 줄어들었으며, 결혼의 필요성과 가치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게 되었다. 즉, 교육수준의 증가로 여성들은 결혼 이외에 또 다른 직업커리어로써 자신의 삶을 만들 수 있으며, 이로써 전통적인 성역할규범이 지배적인 결혼생활에 대한 대안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즉, 양성평등적이고 민주적인 사회환경에서 활동하는 것과 전통적 성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결혼은 당연히 충돌할 수밖에 없으며, 이때 여성들에게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Barber & Axin 1998; Kang et al. 2010).

결국, 사회적 환경의 변화는 가족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경제적 상황의 변화, 이와 관련된 사회규범의 변화, 제도의 변화 등은 상호관련성을 가지면서 개인과 가족의 생활패턴을 변화시켰으며, 그 결과 그동안 성인의 당연한 통과의례로 간주되어온 결혼과 출산의 의무가 약화되었다. 이처럼 결혼패턴의 변화가 개인이 속한 사회적 맥락과 역동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귀결된 것이라고 할 때, 우리 사회의 비혼집단의 특성에는 분명 이러한 다양한 사회적 맥락의 변화가 반영될 것이다. 다시 말해서, 비혼집단 안에 분명 다양한 사회문화적 맥락의 차이와 이질적 특성이 존재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성인 비혼남녀가 과연 어떠한 이유로 비혼상태에 있는지 다양한 비혼사유를 주목하고, 이를 다양한 관련 요인들과 결합시켜서 비혼의 원인을 보다 심층적으로 파악하고자 한다.

2. 비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앞서 살펴보았듯이 결혼패턴의 변화는 사회의 경제적, 문화적 변화와 연결되어 있다. 기존의 연구들은 비혼, 만혼 등 결혼행동과 관련된 영향요인으로서 개인의 사회인구학적 특징과 경제적 여건, 그리고 가족가치관 요인을 주로 논의해 왔다. 이에 본 연구 역시 비혼집단의 특징을 파악하는데 있어서 관련 요인으로서 개인적 특징과 가족가치관 요인들을 주목하고자 한다.

1) 사회인구학적 요인

비혼 관련 요인으로서 개인의 사회인구학적 요인을 고려할 수 있다. 성별의 경우 선행연구들(Harknett & Kuperberg 2011; Lee 2012; Moon 2012; Lee 2013; Ho 2014)은 결혼행동이 성별에 따라 상이하였다는 점을 일관되고 보고한다. 남녀는 결혼의향에서 차이를 보였는데, 전반적으로 여성에 비해 남성의 결혼의향이 더 높았다는 것이다(Kim 2006).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비혼선택 상황에서도 남성과 여성의 양상이 상이할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연령은 결혼선택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알려졌다(Lee 2005). 연령이 높아질수록 결혼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았다. 반대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결혼의 기회는 줄어들었는데, 이러한 현상은 남자보다 여자에게 더 크게 나타났다(Lee 2012). 특히 오늘날 생애과정에 대한 ‘적절한 연령 기대’ 규범이 약화되는 추세이다. 결혼의 의미가 변화하고 결혼의 방식 역시 변화하면서 결혼연령규범의 구속력이 과거에 비해 약화되었다는 것이다(Kim et al. 2010). 이에 연령이 비혼과 어떠한 관련이 있을지 다양한 비혼유형 별로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교육수준과 취업요인 역시 결혼기회 및 결혼자원과 관련된 중요한 변수로서 결혼행동 관련 연구에서 비중 있게 다루어져왔다. 교육수준과 취업은 결혼시장에서의 위치와 관련되며, 현실적으로 결혼비용을 고려하는데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알려졌다(Kim 2006). 즉. 교육수준과 취업여건에 따라 결혼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런데 선행연구들(LLoyd & South 1996; Kim 2006; Harknett & Kuperberg 2011; Yoon 2012; Ho 2014; Kim 2015)은 경제적 자원이 결혼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남녀에게 상이하게 나타난다고 보고한다. 경제전망이 밝을수록 남성의 결혼 가능성은 높아지나, 여성의 경우에는 오히려 결혼가능성을 낮춘다는 설명이 지배적이다. 또한 교육수준의 경우도 남자는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경제적 자원을 확보할 기회가 높아지고 이것은 결혼시장에서 배우자로서의 여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서 결혼을 선택할 가능성을 높이는 반면, 여자의 경우 그 반대로 작용할 수도 있다. 즉,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지면 결혼과 직장커리어의 두 가지 삶의 선택을 두고 고민하게 되고, 이 때 결혼으로 인한 가족과 직장에서 받을 불이익과 혜택을 저울질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결혼제도의 압박과 일-가정 양립의 부담으로 인해 결혼을 하는 것이 더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한다고 판단하여 결혼을 유보하는 고학력 여성이 증가하였다는 설명이다.

부모동거여부 요인의 경우 결혼행동과 관련하여 많이 다루어지지 않았으나, 최근 미혼독신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비혼집단의 가족형태에도 관심이 증가하였다. 일반적으로 비혼성인자녀들이 부모와 동거할 가능성이 기혼자녀들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White & Peterson 1995). 그리고 가족과 동거하지 않는 미혼여성들의 경우 결혼할 의향이 그렇지 않은 여성들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Kim 2006). 반대로 부모와 동거하는 미혼여성의 경우 결혼에 대해 보다 긍정적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나(Seo 2008), 또 한편으로는 미혼자의 부모동거 여부는 결혼의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고하기도 하였다(Im & Park 2014). 이에 본 연구는 부모동거여부 요인이 비혼유형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2) 가족가치관 요인

비혼과 관련된 가족가치관의 요인을 살펴볼 수 있다. 이미 결혼행동의 변화의 이면에 현대사회의 가치관의 변화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이 빈번하게 지적되어 왔다. 이에 성역할 태도, 자녀가치관, 결혼가치관 등 가족가치관의 변화와 결혼행동변화 사이의 관련성을 탐색하는 작업이 많은 선행연구들(Barber & Axinn 1998; Sassler & Sharon 1999; Lee 2005; Chin & Chung 2010; Kang et al. 2010; Moon 2012; Im & Park 2014)이 이루어졌다.

