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의 유아기 자녀를 둔 어머니 양육경험에 대한 사례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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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his is a case study on the parenting experience of mothers who raised infants during the COVID-19 pandemic. The study was conducted from August 2021 to October 2021 through in-depth interviews with four mothers with children between the age of 3 and 6, and data analysis was conducted using the case analysis method suggested by Creswell(2013). The similarities between the cases were as follows: First, the participants chose home childcare, but as they faced limitations; they decided to send their children to attend school again. Second, participants were able to adapt to the COVID-19 pandemic through the assistance of people around them. Third, participants said that COVID-19 reduced their travel and experience opportunities. Fourth, the participants gradually became apathetic and adapted to the changed circumstances. The differences between the cases were as follows: First, among the working mothers, those who experienced career breaks perceived the meaning of work more positively. Second, participants with poor social support resources experienced greater difficulty in nurturing their children. Third, participants raising children with developmental disabilities were more concerned about the child’s development than the COVID-19 infection and accordingly had to play multiple roles. Based on the results of this study, the meaning of the mother’s parenting experience in the COVID-19 pandemic assessed by the researcher was as follows: First, the heavy responsibility and burden of mothers stood out, and mothers living in the COVID-19 situation were forced to play multiple roles, akin to a superwoman. Second, in the non-contact situation caused by COVID-19, the imbalance between the degree of social exchange and resources for emotional support was revealed more clearly.
Keywords:
children’s meal card, adolescent, BusanⅠ. 서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에서 크고 작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NARS는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 전까지 일상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밝혔고(Kim 2020), 코로나19의 대유행은 국경 폐쇄, 여행 금지, 격리, 사회적 거리두기, 의료 체계 붕괴, 등교 중지를 포함하여 전 세계의 사회 전반에 걸쳐 여전히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시대적인 맥락의 중요성과 심각성을 반영하여 우리나라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을 통해 코로나19를 ‘사회재난’에 포함시켰다. 재난은 자연적으로 발생하여 통제가 불가능하고 사회와 사회 구성원들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 특히 재난은 아동의 일상과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며(Sirgy & Wu 2009; Kwon & Joo 2016 as cited in Chung et al. 2020), 아동기와 이후 청소년기 발달과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Lee & Kim 2009). 아동은 스스로 자신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어렵고 발달적으로 미성숙하여 능동적인 대처가 어려울 수 있음을 고려할 때(Choi 2020), 양육자와 그 역할의 중요성 또한 증대되었다.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의 대유행은 유례없는 새로운 위험으로서 대책 마련이 어렵고, 알 수 없는 위험인 만큼 더 많은 두려움을 유발한다(Moon et al. 2021). 이러한 심리적 어려움과 더불어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새로운 정책과 변화된 사회문화적 분위기 또한 양육자와 아동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인한 보육기관의 무력화는 양육자가 더 많은 역할과 부담을 도맡게 했다(Jeong 2020). 예를 들면, 양육자들은 어린이집과 교육기관의 폐쇄 기간 동안 자녀양육에 대한 스트레스를 호소하였다(Yonhap 2020). 코로나19로 인한 심리적 어려움은 미혼자보다 기혼자가 더 높게 나타났으며(Islam et al. 2020),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가정폭력과 이혼율이 증가하였다(Kelly & Mogan 2020; Prasso 2020). 임신한 여성이나 어린 아동의 부모들이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를 더 높게 보고하고, 그들의 스트레스가 증가하였다는(APA 2020) 연구 역시 코로나19라는 맥락으로 인해 가정의 기능에 적신호가 켜졌음을 증명하였다.
반면, 코로나19의 긍정적인 측면을 시사한 연구결과도 나타났다. 사회적으로 단절되었던 기간 동안 가족 구성원들은 더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거나, 부부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긍정적인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Alhas 2020; Roshgadol 2020). 일본에서는 자살률이 감소되었는데, 이를 재택근무 및 등교연기 조치로 인해 가정에서 아동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시간적인 압박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여유가 생겼기 때문으로 해석하였다(Blair 2020). 이러한 연구들은 국내와 다른 문화적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으나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족관계의 새로운 관점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는 부모 중에서도 어머니의 양육경험에 집중하고자 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현대 사회에서는 아버지의 양육자로서의 역할 또한 강조되고 있으나(Song 2006), 여전히 어머니를 주 양육자로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남아있고 어머니와 아버지가 질적으로 다른 자극과 영향을 줌을 참고할 수 있어야 한다(Geiger 1996; Pruett 2000). 또한 코로나19 발생 이후에 어머니의 휴직/휴가, 유연근무제 이용 비율이 아버지의 이용 비율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Choi 2020)는 선행연구를 고려하여 본 연구의 연구 참여자를 어머니로 설정하였다. 특히, 유아기는 부모와의 안정적인 애착관계가 절대적인 영아기를 벗어난 시기로,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고 적응할 수 있어야 하는 시기이다. 동시에 학령기 이전에 해당하는 단계이며 여전히 부모의 양육이 주는 영향력이 지대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하여 유아기 자녀를 둔 어머니의 양육경험에 주목하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어머니의 양육경험에 대한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주로 어머니의 부정적 양육경험에 대한 실태(Cho 2021; Lee 2021)와 어머니의 양육행동이 아동의 특정 발달영역에 미치는 영향력(Bae 2021; Park 2021; Yang 2021)을 양적으로 탐색하였다. 한편, 경험이라는 것은 단순히 수량화 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며 코로나19의 영향력을 확인하는 것은 코로나19의 중요성만을 강조할 뿐,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에서 육아를 하는 어머니의 경험을 실제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선행연구의 제한점을 보완하기 위한 질적연구 또한 진행되었으나 맞벌이 가정의 어머니, 장애아동 어머니, 전업주부 어머니 등 특정한 대상만을 다루고 있다(Jung 2021; Lee 2021; Park 2021). 코로나19는 현시대의 모두가 동일하게 공유하는 시간적 배경임을 고려할 때, 코로나19를 살아가는 어머니의 양육경험에 대한 의미를 탐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례를 동시에 들여다보는 관점 또한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유아기 자녀를 둔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라는 상황적 맥락이 양육과정에 야기한 변화와 그 변화가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기술하고 이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본 연구는 이러한 목적에 부합하는 사례연구 방법을 적용하였다. 사례연구는 ‘사례’라고 불리는 현실 세계의 사건 또는 현상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것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를 심층적으로 바라보며 사례가 주는 중요한 의미를 탐색한다(Stake 2000). 즉, 사례에 대한 심층적 관찰 및 분석을 지향하며, 현실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대상으로 하고 사건과 관련된 행동들을 통제할 수 없을 때 선호된다. 또한, 사례는 연구자가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경계를 갖고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사례를 규정하는 방법 중 하나로는 특정한 시기와 경험(Creswell 2013)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특정한 시기의 ‘유아기 자녀를 둔 어머니의 양육 경험’에 대해 복잡하게 얽힌 맥락과 현상의 상호작용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데 있어 본 연구방법이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다중 사례연구는 하나의 중심 현상에 초점을 맞추되 여러 사례를 동시에 연구하여 중심 현상에 대해 더 다각적인 이해를 얻을 수 있고, 사례의 맥락이 모두 다르고 사례 간 차이와 유사점을 발견하고자 할 경우 활용한다(Yin 2012). 본 연구의 목적은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에서 어머니의 양육경험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각 가정마다 양육 경험은 다른 특성을 가질 수 있다. 또한 발달적 시기는 동일하나, 아이의 고유한 기질 및 성격에 따라서, 또 부모가 살아온, 혹은 현재 생활하고 있는 상황적 맥락에 따라 차이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환경에서 비슷한 조건의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여러 어머니는 또 다른 경험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자는 다중 사례 연구 방법을 통해 각각의 사례에서 나타나는 고유한 의미를 발견함과 동시에 사례 간 유사성과 차이점을 탐색해 보고자 한다.