이 연구들에 의하면 성역할태도와 결혼행동은 상호 관련성이 있음이 밝혀졌다. 즉, 전통적 성역할태도는 결혼을 유보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가치관 역시 결혼행동 혹은 결혼의향과 관련이 있는데,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Chin & Chung 2010)에 의하면 결혼의 필요성과 자녀의 필요성, 자녀의 가치를 높게 의식하는 집단일수록 향후 결혼의향이 높은 것으로 보고하였다.

또한 가족가치관과 비혼사유와의 관련성을 살핀 선행연구(Kang et al. 2010)에 의하면, 비혼집단 별로 어떠한 성향의 가족가치관을 가지느냐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비혼집단 내 가족가치관의 차이를 자발적 비혼집단과 비자발적 비혼집단을 중심으로 살펴본 결과, 개방적 결혼의식, 다양한 가족수용도, 결혼 외적 요소에 대한 가치부여의 경향이 강한지 여부, 즉 가족가치관 태도가 자발적 비혼집단과 비자발적 비혼집단을 구별하는 유의미한 요인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이상의 선행연구들의 결과를 토대로 하여 본 연구 역시 비혼유형에 영향을 미치는 가족가치관 요인의 역할을 살펴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가족가치관을 보여주는 하위요인으로서 다양한 가족수용성, 성역할태도, 결혼가치관, 자녀가치관 등을 설정하고 이 요인들이 비혼사유와 어떠한 관련성을 갖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III. 연구방법

1. 조사대상 및 자료수집

본 연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조사한 ‘2015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 자료 중 ‘만 20-44세 미혼남녀 조사표’ 자료를 이용하였다. ‘2015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 는 가임기 기혼여성 및 미혼남녀의 결혼 및 출산행태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되었으며, 통계청에서 실시한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모집단으로 전국적으로 표본 추출한 12,000가구 내 기혼여성과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본 연구가 활용한 ‘만 20-44세 미혼남녀 조사표’ 자료는 2015년 8월 12일부터 10월 28일 사이에 전국에 거주하는 20-44세 미혼남녀 2,380명으로부터 수집한 것이다. 미혼남녀 조사표의 조사내용은 결혼, 출산, 자녀양육, 일˙가정양립 등 관련한 가치관 태도, 결혼정책 욕구 및 경험 등을 포함한다.

본 연구의 분석은 ‘만 20-44세 미혼남녀 조사표’ 자료 중 28세에서 44세에 이르는 미혼남녀 1,053명의 응답 자료에 한정하였다. 선행연구(Lee 2012)의 경우와 최근 우리 사회 평균초혼연령이 남자가 32.5세, 여자가 29.9세인 점(Korean National Statistical Office 2015)을 고려하여 결혼이 기대되는 연령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 있는 미혼남녀에게 초점을 맞추고자 하였기 때문이다. 본 연구 조사대상자들의 일반적 특성은 다음의 Table 1과 같다.

Socio-demographic characteristics of the subjectsN(%)

2. 측정도구

1) 종속변수의 측정

본 연구의 종속변수는 성인남녀의 비혼유형이며, 이것은 결혼을 하지 않은 이유 즉, 비혼사유로써 측정하였다. 비혼유형의 측정은 질문지에서 ‘현재 결혼을 하지 않는 주된 이유’를 묻는 문항을 활용하였다. 이 문항의 응답은 경제, 사회, 가치관, 가족, 건강 등의 영역에 해당하는 총 27개 비혼이유 중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를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 선행연구들(Kim 2007; Kang et al. 2010; Lee 2012)은 주로 비혼의 ‘자발성 여부’에 초점을 두고, 보다 적극적으로 독신을 원하는 비혼집단이 비자발적 비혼집단과 어떻게 상이한지를 살피면서, 특히 자발적 비혼집단의 특성을 규명하는데 주력한 경향이다. 본 연구는 선행연구들과 달리 비혼사유의 다양한 맥락을 가능한 구체적으로 반영하고자 하였으므로 비혼유형을 다양한 비혼사유별로 결혼비용부담형, 기회상실형, 불이익부담형, 자발형 등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었다.

‘결혼비용부담형’은 비혼의 이유가 주로 결혼을 위한 경제적 여건과 비용의 부담 때문이라고 응답한 유형으로서 응답 문항 중 ‘소득이 적어서’, ‘실업상태여서’, ‘고용이 불안정해서’, ‘집이 마련되지 않아서’, ‘결혼비용이 없어서’, ‘결혼생활비용 부담이 커서’ 등을 비혼의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은 집단을 말한다. ‘기회상실형’은 결혼기회가 마땅하지 않기 때문에 비혼 상태에 있는 경우를 말하며, 응답 문항 중 ‘결혼에 적당한 나이를 놓쳐서’, ‘마땅한 배우자를 만나지 못해서’, ‘시간이 없어서’, ‘형이나 언니가 아직 미혼이어서’ 등을 비혼이유로 응답한 집단이다. ‘불이익부담형’은 결혼으로 인해 직장이나 가족생활에서 예상되는 압박감 혹은 불이익에 부담을 느끼고 비혼을 선택한 유형으로서, 응답 문항 중 ‘결혼으로 인한 직장의 불이익’, ‘결혼과 직장일 병행의 어려움’, ‘결혼생활로 사회생활에 지장 받을까봐’, ‘아이를 낳아야 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결혼제도가 남편 중심인 것이 부담스러워서’ 등을 비혼 사유로 지적한 경우이다. ‘자발형’의 집단은 적극적으로 결혼의사가 없음을 표시한 집단을 말한다. 이들은 비혼의 가장 중요한 이유로서 ‘아직 결혼하기 이른 나이’, ‘결혼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교육을 더 받기 위해’, ‘결혼 생각이 없어서’ 등을 꼽은 집단이다.

2) 독립변수

본 연구의 분석에 포함된 독립변수는 조사대상의 사회인구학적 특성과 가족가치관 등 크게 두 가지 영역이다. 첫째, 사회인구학적 특성으로는 성별, 연령, 교육수준, 취업여부 등으로 측정하였다. 성별은 남자는 1, 여자는 0으로 리코딩 하였으며 로짓분석의 기준집단은 남자이다. 연령은 만나이를 그대로 연속변수로써 분석에 투입하였다. 교육수준은 고등학교 이하를 1, 대학교(2년제, 4년제) 이하를 2, 대학원이상을 3으로 리코딩 하여 이를 로짓분석에 투입하였으며 비교기준집단은 대학원이상 집단이다. 취업여부는 질문지 중 ‘귀하는 현재 취업중입니까?’에 대한 응답으로 ‘취업중’이면 1, ‘비취업 중(실업, 비경제활동)’ 0으로 측정하였다. 로짓분석의 기준이 된 집단은 취업집단이다. 부모동거여부는 부모와 동거 중이면 1, 그렇지 않은 응답은 0으로 리코딩 하였으며, 로짓분석의 기준은 부모동거집단이었다.

둘째, 가족가치관 요인은 다양한 가족수용성, 결혼가치관, 성역할가치관, 자녀가치관 등으로 세분화하여 측정하였다. 다양한 가족수용성은 동거, 무자녀, 이혼, 입양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얼마나 수용하는지를 의미한다. 이를 위해 질문지에서 9개 문항을 활용하였다. 각 항목 당 응답은 다양한 형태의 가족에 대해 ‘전적으로 찬성’을 1점, ‘전혀 찬성하지 않음’을 4점으로 하는 4점 척도로써 측정하였다. 점수가 높을수록 전형적인 가족형태를 지지하고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수용하는 정도가 낮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점수가 낮으면 다양한 가족에 대한 수용정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이 척도의 신뢰도는 Cronbach’s α=0.721이다.

결혼가치관은 가족중심적인 전통적 결혼태도, 그리고 형식을 중시하는 결혼문화에 대하여 얼마나 동의하느냐를 측정한 것이다. 이를 위해 ‘결혼은 개인보다 가족관계가 우선해야 한다.’, ‘결혼식은 격식을 갖추어 예단, 예물을 해야 한다.’ 등 전통적인 가족 중심적이고 격식 위주의 결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3개의 문항을 활용하였다. 각 항목 당 응답은 ‘전적으로 찬성’을 1점, ‘전혀 찬성하지 않음’을 4점으로 하는 4점 척도로써 측정하였다. 점수가 높을수록 전통적 결혼가치와 형식적인 결혼문화를 찬성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 척도의 신뢰도는 Cronbach’s α=0.661이다.

성역할가치관은 가족 안에서 전통적인 남녀 이분법적 성역할에 대하여 어떠한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를 측정한 것이다. 이것의 측정은 질문지 문항 중 가족 내 부부의 성역할에 대한 의견을 묻는 문항 3개를 활용하였다. 이 문항들은 가족 내 부부간 성역할에 관하여 응답자가 얼마나 평등한 의식을 가지고 있느냐를 측정한 것이다. 각 항목 당 응답은 ‘전적으로 찬성’을 1점, ‘전혀 찬성하지 않음’을 4점으로 하는 4점 척도로써 측정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부부간 양성평등적인 성역할태도를 강하게 찬성함을 보여준다. 이 척도의 신뢰도는 Cronbach’s α=0.606이다.

자녀가치관은 정서적 자녀가치와 도구적 자녀가치에 대한 태도로 세분화 하여 측정하였다. 정서적 자녀가치란 부모에게 있어서 자녀가 얼마나 정서적으로 중요한지를 의미하며 자녀 존재 그 자체로 부모가 기쁨을 누리는 측면이 강조된 개념이다. 정서적 자녀가치의 응답은 자녀 가치 관련 3개의 문항으로 이루어졌다. 도구적 자녀가치란 자녀출산이 부모의 노후나 사회적 의무, 집안의 대를 잇는 등 도구적 측면에 있음을 의미한다. 이를 측정하는 문항은 자녀 출산의 가족과 사회의 도구적 중요성을 강조한 4개의 문항으로 이루어졌다. 각 항목 당 응답은 ‘전적으로 찬성’을 1점, ‘전혀 찬성하지 않음’을 4점으로 하는 4점 척도로써 측정하였다. 각각의 자녀가치관의 경우 점수가 높을수록 자녀의 가치를 별로 중요하게 인식하지 않음을 의미하고, 점수가 낮을수록 자녀가치를 중요하게 인식하는 경향이 강함을 의미한다. 정서적 자녀가치관 척도의 신뢰도는 Cronbach’s α=0.729이며, 도구적 자녀가치관 척도의 신뢰도는 Cronbach’s α=0.745이다.