종합하면 유아기 자녀를 둔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에서 어머니의 양육경험을 살펴봄으로써 그들이 어떤 양육 경험을 하는지, 그리고 사례 간 유사성과 차이점은 무엇인지를 알아보고 그 경험의 의미를 발견하고자 한다. 이는 사회재난 상황에서 부모교육의 방향성 제안 또는 부모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근거가 되는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바이다.
- 연구질문 1.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상황에서 유아기 자녀를 둔 어머니의 양육경험은 어떠한가?
- 1)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상황에서 유아기 자녀를 둔 어머니의 양육경험에 대한 사례 간 유사점은 어떠한가?
- 2)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상황에서 유아기 자녀를 둔 어머니의 양육경험에 대한 사례 간 차이점은 어떠한가?
Ⅱ. 연구방법
1. 연구참여자
본 연구에서는 만 3~6세 사이의 유아기 자녀를 둔 어머니를 연구 참여자로 설정하고 모집하였다. 각 사례 별 구체적 특성은 다음과 같다.
참여자1은 33세의 맞벌이 모이며 놀이치료사이다. 자녀의 나이는 만 5세(2016. 6월생, 여아)이다. 참여자1의 가족은 평소 대화 및 정서적 상호작용이 활발하고 자녀의 특성에 대해 비교적 잘 이해하고 있으며 부부의 양육가치관을 일치시키기 위한 대화 또한 활발하게 하는 편이라고 보고하였다. 참여자1은 아이를 양육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과 다양한 경험이라고 생각하며 코로나19 이전에는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매주 가족 여행을 갈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고 말하였다.
참여자2는 40세의 맞벌이 모이며 어린이집 교사이다. 자녀의 나이는 만 5세(2016. 6월생, 남아)이다. 참여자2는 자녀의 출산으로 인해 장기간의 경력 단절 후 재취업을 결심하였고 연구 참여 당시 근무를 시작한 지 2년차에 해당하는 상황이었다. 참여자2가 재취업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가 발발하여 그로 인한 걱정이 있었으나, 현재까지 일과 가정을 양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참여자3은 42세의 전업주부이다. 자녀는 1남 1녀로, 첫째의 나이는 만 6세(2015. 9월생, 남아)이며 정상발달 아동이고 둘째의 나이는 만 4세(2017. 10월생, 여아)이며 언어지연을 보여 올해 6월부터 언어치료와 놀이치료 센터에 다니고 있는 상황이다. 참여자3의 본가는 부산이며 원가족과 친구 모두 부산에 거주하고 있다. 참여자3은 결혼과 동시에 광주라는 타지로 이사를 왔고 아직까지 정서적으로 교류가 가능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지 못해 힘들어하고 있다.
참여자4는 44세의 전업주부이며 자녀의 나이는 만 6세(2015. 5월생, 남아)이다. 자녀는 언어지연과 발달지연을 보이고 지적장애 진단을 받았으며 놀이치료, 언어치료, 감각통합치료를 포함하여 다수의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으로 모가 직접 아동을 여러 센터에 데리고 다니고 있다. 참여자4는 발달이 느리고 언어로 정서를 표현하지 못하는 자녀에 대해 아쉬워하며 “워낙에 부족한”이라고 표현하였다.
2. 자료 수집
연구 참여자를 모집하기 위해 광주광역시 소재의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연락하여 연구 목적과 방법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후 메일을 통해 안내문을 발부하였다. 이에 참여 의사를 밝힌 연구 참여자와 개별적으로 접촉하였고 눈덩이 표집 방법을 통해 또 다른 연구 참여자를 모집하고자 했다. 최종적으로 선정된 연구 참여자는 총 4명이었다.
본 연구에서의 자료 수집은 연구 참여자들의 생생한 경험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개인 별 심층면담의 방법을 사용하여 이루어졌다. 심층면담은 2021년 8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약 3개월에 걸쳐 이루어졌다. 해당 시기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 이후에 해당한다.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하였고, 광주광역시의 경우에는 8월 기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해당하여 어린이집이 휴원하고 긴급보육 서비스가 최소 규모로 운영되었다. 정부는 전국 어린이집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유행대비 어린이집용 대응지침’을 발부하고 원격수업을 진행하도록 하거나, 기관 내에서 확진자 발생 시 최대 14일간 일시폐쇄 조치를 내렸다(Sisun 2021).