3) 분석방법

자료는 SPSS 18.0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우선 전반적인 조사대상의 특성 및 비혼유형의 분포, 그리고 가족가치관의 분포를 살피기 위해 빈도, 백분율, 평균, 표준편차 등 기술통계분석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남녀 별 비혼유형의 차이를 통계적으로 검증하기 위하여 χ2검증을 사용하였다. 마지막으로 성인남녀의 비혼유형이 어떤 요인들에 의해 어떻게 구분되는지를 살펴보기 위하여 다항로짓분석(multinominal logit regression)을 실시하였다. 그럼으로써 어떤 개인적 특징과 가족가치관 태도를 보이는 성인남녀가 특정의 비혼유형에 속할 가능성이 높은지를 분석하였다.


IV. 결과 및 고찰

1. 비혼유형의 분포와 성별에 따른 비혼유형의 차이

비혼유형을 비혼사유에 따라 ‘결혼비용부담형’, ‘기회상실형’, ‘불이익부담형’, ‘자발형’ 등 네 가지로 구분하고, 그 분포가 전반적으로 어떠한 양상을 보이는지 살펴보았다. Table 2에서 보듯이, 조사대상자들이 가장 많이 속한 비혼유형은 ‘기회상실형’으로 전체 응답자의 37.2%를 차지하였다. 그 다음이 ‘결혼비용부담형’이었는데 전체 중 29.3%에 해당하였다. 가장 적은 유형은 ‘불이익부담형’으로서 전체 응답자 중 12.8%를 차지하였다.

Distribution of non-marriage typesN(%)

그런데 선행연구들(Kim 2007; Kang et al. 2010)은 경제적 여건이 미비하거나 기회를 놓쳐서, 혹은 결혼제도의 부담으로 인해서 비혼상태에 있는 경우, 어떤 외부적 이유 혹은 상황으로 인해 결혼을 유보하는 경우로서 이를 비자발적 성향을 갖는 ‘비자발형’이라고 공통적으로 간주하고, 이에 대비하여 적극적인 삶의 방식으로서 성격을 갖는 ‘자발형’의 비혼과 구별한 바 있다. 이 점을 고려할 때, ‘결혼비용부담형’, ‘기회상실형’, ‘불이익부담형’은 비자발적 비혼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본 연구의 조사대상자들의 대부분인 약 80%가 비자발적 비혼유형에 속하였는데 이것은 대다수 비혼성인들은 다양한 외부적 요인들로 인해 부득이 비혼상태에 있는 성향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우리사회 비혼인구의 증가 이면에 비자발적인 비혼을 유발시킨 다양한 외부적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결과라고 하겠다.

한편, 많은 선행연구들(Kim 2006; Harknett & Kuperberg 2011; Lee 2012; Moon 2012; Lee 2013; Ho 2014)은 성별에 따라 결혼의향이나 결혼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다르게 나타남을 보고하였다. 이는 비혼양상에 있어서도 성별에 따른 차이를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따라서 본 연구 역시 비혼유형의 분포가 성별에 따라 얼마나 상이한지를 알아보았다. 그 결과 Table 2에서 보듯이, 남녀별 비혼유형의 분포는 상이하였으며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남성비혼자들에게 가장 많은 비혼유형은 ‘결혼비용부담형’이고 그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 비혼유형이 ‘기회상실형’인 반면, 여성의 경우 가장 많은 비혼유형은 ‘기회상실형’이었고 그 다음이 ‘자발형’이었다.

결혼비용부담형에 남성의 분포가 더 많았던 것은 사회문화적인 이분법적 성역할문화와 연결시켜 설명이 가능하다. 남성생계부양자모델이 강하게 남아있는 사회경제체제에서 경제적 여건이 결혼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남성에게 더욱 두드러지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러한 사회문화적 분위기에서는 어려운 취업상황과 고용의 불안정성은 남성들이 결혼하기 위한 생계부양자로서의 자질을 갖추기 어렵다고 판단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결국 이 때문에 남자들이 결혼을 꺼리는 경향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Lloyd & South 1996; Moon 2012; Yoon 2012).

반면, 비혼여성들에게서는 ‘기회상실형’과 ‘자발형’이 더욱 많았다. 이러한 결과와 관련하여 가장 빈번하게 언급되는 설명은 여성의 교육수준의 향상이다. 여성의 교육수준의 향상은 비슷한 수준이나 그 이상의 배우자를 만나야 한다는 점에서 매칭의 부담을 가져올 수 있고 이것은 여성들에게 결혼기회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결혼의 유보를 유발한다는 것이다(Kim 2015). 또한 선행연구들(Yoon 2012; Hwang 2016)은 아시아나 선진국에서 대졸여성들의 혼인율이 낮은 것은 사회에서 일하는 여성을 원하지 않는 남자들의 선호가 여전히 바뀌지 않으면서 고학력 여성들이 배우자를 찾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며, 동시에 여성들 역시 결혼으로 인한 이익이 감소하였다고 인지하면서 결혼을 지연시키거나 아예 단념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2. 비혼유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개인특성 및 가족가치관 요인을 중심으로

비혼성인집단이 얼마나 이질적 특징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이들을 비혼사유별로 유형화하고 각 유형별 차이를 유발하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다항로짓분석을 통해 살펴보았다. 아래의 Table 3은 다항로짓분석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분석에서 집단 간 비교기준은 ‘자발형’이다. 즉, ‘자발형’ 집단과 비교하여 나머지 비혼유형에 속할 확률이 개인특성, 가족가치관 요인에 따라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를 살펴보았다.