면담은 각각 2~3회, 1시간에서 1시간 50분까지 진행되었다. 대면상담을 위주로 진행하되 전화를 이용한 매체상담의 방법을 활용하기도 하였다. 면담은 반구조화 된 개방형 질문지에 의거하여 진행하되 연구 참여자의 자유로운 이야기를 위주로 진행되었다. 모든 면담은 본 연구자가 직접 실시하였고 연구 참여자의 동의하에 녹음된 면담 내용을 전사하여 연구 자료로 활용하였다.
본 연구자는 연구 윤리를 준수하기 위해 연구 참여자들의 자발성을 매우 중시하였으며 연구가 시작되기 이전, 연구의 목적과 주제에 대한 설명을 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은 면담의 내용이 녹음되고 연구의 목적을 위해 활용됨을 확인하였고, 연구자는 참여자들에게 수집된 자료에 대한 비밀 유지를 공지하였을 뿐만 아니라 연구 종료 이후에는 3년간 안전하게 보관된 후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령」 제16조에 따라 파기됨을 알렸다. 면담내용에서 이름이나 기관명 등 개인정보와 관련된 부분은 연구자만이 알아볼 수 있도록 기호화하여 분석하였고 연구 참여자들에게는 임의로 번호를 부여하여 코딩하였다. 연구 참여자의 개인정보와 면담자료는 별개의 하드드라이브에 저장하여 안전하게 보관하였고, 비밀번호를 설정하여 외부로 드러나지 않도록 하였다.
3. 자료 분석
본 연구에서는 자료를 분석하기 위해 사례 내 분석(within case analysis)과 사례 간 분석(between case analysis)방법을 채택했다. 사례 내 분석은 연구 참여자 한명 한명을 개별적인 사례로 설정하여 각각의 사례의 경험을 파악하는 것이다. 연구자는 사례 내 분석방법을 통해 각각의 사례가 갖고 있는 고유한 특성과 그들만이 경험한 의미에 집중하고자 했다. 사례 간 분석을 통해서는 사례 내 분석 과정에서 얻어졌던 결과를 바탕으로 각 사례의 전반에서 나타나는 양육경험의 내용들을 범주화 시켜 유사한 특성을 모아 보다 큰 범주의 주제로 묘사하고 독특하게 드러나는 주제 또한 확인해보았다.
사례 분석을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개방 코딩(open coding)을 실시하였다. 개방 코딩은 사건과 사건들이 갖는 의미를 지속적으로 비교하여 찾아낸 개념들을 일정 범주 안에 넣고 그 안에서 새롭게 생성되는 속성들의 패턴이나 동일성을 알아보는 방식이다(Glaser 2014). 전사한 자료를 꼼꼼히 읽으며 여러 의미단위들을 일차적으로 추출 한 후, 그렇게 찾아 낸 의미단위들을 범주화하여 묶고 비슷한 범주와 그렇지 않은 범주들을 확인하여 사례를 온전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하였다.
자료의 분석 과정은 Creswell(2013)이 제시한 질적 연구 자료 분석에의 일반적 절차에 따라 진행하였다. 자료의 조직화를 위해 전체 면담 내용의 축어록을 풀어 데이터 파일로 저장하였다. 읽기와 메모하기 단계에서는 면담 과정에서 연구 참여자가 강조하였던 부분이나 중요하게 생각되는 부분에 중점을 두어 기록하였다. 자료를 코드와 주제로 기술하기 단계에서는 각 연구 참여자들이 갖고 있는 고유한 맥락을 고려하여 코딩하였다. 다음으로는 코딩된 내용을 토대로 코로나19의 영향력과 양육경험의 특성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의미 단위를 찾아 분류하는 과정을 거쳤다. 코딩 과정을 통해 사례 간 유사한 주제를 발견하여 핵심 범주를 도출하고, 사례 간 분석을 통해 각각의 사례에서 독특하게 나타난 부분을 발견하고 그 의미를 이해하고자 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도출해 낸 결과는 연구 참여자가 실제로 사용한 단어를 그대로 인용하여 각 사례를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했다.
본 연구의 타당도를 확보하기 위한 시도는 다음과 같다. 우선, ‘연구 참여자 확인’을 통해 타당도를 확보하기 위해 작성한 축어록을 연구 참여자와 공유하며 연구 참여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잘 반영되었는지 확인하였다. 또 ‘외부 감수자’를 통해 타당도를 확보하고자, 연구의 진행과 결과 도출 과정에서 질적 연구 경험이 있는 교수 1인과 지속적인 논의를 하였다. 동시에 본 연구자의 선입견과 편견을 최대한 배제하고 각각의 사례가 갖는 있는 그대로의 의미를 도출해내고자, 동료연구자 3인과 함께 자료를 분석하고 자료에 대해 반복적으로 논의하였다.
Ⅲ. 결과 및 고찰
본 연구에서는 사례 내 분석 과정에서 얻어진 내용을 토대로 사례 간 분석을 진행하였다. 각 사례의 범주 내용을 분석하고 연구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비교하여 유사점과 차이점을 발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사례 간 유사점
처음에는 놀래가지고 무조건 안 보내고 그랬는데, 계속 그래도 답이 없다보니까는 나중에는 보내면서도 이게 맞나(참여자 1). 아무래도 저는 애들을 맡겨놓고 (일하러)나가버리잖아요. 마음 불편하잖아요(참여자 2). 아이는 둘 다 너무 어리고, 남편은 회사에 있고. 주변에 아무도 없고 오롯이 저 혼자 해야 되는 거니까. 너무 버거운 거예요(참여자 3). 코로나가 처음 터졌을 때는 더 조심을 했고. 그런데 이게 너무 장기화가 되니까 이제는 보내야 할 것 같아서 그냥 보냈거든요(참여자 4).
참여자들은 정부에서 내려진 휴원 명령과 함께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과 걱정으로 인해 가정보육을 선택했다. 사례마다 그 기간은 상이했으나 가정보육이라는 것은 참여자 모두에게 큰 변화이자 도전이었다. 양육에 대한 모든 책임을 부담하고 생활반경이 현저하게 줄어든 그 시기동안 참여자들은 신체적인 소진과 정서적인 어려움을 경험했다. 참여자들은 여러 한계를 경험하면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 채 다시 등원을 결정하게 되었다.
남편이랑 친정. 아이 조부모님까지 스케줄 맞춰가면서 아이 가정 보육하고(참여자 1). 친정엄마한테도 도움을 받고 있는. 엄마나 신랑하고 되게 많이 이야기를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직장 동료들하고(참여자 2). 남편이 희생을 하는 것처럼, 제가 애들이랑 자면 잠을 못 자니까(남편이)애들을 데리고 자면서 제가 많이 괜찮아졌어요(참여자 3). 주변 분들을 좀 잘 만난 것 같아요. 모임처럼 아이들하고 엄마들하고 이렇게 모이는데 그게 되게 힘이 돼요(참여자 4).
코로나19로 인한 변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하기 위해 참여자들은 주변의 지지자원과 더욱 굳건해졌다. 특히 물리적인 거리가 가까울수록 더욱 의지하고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었다. 보육 기관을 이용하지 못했던 기간 동안 참여자들을 조력한 존재는 주로 배우자이거나 아이들의 조모였으며, 다음으로는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동료나 친구였다. 참여자들은 양육이라는 과업을 주변인들과 나누어 들면서 일상생활을 지키며 그 시기를 견뎌낼 수 있었고 함께 고민하고 의지하면서 정서적인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예전에 비해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있지 못하는. 내 아이의 다섯 살이 그냥 좀 없어졌다는 느낌(참여자 1). 아무래도 여행. 그런 부분은 다른 걸로 대체하기가 힘들긴 하더라고요. 그게 되게 아쉽고(참여자 2). 집에만 있어라. 불안하니까. 아이를 그렇게라도 설득을 시키고 그거의 연속이었어요(참여자 3). 모든 활동에 제한을 당하고 편하게 다닐 수 없고. 아이가 하고 싶은 거, 해야 될 거, 가고 싶은 거를 다 규제를 당해야 하는(참여자 4).
참여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변화를 떠올리며 공통적으로 여행을 가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아쉬움을 언급했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 당연히 모두가 조심해야 했지만 가족들과 소중한 추억을 쌓지 못한다는 사실은 안타깝기만 했다.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린 것 같아 아이의 발달적인 측면에서도 걱정스러웠다. 참여자들은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라 많은 것을 받아들이고 익숙해지고 있었으나, 아이들에게 충분한 경험을 시켜주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아쉬움을 느꼈다.
예전처럼 확진자가 한두명 나왔다고 어린이집을 안 보내는 건 아니고.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가거나 일부러 조금 떨어진 곳을 예약하는 식으로(참여자 1). 이제는 너무 장기화가 되어버려서. 좀 무뎌진다고 하잖아요. 이제 막 그렇게까지 머리 무겁고 그러지는 않는 것 같아요(참여자 2). 주변에 걸린 사람도 없고. 그냥 걸리는 건 운이지 이렇게 생각하게 되고(참여자 3). 처음에는 과민반응하고 작은 것도 신경 쓰였는데 이제 그냥 익숙해져버리더라고요(참여자 4).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 돌파 감염 등의 새로운 문제가 연이어 나타났다.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을 기대하는 것보다는 공존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라는 개념이 대두된 만큼 참여자들도 코로나19에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어른과 아이 모두 생활방역에 익숙해졌고 코로나19에 대해 어느 정도 안일하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참여자들은 더 이상 확진자의 동선 하나하나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고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유의하면서도 아이들과 함께 야외에서 여가시간을 보내거나 새로운 추억을 쌓으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2. 사례 간 차이점
사례 간 차이점이 나타난 부분에서는 참여자들의 독특한 경험의 의미를 반영하는 소제목을 제시하였으며, 각 참여자들이 갖고 있는 맥락을 고려하여 그러한 차이점이 나타나게 된 배경에 대해 분석하였다.
집에 있다고 해서 쉴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수업도 들어야 하고 일도 해야 하고, 이제 아이도 돌봐야 하고(참여자 1).
5-6년 만에 다시 일을 시작한 시점이었거든요. 저는 여기에서 일을 하는 게 너무 즐겁더라고요. 그동안 집에만 갇혀가지고 너무 힘들었거든요(참여자 2).
참여자1과 참여자2는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취업모이다. 이 두 사례는 자녀를 양육함에 있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자원이 풍부한 편이었으며 아이 역시 정상발달의 아이들로 변화에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참여자1과 참여자2는 직장을 갖고 있다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지만 두 사례에서 ‘직장’은 다른 의미로 나타났다.
참여자1의 경우에는 직장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쓰게 되는 만큼 퇴근 후에 아이에게 그만큼 해주지 못한다는 생각에 미안함을 느꼈다. 또 직장에 소속되어 있는 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코로나19의 감염에 대해 더 조심하였고 다수의 사람들과 접촉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불안해하기도 했다.
반면, 참여자2의 이야기에서는 직장의 긍정적인 의미가 강조되었다. 참여자2는 직장에서 만나는 동료들과 정서적인 교류를 하면서 새로운 에너지를 얻었고 집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벗어나 직장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기분전환을 할 수 있었다.
참여자2에게 직장이 좀 더 긍정적인 의미를 갖게 되었던 것은 참여자2의 경력단절과 관련이 있었다. 참여자2는 아이의 출산과 양육으로 인해 5-6년 동안의 경력단절을 경험했다. ‘집 안에만 갇혀’아이를 양육하는 그 시간은 너무나 답답했고 응어리진 감정을 해소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지금이 아니면 일을 하기 더 힘들어진다는 주변인들의 말이 참여자2의 가슴에 꽂혔고 잠깐이라도 괜찮으니 근무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싶은 마음에 시작하게 된 일이었다. 일과 가정을 양립해야 하는 상황 속, 몸은 힘들었지만 오롯이 집 안에서 양육만을 전담하던 시기와 비교하여 심리적으로 훨씬 안정될 수 있었다. 직장 동료들의 정서적 지지와 배우자 및 조모의 양육 조력에 고마워하며 참여자2는 자신의 상황에 대해 “운이 좋았죠.”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저랑 남편이랑, 친정. 아이 조부모님까지 스케줄 맞춰가면서 아이 가정 보육하고. 아이 외할머니(집이) 되게 가까워서(참여자 1).
선녀와 나무꾼처럼 저 주위에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 아이를 잠시 맡길 데도 없고. 아무도 없는 거야. 그러니까 오롯이 저 혼자 해야 되니까. 아이랑 상호작용, 다 반응을 해줘야 하는데 너무 버거운 거예요(참여자 3).