Multinominal logistic regression results for predictors of each type of non-marriages

첫째, ‘결혼비용부담형’ 집단과 ‘자발형’ 집단을 구분하는데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사회인구학적 요인 중에서는 성별, 교육수준, 취업여부이고, 가족가치관 요인 중에서는 성역할가치관, 도구적 자녀가치관이었다. 전반적으로 ‘비용부담형’과 ‘자발형’은 같은 비혼이라 하더라도 그 특징이 여러 측면에서 상이한 것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결혼비용부담형’과 ‘자발형’의 차이를 살펴보면, 성별의 경우 ‘자발형’ 집단과 비교해서 ‘결혼비용부담’ 유형에 속할 가능성은 여자보다 남자일 가능성이 높았다. 즉, 준거집단인 남자에 비해 여자가 ‘비용부담형’에 속할 확률은 약 0.2배(B=-1.434, exp(B)=0.238)이므로, 반대로 남자가 속할 확률은 약 5배가 된다. 따라서 ‘비용부담형’에는 여자보다는 남자가 속할 확률이 매우 높다. 교육수준의 경우, 대학원이상의 집단에 비해 고졸이하나 대학(2년제, 4년제)이하의 집단이 ‘비용부담형’에 더 많을 가능성이 높았다(각 B=0.963, exp(B)=2.619, B=0.799, exp(B)=2.224). 취업여부의 경우 취업집단과 비교할 때 비취업집단이 ‘자발형’ 보다 ‘결혼비용부담형’에 속할 확률이 약 2.5배(B=0.916, exp(B)=2.499)로 나타나서, ‘결혼비용부담형’에 비취업집단이 많을 가능성이 높았다. 결국, 개인적 특성 면에서 ‘결혼비용부담형’은 ‘자발형’에 비해 남자가 더 많고 교육수준과 취업이 불리한 상황에 있는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가족가치관의 영역에서도 자발적 비혼집단과 ‘결혼비용부담형’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이러한 차이는 성역할 가치관과 도구적 자녀가치관에서 나타났다. 성역할 가치관의 경우, 좀 더 양성평등적인 성역할태도를 보이는 집단이 ‘자발형’에 비해 ‘결혼비용부담형’에 속할 확률은 약 0.5배(B=-0.644, exp(B)=0.525)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아, 반대로 보수적이고 전통적 성역할 가치관을 가진 집단이 ‘결혼비용부담형’에 더 많이 속할 가능성이 약 2배 정도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녀가치관에서도 이 두 집단은 상이한 특성을 보였는데 특히 도구적 자녀가치관에서 이 두 집단 간의 차이가 있었다. 점수가 높을수록 도구적 자녀가치의 중요성을 찬성하지 않는 경향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Table 5에서 보듯이 도구적 자녀가치를 찬성하지 않는 집단이 ‘결혼비용부담형’에 속할 확률은 0.7배(B=-0.353, exp(B)=0.702)에 불과하였다. 반대로 자녀의 도구적 중요성에 찬성하는 집단이 ‘결혼비용부담형’일 가능성은 ‘자발형’에 비해 1.4배가 높음을 알 수 있다. 즉, ‘자발형’에 비해 ‘결혼비용부담형’은 도구적 자녀가치를 찬성할 가능성이 더욱 높았다. ‘결혼비용부담’형이 ‘자발형’에 비해 도구적 자녀가치의 측면에서 집안과 사회의 의무로서 자녀출산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정도가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자발형’ 집단과 ‘기회상실형’ 집단을 구분 짓는 유의미한 요인은 연령과 도구적 가치관 뿐이었다. ‘기회상실형’ 집단은 다른 비혼집단과 비교할 때, ‘기회상실형’은 ‘자발형’과 보다 유사한 측면을 보인다고 예상해 본다. 구체적으로 ‘기회상실형’ 의 특징을 ‘자발형’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연령의 경우 연령이 높을수록 ‘자발형’ 집단과 비교해서 ‘기회상실형’ 집단에 속할 확률이 약 1.2배(B=0.151, exp(B)=1.163) 정도 높았다. ‘기회상실형’은 혼기를 놓치거나 배우자를 마땅히 찾지 못하는 집단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아무래도 ‘자발형’에 비해 좀 더 높은 연령대일 가능성이 클 것이다. 가족가치관의 경우 도구적 자녀가치관만이 유의미한 영향 요인이었다. 즉, ‘자발형’에 비해 ‘기회상실형’은 자녀의 도구적 중요성에 찬성하지 않는 집단이 속할 가능성이 약 0.7배(B=-0.352, exp(B)=0.703)였으므로, 반대로 자녀의 도구적 중요성에 찬성하는 집단이 속할 가능성은 ‘자발형’에 비해 1.4배가 높음을 알 수 있다. 즉, ‘기회상실형’은 자발적 비혼집단에 비해 자녀의 도구적 가치를 좀 더 강하게 인식하는 집단일 확률이 높았다.