참여자1은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취업모이고 참여자3은 전업으로 아동의 양육을 전담하는 전업모이다. 코로나19의 발발 초기에 두 참여자는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가정보육을 선택하였다는 공통점이 있었으나 가정보육의 기간 동안 경험한 소진의 정도는 다르게 나타났다. 참여자1은 가정보육을 하면서 풍부한 지지자원을 통해 양육적인 도움을 받고 정서적으로 안정될 수 있었지만 참여자3이 경험하는 정서적 어려움은 상대적으로 더욱 심화되었다.
참여자3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도 사회적 관계에 대한 간절한 욕구를 가지고 있었으나, 타 지역에서 시작하게 된 결혼생활과 두 아이를 양육해야 하는 상황 때문에 정서적인 교류를 할 수 있는 대상을 충분히 확보할 수 없었다. 이러한 상황은 코로나19의 발생 이후에 더욱 극대화되었고 결과적으로 참여자3은 더욱 빠르게 소진되었던 것이다. 참여자3은 특히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를 양육하면서 겪었던 신체적인 소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참여자3의 심리적 어려움은 양육태도에도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쳤고 우울과 무기력감을 경험하면서는 방임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게 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많은 제약과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참여자1은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라 조금씩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참여자3은 아이의 발달과 관련한 걱정,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음에 대한 어려움 등 여전히 많은 것을 걱정하면서 힘들어하고 있었다.
경험이 중요한 것 같거든요. 경험을 하면 나 그거 해봤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펼쳐질 거야라는 걸 본인이 예측하고 덜 불안해하면서 조금 더 참여하고. 나가서 경험하고 이런 것들이 아이 기질이나 성격에는 더 도움이 되는데(참여자 1).
유치원보다 센터에 의존하는 부모들도 있는데. 한 번이라도 자극을 줘야하는데 (센터가)쉬어버리니까 완전히 충격이 컸죠. 아이가 퇴화될까 봐 그런 마음 때문에(참여자 4).
참여자1은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취업모이고, 참여자4는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를 양육하는 전업모이다. 두 참여자의 경험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코로나19의 상황 속에서 주로 하였던 걱정에 대한 것이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참여자1은 주로 돌봄 공백을 어떻게 채울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였다. 직장이라는 환경에서 주어지는 역할을 수행해야하면서도 어머니로서 책임져야 하는 많은 것들이 존재하였고, 외부 환경에 노출되는 장면이 많은 만큼 감염에 대한 위험성 역시 더 높아졌기 때문에 더 많은 신경을 쓰며 조심하였다. 코로나19가 일상의 많은 부분을 잠식하고 그 영향력이 여전한 지금, 참여자1의 주된 걱정은 아이와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것이었다. 초기와 달리 조금씩 여행도 다니고 외출의 빈도도 늘어나고 있으나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여전히 남아있는 답답함은 한결같은 걱정거리였고, 내 아이의 다섯 살이 마스크에 가려진 채 지나가버렸다는 사실은 너무도 안타까웠다.
참여자4는 주로 아이의 발달과 관련한 걱정을 많이 하고 있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갑작스러운 변화와 위험에 대해 나의 아이가 과연 잘 적응하고 대처해나갈 수 있을까에 대해 걱정했다. 자가격리, 음압병실과 같은 상황이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것 같았고 그러한 상황이 닥쳤을 때 나의 아이가 과연 ‘엄마 없이’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라 초기의 고민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아이의 발달과 관련한 다른 걱정이 시작되었다. 참여자4는 유치원보다 발달센터에 의존하는 마음이 더 컸기에 모든 센터의 휴원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이야기했다. 자신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발달적으로 적절한 자극을 주고 있지 못하다는 걱정이 참여자4를 무겁게 짓눌렀고 아이가 퇴행하고 더 나빠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였다.
일을 시작하게 됐고 그런 상황에서 이제 친정엄마한테도 도움을 받고 있는 상황. 엄마나 신랑하고 되게 많이 이야기를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 일할 때 나오면 직장 동료들하고(참여자 2).
교류를 끊임없이 하고 싶은 거예요. 저는 이제 감옥에 갇힌. 남편한테도 얘기했는데 감옥에 갇혀 사는 것 같다고, 손발 잘린 채. 내가 도움을 요청하고 싶을 때 올 사람이 없고(참여자 3).
직장동료, 가까운 곳에 있는 가족, 친구 등 지지자원이 많은 참여자2와 달리 참여자3은 어떠한 사회적 관계도 갖고 있지 못했다. 타지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하면서 고향에 있는 가족들, 친구들과 멀리 떨어지게 되었으며 결혼과 동시에 경력이 단절된 현실은 실질적인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갔다. 두 아이를 낳고 양육을 하는 지금까지도 참여자3은 사회적 관계를 간절하게 원하고 있으나 하루의 전부를 아이에게 헌신해야 하는 일상 속에서 참여자3의 욕구는 충족될 수 없었다.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학원을 알아보려고도 했으나 코로나19라는 새로운 시대적 변화로 인해 그러한 기회마저 박탈당한 기분이었다. 정서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혹은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자원이 부족한 현실은 참여자3으로 인해 코로나19의 파급력을 더욱 크게 실감하게 만들었다.
애들 임신하고 나서 일을 그만둔 거라서 집에만 있으니까 그게 되게 답답한 거예요, 저도 나름대로 이렇게 뭔가 좀 풀어야 되는데. 다행히도 친정 엄마가 바로 같은 아파트에 살아서 맡기기도 하고 막 그랬어요. 저는 여기에서 일을 하는 게 너무 즐겁더라고요. 제가 일을 안하고 집에만 있었다면 내가 얼마나 버틸 수 있었을까(참여자 2).
저는 그냥 00이 자체만을 보고 극복할 수밖에 없는 게 부모이기 때문에. 의무적인 것 때문에. 웬만하면 00이를 다른 사람에게 안 맡기거든요. 이제 실수도 많이 하고 그러니까. 워낙에 부족하니까(참여자 4).