셋째, ‘불이익부담형’ 과 ‘자발형’ 집단을 구분하는데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사회인구학적 요인 중에서는 성별, 연령, 교육수준, 부모동거여부이고, 가족가치관 요인 중에서는 결혼가치관만이 유의미한 영향 요인이었다. 결혼의향은 두 집단 간 차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결국, ‘불이익부담형’과 ‘자발형’은 주로 개인의 사회인구학적 특징으로 구별이 됨을 알 수 있다. 이 두 집단 간 구별되는 특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성별에 있어서 ‘불이익부담형’과 ‘자발형’의 차이를 살펴보면, 남자에 비해 여자가 ‘불이익부담형’ 에 속할 가능성이 약 2배(B=0.727, exp(B)=2.068)정도로, ‘불이익부담형’에는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남성에 비해 여성들이 결혼제도의 불이익을 좀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 아닌지 추측해본다. 즉, 여성들이 결혼제도로 인한 가족과 직장으로부터의 부담을 더 크게 인식하고 이 때문에 어쩔 수없이 비혼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연령의 경우 연령이 증가할수록 ‘자발형’에 비해 ‘불이익부담형’에 속할 확률이 높았다(B=0.142, exp(B)=1.153). 연령의 효과가 남성에 비해 여성의 결혼선택에 좀 더 크게 작용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Lee 2012), 여성들이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불이익부담형에 있어서 연령이 비혼의 유의미한 영향요인이었을 가능성을 고려해볼 수 있다. 교육수준의 경우 대학원이상 집단과 비교할 때, ‘불이익부담형’은 ‘자발형’에 비해 대학교 학력의 집단이 더 많을 가능성이 높았으며(B=1.334, exp(B)=3.797), 고등학교 이하 집단에서 이 두 유형의 차이는 유의미하지 않았다. 또한 부모동거여부 요인은 ‘불이익부담형’과 ‘자발형’의 차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었다. 부모동거집단과 비교해 비동거 집단이 ‘불이익부담형’에 속할 확률은 0.5배였다(B=-0.677, exp(B)=0.508). 이는 부모동거집단이 ‘불이익부담형’에 속할 가능성이 ‘자발형’에 비해 약 2배정도 증가함을 의미한다. 부모동거 성인들이 부모에게 여전히 의존하거나 반대로 가족부양의 책임이 있는 집단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어떠한 경우이든 부모동거 성인들은 결혼으로 인해 직장과 가족부양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추측한다.

가족가치관 요인의 경우 결혼가치관만이 ‘불이익부담형’과 ‘자발형’을 구분하는 요인이었다. 결혼가치관의 점수가 높을수록 형식적 결혼과 전통적 결혼가치에 반대하는 개방적 결혼가치관 경향이 강한 점을 감안할 때, 분석 결과 개방적 결혼가치관의 경향이 강할수록 ‘불이익부담형’에 속할 확률(B=0.515, exp(B)=1.673)이 높았다. ‘불이익부담형’이란 결혼이 주는 부담감으로 인해 직장생활에 지장을 받고 가족부양부담이 커질 것을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 집단이다. 이를 감안하면 ‘불이익부담형’은 아무래도 전통적 결혼형식과 결혼문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으므로 자발적 비혼집단에 비해 좀 더 개방적 결혼문화에 민감한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사료된다.


V. 요약 및 결론

최근 우리 사회의 가족은 크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결혼과 관련된 변화가 매우 두드러지며, 그 중에서도 초혼연령의 증가와 더불어 성인 비혼인구가 크게 증가하였다. 이에 본 연구는 증가하는 비혼인구를 주목하고, 이들은 왜 비혼상태에 있는지 살피고 더 나아가 이들이 어떠한 다양한 개인적 여건과 가족가치관 요인을 보이는지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다양한 비혼사유를 분석의 중심에 두고 이들의 비혼사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분석하였다. 분석을 위해 전국적으로 대표성 있는 자료인 ‘2015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 중 ‘만 20-44세 미혼남녀 조사표’ 자료를 이용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 및 시사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비혼사유를 중심으로 조사대상자들을 ‘결혼비용부담형’, ‘기회상실형’, ‘불이익부담형’, ‘자발형’ 등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여 그 분포를 살펴본 결과, 조사대상자들이 가장 많이 속한 비혼유형은 ‘기회상실형’이었으며, 그 다음으로 많은 유형이 ‘결혼비용부담형’이었다. 결국 성인남녀가 비혼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자발적인 삶의 방식으로서 독신을 스스로 선택한 경우 보다는, 결혼기회가 없거나 결혼을 위한 재정적 준비가 안 된 것과 같은 외부적 조건 때문에 부득이하게 결혼을 못한 경우가 더욱 많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선행연구들(Lloyd & South 1996; Sassler & Schoen 1999; Kim 2006; Chung 2009; Chin & Chung 2010; Moon 2012; Ho 2014)은 다양한 사회문화적 변화가 결혼행동의 변화와 다양성을 이끌었음을 보고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본 연구 결과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증가하는 비혼현상의 이면에 분명 결혼을 유보시킬 수밖에 없는 다양한 외부적 조건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 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비혼을 선택하는 경우가 대다수임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둘째, 각 비혼유형에 어떠한 사회인구학적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각 비혼유형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인구학적 요인들은 각각 차이가 있었으며, 이에 각기 다른 비혼사유에 따라 각기 사회인구학적 특성이 서로 구별됨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자발형’과 비교할 때 ‘결혼비용부담형’과 ‘불이익부담형’에서 사회인구학적 요인들의 역할이 좀 더 두드러졌다. 반면 ‘기회상실형’은 연령 요인을 제외하면 사회인구학적 측면에서 ‘자발형’과 거의 유사하였다. ‘결혼비용부담형’이 재정적 여건과 결혼비용 마련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결혼을 유보한 집단인 만큼 아무래도 자발적 비혼집단에 비해 교육수준이 낮고 비취업자의 비중이 높은 등 결혼을 위한 사회경제적 불안정성이 좀 더 강하였다. 또한 ‘결혼비용부담형’에는 여자보다 남자가 더 많은데, 이것은 남자들이 결혼비용과 가족의 경제적 책임을 여자보다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불이익부담형’의 경우 사회인구학적 특징에서 ‘자발형’과의 차이가 좀 더 명확하였다. 남성보다 여성이, 연령이 더 높은 집단이, 그리고 부모와 동거하는 집단이 자발적 비혼집단과 비교해서 ‘불이익부담형’에 속할 가능성이 높았다. 반면, ‘기회상실형’은 연령을 제외하고는 ‘자발형’과 사회인구학적 특징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특히 사회인구학적 특성 중 성별이 ‘결혼비용부담형’과 ‘불이익부담형’에서 상이한 역할을 하였다는 점이 흥미롭다. 즉, 자발적 비혼집단과 비교할 때 ‘결혼비용부담형’에는 남자가 더 많았으나 ‘불이익부담형’에는 여자가 더 많았다. 이러한 결과는 남자들에게 있어서 경제적 책임감과 부담감이 결혼유보의 중요한 이유로 작용한 반면, 여자들이 결혼을 유보하는 중요한 이유에는 가족제도가 여성에게 요구하는 부담과 결혼과 직장일을 병행하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불이익이 보다 크게 작용함을 의미한다. 결국 성인세대의 결혼을 가로막는 장벽으로서 여전히 우리 사회에 남성생계부양자 모델로 대표되는 성역할고정관념과 일-가족양립이 어려운 직장상황이 존재함을 추측할 수 있다. 이러한 장벽으로 인해 결혼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느끼고, 많은 성인남녀들이 비혼을 결심한다고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가족가치관 요인이 비혼유형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본 결과, 주로 성역할가치관, 결혼가치관, 도구적 자녀가치관 등이 비혼유형별 차이를 유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그리고 각 비혼유형 별로 중요하게 작용하는 가족가치관 요인은 상이하였다. 즉, 성역할가치관이 ‘결혼비용부담형’에 속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면 결혼가치관은 ‘불이익부담형’에 속하는데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도구적 자녀가치관은 ‘결혼비용부담형’과 ‘기회상실형’에 속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반면 다양한 가족형태 수용정도나 정서적 자녀가치는 비혼집단 별로 큰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었다.

성역할 가치관에 있어서 보수적인 성역할을 지향하는 집단이 ‘결혼비용부담형’에 속할 가능성이 높았던 것은 성역할 이분법적 생각이 강하면 남자의 결혼과 가족에 대한 경제적 책임의식을 강하게 인식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남성생계부양자역할을 강하게 인식할 경우, 결혼과 가족에서 준비되어야 하는 경제적 조건과 상황에 좀 더 민감할 수 있기 때문에 성역할 이분법적 가치관은 ‘결혼비용부담’의 유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자녀가치관의 경우 비혼유형별로 정서적 자녀가치는 큰 차이가 없었다. 즉, 비혼자들은 자녀의 존재가치에 대해 동의하고 그 중요성을 인정한다는 점에서는 상호 차이가 없었다. 반면 도구적 자녀가치에서는 비혼유형별로 양상이 달랐다. 도구적 자녀가치의 경우 ‘결혼비용부담형’과 ‘기회상실형’이 ‘자발형’과 차이를 보였으며, ‘결혼비용부담형’과 ‘기회상실형’이 ‘자발형’에 비해 자녀가치의 도구적 중요성을 더욱 강하게 인식하였다.

한편 가족가치관 요인 중 결혼가치관의 경우, ‘불이익부담형’에게서만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즉, 결혼의 형식과 전통적인 결혼식문화에 대해 찬성을 하는 집단일수록 ‘불이익부담형’에 속할 가능성이 높았다. 아무래도 ‘불이익부담형’이 가족제도가 주는 부담으로 인해 비혼상태에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당연히 결혼의 형식과 비용, 남녀간 격식과 혼수를 강조하는 전통적 결혼문화에 좀 더 민감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결혼가치관이 ‘불이익부담형’을 구별하는 중요한 영향요인으로 작용하였다고 생각한다.