참여자2가 코로나19라는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고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도왔던 것은 여러 지지자원이었다. 그 중에서도 참여자2가 자주 언급 했던 것은 경력단절 후에 새로 구하게 된 직장에서 만난 동료들이었다. 집이라는 제한된 공간이 아닌 직장이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참여자2는 정체성을 찾고 에너지를 얻었으며, 직장 동료들과 고민을 나누면서 서로 정서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했다. 동시에 참여자2는 가까이에 있는 가족들과 더 자주 만나면서 코로나19로 생긴 많은 제약 속에서도 새로운 재미를 찾아낼 수 있었고 가족들과 더욱 강하게 밀착될 수 있었다.
참여자4는 엄마이기 때문에 의무적으로 아이만을 보고 극복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는 여전히 많은 부분이 부족하게 보였고 참여자4는 사소한 것 하나하나 신경 쓰고 보살펴야 했다. 참여자4의 머릿속은 언제나 아이로 가득했고 참여자4의 일상은 아이에게 모든 것이 맞추어져 있었다. 참여자4는 아이가 다니는 여러 센터의 일정을 홀로 관리하면서 아이의 등원과 하원을 책임졌고 취미활동을 하거나 충분히 쉴 수 있는 시간 없이 아이의 돌봄에 모든 것을 쏟고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고향에 가는 것도 못 가고 그러니까. 전에는 계속 갔는데 이제는 더 교류가 없었거든요. 작년부터 교류 자체를 안했거든요(참여자 3). 명절 문화가 완전히 아예 없어진 것 같아서 좀 속상하기는 하더라고요. 코로나 때문에 하지 못한 거, 친인척들 못 만나는 거(참여자 4).
입을 보여주면서 해야 아이가 입을 보면서 발음을 배우는데, 마스크 때문에 그럴 수가 없으니까(참여자 3). 센터에 의존하는 부모들도 있는데 쉬어버리니까. 완전히 충격이 컸죠. 내가 어떻게 다 해줄 수 있지. 아이가 퇴화될까 봐 그런 마음 때문에. 내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참여자 4).
(1) 친지들과의 물리적 거리감
참여자3과 참여자4의 원가족 또는 친지들은 다른 지역에서 거주 중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지역 간의 이동이 제한되고, 한 번에 모일 수 있는 인원수가 한정되면서 물리적으로 먼 거리에 있는 가족들과의 교류가 거의 끊기다시피 되었다. 특히 다 함께 모여 맛있는 것을 나누어 먹고 근황을 공유하던 소중한 명절이 사라져버린 것 같아 아쉬울 따름이었다. 참여자4는 명절이라는 특별한 날에도 여느 휴일과 다름없이 집 안에서 같은 활동을 반복하였던 장면을 떠올리며 아이에게 명절이라는 날을 경험시키지 못하고 설명하지 못함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2) 발달장애가 있는 나의 아이
참여자3과 참여자4는 전업주부이며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를 양육하고 있다. 참여자3의 둘째 아이는 만4세의 여아로, 언어지연이 있어 올해 6월부터 언어치료와 놀이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며 점차 말이 트이고 있다. 참여자4의 아이는 만6세의 남아로, 발달지연과 언어지연이 있으며 지적장애 진단을 받았다. 참여자4는 일찍이 아이가 진단을 받았을 때부터 현재까지 놀이치료, 언어치료, 감각통합치료, 미술치료 등 아이에게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여러 센터를 전전하고 있다.
참여자3과 참여자4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상담센터를 이용하는 것과 관련한 걱정과 아쉬움에 대해 이야기 했다.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기 때문에 아이는 치료사의 얼굴표정과 입모양을 볼 수 없었고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언어적인 자극은 제한되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 같은 보육기관 이외에도 센터라는 환경에서 불특정다수의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상황은 감염에 대한 불안을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닌 자신은 해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과 아이의 발달에 필요한 충분한 자극을 주기 힘든 상황은 코로나19로 인한 걱정을 뒤로 하게 만들었다.
특히 참여자4는 센터를 가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더 크게 반응했다. 여러 센터를 다닌 기간이 오래 되었기도 하고 하루에도 여러 종류의 센터를 다니는 만큼 센터에 많이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참여자4의 눈에 비친 아이의 모습은 여전히 부족했다. 더 많은 자극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참여자4를 더 조급하게 만들었고 마음만큼 빨리 변하지 않는 아이의 모습에 많이 좌절하기도 했다. 아이의 문제행동이 더 자주 보일 때마다, 아이가 하는 배변실수가 잦아질 때마다 참여자4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소진되었으며 새로운 센터를 찾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위의 연구 결과에 대한 고찰은 다음과 같다. 본 연구 결과,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상황에서 유아기 자녀를 둔 어머니의 양육경험 사례 간 유사점과 차이점이 나타났다. 사례간 유사점으로 첫째, 코로나19 상황에서 아이들을 등원시키는 것은 여전히 어머니에게 많은 불안을 느끼게 했으나 가정보육을 지속할 수는 없었다. 참여자들은 가정보육 기간 동안 신체적, 정서적 소진을 경험하였다. 이는 가정의 돌봄 기능에 과부하가 발생하고(Choi 2020),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 이후에 부모가 더 많은 역할을 담당하게 되면서 가중된 양육 부담감이 증가했다는 연구결과(Bae 2021)와 맥을 같이 한다. 둘째,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라 조금씩 그러한 상황에 무던해지기도 했으나 함께해주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다. 가정보육기간 동안에는 아이들의 조모와 배우자에게 가장 큰 도움을 받았다. 이러한 결과는 어머니 돌봄 다음으로 조부모/친인척 돌봄의 형태가 많이 드러난다는 선행연구(Choi 2020)와 일치한다. 참여자들은 특히 같은 아파트나 같은 지역에 사는 등 지지자원과의 물리적인 거리가 가까울수록 더욱 많이 의지하고 도움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였다.
셋째, 아이들의 놀이는 제한된 공간에서 한정적으로 이루어졌고, 고강도 거리두기와 감염에 대한 걱정으로 인해 외출과 여행의 기회는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코로나19는 아이들이 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빼앗아갔다. 아이들의 성장을 위한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많이 제공해주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참여자들은 부정적 감정을 경험했다.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새로운 위험 상황 속에서 참여자들은 움츠러들었고 안전감과 예측 가능성을 상실하는 경험을 반복하며 희망을 잃어버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재난적 상황에서 흔히 나타나는 심리적인 변화를 설명하는 선행연구(Son 2020)의 결과를 뒷받침한다. 넷째,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라 참여자들은 둔감해지면서 동시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머니들은 아이의 손을 잡고 조금씩 야외에서도 여가생활을 보내고자 했고 코로나19 초기와 달리 확진자의 유무에 지나치게 예민한 반응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아이들은 필수가 된 마스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매장 취식 금지와 같은 방역 수칙을 무리 없이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발생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갑작스럽게 닥쳐온 코로나19 상황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당황하기만 했던 지난 시간과는 다르게 각자의 자리에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사례 간 차이점은 첫째, 일과 가정을 양립하고 있는 취업모인 참여자1과 참여자2가 경험하는 직장의 의미였다. 참여자2에게 직장은 새로운 에너지원이자 직장 동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장소였다. 참여자1이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상황에서 아이에게 몰입하여 에너지를 쏟지 못하는 것에 대해 미안함을 느끼는 것과 참여자2가 아이를 양육하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 직업을 지속하는 것을 고민했던 것 등은 취업모가 다양한 역할에서 오는 갈등을 경험하고(Yoo et al. 2018) 그로 인해 심리적으로 취약할 수 있다(Nho et al. 2012)는 선행연구를 지지한다. 그러나 참여자2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다른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은 직장과 관련한 새로운 의미를 제시하며, 사회적 지지를 받으면 양육 스트레스가 경감될 수 있다는 연구(Kim & Jo 2015)결과와 그 맥을 같이 한다. 둘째, 사회적 지지자원이 풍부한 참여자2와 비교적 그렇지 못한 참여자3이 가지는 사회적 관계에 대한 욕구에 차이가 있었다. 참여자3은 결혼과 동시에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경력이 단절되고 사회적인 지지자원도 잃게 되었다. 참여자3은 항상 정서적인 교류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지만 충족할 기회를 얻지 못했고, 코로나19라는 상황이 갑작스럽게 닥치면서 사회적 관계 욕구에 대한 좌절은 더욱 커졌다. 결과적으로 참여자3은 많은 것들을 혼자 감당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빠른 속도로 소진되었으며 위드 코로나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여전히 많은 것들을 걱정하며 사회적 관계를 절실히 원했다. 이는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해오던 여성들이 사회와 단절됨에 따라 겪는 고충이 가중된다는 선행연구(Um & Yang 2011)와 상실감과 외로움을 달래줄 수 있는 지지집단을 만들 수 없고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해소할 수 없는 전업주부의 경우에 더욱 양육에의 어려움이 커진다는 선행연구(Song et al. 2014)를 지지한다.
셋째, 다른 사례들과 비교하여 참여자3과 참여자4가 보이는 특징이 있었다. 참여자3과 참여자4의 원가족 또는 친지들은 다른 지역에서 거주 중이었다. 참여자3과 참여자4는 코로나19로 인해 다른 지역에 있는 가족들과의 교류가 많이 단절되었다고 이야기하며 힘들어하거나 아쉬워했다. 동시에 이 두 사례는 발달장애 아동을 양육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두 사례는 코로나19의 상황 속에서 상담 및 치료센터를 다니는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며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걱정보다 더 우선하여 아이들의 발달에 대해 염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언어치료센터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없었기에, 센터에서 치료사가 충분히 다루지 못한 부분까지 참여자가 감당하게 되면서 경험한 어려움과 걱정에 대해 이야기 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여러 복지관과 시설의 불가피한 폐쇄를 불러온 코로나19의 영향력과 그로 인한 어려움을 경험하는 장애아동 가정의 모습을 보고하고 있는 선행연구(Kim 2020; Park 2021)와 유사하다.
본 연구결과에 대한 고찰을 바탕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유아기 자녀를 둔 어머니의 양육경험에 대한 의미는 다음과 같다. 첫째, 어머니들의 막중한 책임감과 부담감이 두드러졌고 코로나19 상황을 살아가는 어머니들은 강제적으로 슈퍼우먼이 되어야 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많은 변화와 제약으로 인해 어머니들은 아이들의 생존과 양육을 전담해야 했다. 아이들의 보호자임과 동시에 또래 친구가 되어주어야 했고, 교육자이자 모델링의 대상이 되어주어야 했다. 아이의 놀이를 확장하고 촉진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했고 아이의 발달과 교육에도 지속적으로 신경을 기울이고 전적으로 책임져야 했다. 발달장애아 자녀를 둔 어머니의 경우에는 치료사의 역할도 해내야 했다. 참여자들은 마스크로 가려진 세상을 아이들에게 경험시키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모습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양육에 대한 부담감을 홀로 안고 있었던 전업모의 경우에 더욱 그러하였다. 참여자들은 자신이 경제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양육의 모든 부분을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어머니이기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고 양육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이는 아내가 일을 하더라도 가사와 양육을 아내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거나(Park 2018) 일차 양육책임자는 어머니라고 생각하는 기혼남성들이 많은 사회적 분위기(Lee & Lee 2014)를 설명하는 선행연구와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 한다는 사회적인 관념에 따라 일을 그만두거나 양육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을 담당하도록 사회문화적 요구를 받는 여성이 많다는 연구결과(Nho et al. 2014)와 맥을 같이한다. 코로나19라는 재난적 사건이 일상을 덮치고 그로 인해 훨씬 더 다양한 역할이 주어지는 상황에서도 어머니들은 오롯이 모든 역할을 감내하며 견디고 있었다. 참여자들은 막중한 책임감과 부담감에 짓눌리면서도 “다른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라고 생각하며 홀로 모든 것을 껴안았고 빠른 속도로 소진되었다. 참여자들이 경험하는 체력적 한계와 심리ㆍ정서적 어려움은 아이들을 양육하는 과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둘째, 콘택트(Contact)의 양극화였다. 코로나19라는 상황은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두가 경험하는 맥락이지만 그 안에서 각 사례가 보여주는 경험은 동일하지 않았다. 본 연구자는 참여자1과 참여자2의 사례에서 나타난 풍부한 ‘지지자원’, 활발한 가족 간 ‘상호작용’, 직장 동료들과의 ‘소통’, 근거리에 있는 가족들과의 잦은 ‘교류’, 그리고 참여자3과 참여자4의 사례에서 나타난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들과의 ‘단절’, 사회적 교류에 대한 간절함이라는 범주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에 주목했다. 나누어진 범주들은 다시 ‘관계와 접촉’이라는 키워드로 통합될 수 있었다. 코로나19와 함께 익숙해진 줄로만 알았던 언택트(Untact)시대에서 콘택트(Contact)의 결핍을 경험하고 있었던 것이다.