정리하면, 본 연구 결과 동일하게 결혼을 유보한 집단이라 하더라도 그 집단 안에 얼마나 이질적이고 다양한 특성이 존재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비혼유형 별로 차이를 유발하는 요인들은 각기 다른 경제적 여건이나 사회인구학적 요인 등 개인적이고 객관적 조건 뿐 아니라 가족가치관 요인 즉, 성역할 가치관, 결혼 문화에 대한 태도, 자녀출산에 대한 부담 등 다양한 차원의 복합적 요인들이었다. 이것은 우리 사회 성인남녀의 결혼 결정에 얼마나 복잡한 외부적 상황들이 개입되는지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비혼자들이라 하더라도 무조건 결혼을 거부하고 개인주의적 가치관이 강할 것이라고 획일적으로 예상하는 것에 신중해야 함을 시사한다. 비혼사유에 따라 이들의 내부에서도 다양한 결혼가치관, 성역할가치관, 자녀가치관이 혼재되어 있었으며, 이를 통해 비혼자들이 얼마나 다양한 맥락 속에서 다양한 특징과 욕구를 가지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의 연구결과를 종합하여 본 연구의 시사점과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조사결과는 정책적 차원에서 결혼-출산-고령화 등을 같은 연결고리로 묶은 포괄적인 가족정책이 마련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결혼을 의무가 아니라 선택으로 간주하려는 경향이 강해진 상황에서 결혼에 대한 성인남녀의 결정과정은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본 조사 결과, 불안정한 고용여건 등 결혼을 위한 경제적 준비의 문제, 기존의 결혼과 가족제도의 형식성과 완고성, 일-가정의 양립의 어려움 등이 젊은 세대의 비혼사유와 관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다양한 영향요인이 작용하는 신중한 결혼과정이 자연스럽게 초혼연령과 비혼인구의 상승을 유발했다는 지적(Yoon 2012)을 고려할 때, 최근 우리사회의 혼인건수 급감, 이에 따른 비혼인구의 증가가 결국 저출산 및 고령화와 연결된 같은 사회적 맥락 속에 있음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 보육과 출산지원에 대부분을 할애하는 저출산 고령화 정책이 결혼, 출산, 양육, 교육, 더 나아가 노년기 삶 등 성인기의 포괄적인 가족형성과정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변화될 필요가 있다. 이는 젊은 성인세대가 결혼을 위한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는 지원에서부터 결혼문화의 변화, 자녀출산의 가치와 중요성 인식, 그리고 자녀양육 지원 및 성인기 이후 가족관계 등 성인기 전반에 걸친 결혼과 가족의 삶을 지원하는 폭넓은 대책이 포함될 것이다. 그러므로 향후 후속연구를 통해 비혼인구가 어떠한 정책적 요구를 가지고 있는지를 탐색하고, 이를 포괄적 가족정책과 연결시켜 이들의 욕구를 정책에 반영하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둘째, 본 조사결과 나타난 비혼집단의 다양하고 이질적 특성을 감안하면, 이들의 욕구와 삶의 방식, 삶의 만족도 역시 다양하게 표출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앞으로 후속 연구를 통해 다양한 비혼집단의 특성을 좀 더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혼집단 내의 삶의 만족도, 가족관계 특성, 직장생활 등이 어떻게 상이한지를 살펴봄으로써 결혼이라는 일반적 통과의례를 행하지 않는 비혼자들의 삶의 평가와 인식은 비혼패턴 별로 얼마나 상이한지를 좀 더 면밀히 탐색할 필요가 있다.

셋째, 선행연구(Kang et al. 2010)에 의하면 비혼사유에 따라 향후 결혼의향, 즉 독신생활 만족도, 향후 독신을 이어갈 가능성이 달라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점차 우리 사회에서 비혼인구가 증가하는 것은 앞으로 우리 사회에 다양한 결혼행동과 가족형태, 삶의 방식이 등장할 것이며, 이에 젊은 성인세대가 보여주는 성인기 삶의 패턴이 다양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므로 향후 후속 연구를 통해 비혼인구의 생애과정을 추적하여 비혼 유형별로 삶의 경로가 얼마나 다양하게 나타나는지를 추적하는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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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

Socio-demographic characteristics of the subjectsN(%)

Characteristic Frequency(%)/Mean(1-5)
Sex Male 532(50.5)
Female 521(49.5)
Age 28-30 328(31.1)
30-35 395(37.7)
35-40 217(20.6)
40-44 111(10.6)
Education High school 217(20.6)
College 771(73.2)
Graduate school 66( 6.2)
Employment status Employed 870(82.6)
Unemployed 183(17.4)
Income Under 150 271(25.8)
150-200 324(30.8)
More than 200 457(43.4)
Family values Tolerance for family stereotypes 2.418
Marriage value 2.934
Gender role attitude 2.975
Emotional child value 1.871
Instrumental child value 2.772

Table 2.

Distribution of non-marriage typesN(%)

Type Sex Total
Male Female
***p<0.001
Economic pressure 230( 43.2) 79( 15.2) 308( 29.3)
Unavailability of mates 182( 34.2) 210( 40.3) 391( 37.2)
Marriage disadvantage 38( 7.1) 96( 18.4) 135( 12.8)
Voluntary single 82( 15.4) 136( 26.1) 218( 20.7)
Total 532(100.0) 521(100.0) 1,053(100.0)
χ2 114.168***

Table 3.

Multinominal logistic regression results for predictors of each type of non-marriages

Variables Economic pressure Unavailability of mates Marriage disadvantage
B(S.E.) Exp(B) B(S.E.) Exp(B) B(S.E.) Exp(B)
*p<0.05
**p<0.01
***p<0.001
Intercept 1.688(1.414) -3.791(1.321)** -7.821(1.746)***
Sex(RC=male) -1.434(0.204)*** 0.238 -0.056(0.189) 0.946 0.727(0.260)* 2.068
 Female
Age 0.020(0.026) 1.020 0.151(0.024)*** 1.163 0.142(0.029)*** 1.153
Employment status(RC=employed) 0.916(0.255)*** 2.499 -0.502(0.282) 0.606 0.284(0.317) 1.329
 Unemployed
Education(RC=graduate school)
 High school 0.963(0.451)* 2.619 0.004(0.382) 1.004 0.962(0.635) 2.618
 College 0.799(0.405)* 2.224 0.482(0.320) 1.619 1.334(0.576)* 3.797
Living with parents(RC=yes) 0.045(0.214) 1.046 0.035(0.195) 1.036 -0.677(0.275)* 0.508
 No
Tolerance for family stereotypes -0.071(0.238) 0.932 0.289(0.219) 1.335 0.003(0.281) 1.003
Marriage value 0.330(0.208) 1.391 0.222(0.193) 1.249 0.515(0.257)* 1.673
Gender role attitude -0.644(0.204)** 0.525 -0.377(0.195) 0.686 -0.433(0.256) 0.649
Emotional child value -0.110(0.199) 0.896 -0.077(0.185) 0.926 0.421(0.243) 1.524
Instrumental child value -0.353(0.176)* 0.702 -0.352(0.168)* 0.703 0.004(0.227) 1.004
-2LL 2,364.753
χ2(df) 306.94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