콘택트(Contact)는 단순히 물리적인 접촉의 개념에 한정되지 않는다. 정서적인 교류를 나누고 상호작용 할 수 있는 대상과의 만남을 의미하며, 그러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와 타인과의 연결을 의미한다. 사회적 지지수준은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 수준에 직접적 혹은 간접적인 영향을 주는데(Kim & Park 2016), 양육자가 자신의 사회적지지 수준에 대해 높게 인식할수록 양육스트레스의 수준은 낮아진다(Melson et al. 1993; Burchinal et al. 1996; Östberg & Hagekull 2000). 아버지의 양육참여와 사회적 지지는 어머니의 심리특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Kim & Park 2016), 충분한 사회적 지지는 어머니의 자아인식을 향상시킨다(Kim & Jo 2015)는 선행연구들은 어머니의 양육경험에 있어 적절한 사회적 지지자원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는데,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재난적 상황 속에서 사회적 관계와 사회적 지지의 중요성은 더욱 대두된다. 본 연구결과를 근거로 적절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고 사회적 지지자원이 부족한 어머니는 상대적으로 양육경험에 있어서도 취약해질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언택트(Untact) 문화는 코로나19의 장기화와 그것에 대처하기 위해 달라진 우리 시대의 모습 중 하나이다.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찾아온 시대적 변화인 만큼 모두에게나 같은 어려움일 것이라고 예상하기 쉬우나, 사례 간 분석을 통해 콘택트(Contact)가 더 간절한 집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참여자3은 사회적 관계를 절실하게 원하고 정서적인 교류를 할 수 있는 대상이 없음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스스로의 상황을 “섬에 갇힌” 모습으로 비유하거나 “손발이 묶이고 잘린 채 감옥에 갇혀있는” 느낌이라고 설명하는 모습에서 참여자3이 경험하는 심리적인 어려움과 관계에 대한 결핍을 엿볼 수 있었다. 실제로 참여자3은 관계 욕구의 간절함을 반복적으로 호소하였으며 코로나19 이후에 더욱 많은 교류의 기회를 잃고 단절되었음을 설명하였다. 반면,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도 많은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다양한 지지자원을 갖고 있던 참여자1과 참여자2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여러 조력을 받아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실제로 가까이에 있는 가족들과 더욱 깊이 있는 상호작용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참여자3이 경험하고 있던 관계에 대한 결핍은 코로나19의 발발과 장기화에 따라 더욱 극대화되었고 지금까지도 적절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관계와 교류 자원이 많았던 참여자들은 더 안정적으로 교류하고 연결될 수 있었던 반면, 기존에도 사회적 관계와 정서적 지지자원이 빈약했던 참여자는 정서적으로 더욱 취약해지고 더 많은 결핍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참여자들이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어려움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금까지는 주로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을 위한 심리ㆍ사회적 지원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왔다. 그러나 각각의 참여자들은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어려움보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제약으로 인한 답답함과 막막함, 정서적인 어려움을 주로 언급하였다. 가장 많은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였던 참여자3의 경우에도 코로나19의 발발 이전에 가족들과 함께 매달 해외여행을 다니고 그 외의 여가생활도 즐길 만큼의 경제적 여유가 있음을 고려할 때, 경제적으로 취약하지 않은 집단이라고 하더라도 재난적 상황에서의 심리ㆍ사회적 지원이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Ⅳ. 요약 및 결론
본 연구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살아가는 어머니들의 양육경험을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례연구방법론을 적용하였다. 연구 참여자로는 만 3세에서 6세 사이의 유아기 자녀를 둔 어머니 4명이 참여하였고, 개별 심층면담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또한, 자료 분석을 위해 사례 내, 사례 간 분석 방법을 활용하여 각각의 사례가 갖고 있는 고유한 특성과 그들만이 경험한 의미를 파악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유사점과 차이점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어머니의 양육경험에 대한 의미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아이들의 생존과 양육을 전담하기 위해 코로나19 상황을 살아가는 어머니들은 강제적으로 슈퍼우먼이 되어야 했다. 특히, 이러한 모습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양육을 전담하고 있던 전업모의 경우에 더욱 그러하였다. 둘째, 콘택트(Contact)의 양극화가 나타났으며, 사회적 지지자원이 부족한 참여자는 상대적으로 양육경험에 있어서도 취약해졌다. 사회적 관계가 많았던 참여자들은 코로나19의 기간 동안 사회적 지지자원과 더욱 견고해졌으나, 그렇지 못한 참여자들은 정서적으로 더욱 취약해지고 더 많은 결핍을 경험하고 있었다. 셋째, 참여자들이 정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였음을 고려하여 재난적 상황에서의 심리ㆍ사회적 지원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사회적 관계나 정서적 지원체계를 확보하지 못한 채 재난적 상황에 노출되어 있는 양육자를 위한 상담 및 심리지원과 부모교육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었다.
상기한 논의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에서 유아기 자녀를 둔 어머니들의 양육경험을 상세히 탐색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를 통해 언택트(Untact) 시대에서 콘택트(Contact)가 갖는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고,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지 못해 ‘연결되지 못한’ 집단에 대한 학문적, 정책적 관심을 촉진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재난적 상황에서 심리적 위기를 지원하는 부모 상담의 중요성을 확인하였다. 양육자가 겪는 관계에 대한 결핍과 그로 인한 심리적 어려움은 언택트(Untact) 상황에서 더욱더 극대화된다는 점에서 상담 및 심리지원과 부모교육의 필요성을 시사하는 바이다. 한편, 사회적 지지수준에 따른 어려움의 차이가 나타났음을 고려할 때 ‘연결되지 못한’집단의 사례를 더욱 면밀히 살펴보지 못한 점에서 한계가 있다. 또한, 보조 양육자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음을 고려하여 배우자 혹은 조모가 경험하는 어려움을 탐색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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